사교계의 영광과 비참 2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90
오노레 드 발자크 지음, 이철의 옮김 / 민음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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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노레 드 발자크의 만년 대작 《사교계의 영광과 비참》은 자본주의가 모든 가치를 집어삼키기 시작한 19세기 파리를 배경으로, 상류 사회의 눈부신 표면과 그 밑바닥에 도사린 적나라한 야만성을 정밀하게 파헤친다.

범죄와 위장으로 점철된 어둠의 지배자와 아름다움이라는 무기로 신분 상승을 꿈꾸는 청년의 파우스트적 결탁을 다루며, 돈과 권력을 향해 달려가는 인간들의 추종과 파멸의 메커니즘을 포착한다. 수많은 전작들의 인물들이 유기적으로 얽히며 거대한 '인간극'의 피날레를 완성하는 이 광활한 서사는, 화려한 사교계의 명예와 그 이면에 숨겨진 비참한 실상을 또렷하게 드러낸다.

인간의 영혼마저 거침없이 거래되는 자본의 거대한 회로를 예리하게 해부하는 이 책은, 겉치레와 욕망으로 가득 찬 세상 속에서 우리가 마주하게 되는 삶의 가장 서늘하고도 진실한 얼굴을 깊이 있게 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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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내게 오시네
아룬다티 로이 지음, 민승남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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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her Mary Come To Me 라는 제목에서부터 여러가지 함의가 느껴지는 작품. 


아룬다티 로이의 자전적 에세이이자 소설적 깊이를 지닌 작품 《어머니 내게 오시네》는 작가의 삶을 평생 지배해 온 어머니와의 복잡하고도 깊은 애증의 관계를 정밀하게 파헤친다. 거칠고 타협 없는 성격으로 평생 사회의 부조리와 맞서 싸웠던 어머니의 삶을 다루며, 그늘과 상처를 동시에 안겨주면서도 끝내 벗어날 수 없는 뿌리 깊은 연대의 감정을 포착한다. 케랄라의 뜨겁고 날것 그대로의 풍경 속에서 모녀가 서로에게 던졌던 날카로운 칼날과 품어 안았던 온기를 촘촘히 엮어내어, 억압적인 현실 속에서 당당히 존엄을 지켜낸 한 여성의 웅장한 생애를 보여준다. 가장 가까우면서도 가장 먼 타인인 어머니라는 존재를 통해 인간의 내면을 거침없이 해부하는 이 책은, 용서와 화해라는 통로를 지나 비로소 자기 자신을 온전히 받아들이게 되는 감동적인 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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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션의 가장자리 - 새로운 주체, 공통의 세계를 찾아 나선 지적 여정
자크 랑시에르 지음, 최의연 옮김 / 오월의봄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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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션의 가장자리》는 소설이라는 거대한 영토의 중심이 아닌, 텍스트가 끝나고 현실이 시작되는 아슬아슬한 단절면을 정밀하게 탐사한다.

창작과 독서, 진실과 거짓이 교차하는 미묘한 틈새들을 다루며, 우리가 당연하게 믿어왔던 이야기의 구조를 낯설게 바라보는 비평적 시선을 포착한다. 문장이 지닌 마법이 어떻게 현실을 침투하고 거꾸로 현실이 어떻게 소설 속으로 스며드는지 그 은밀한 메커니즘을 촘촘히 엮어내어, 픽션의 외곽에서 비로소 선명하게 드러나는 문학의 진정한 힘을 또렷하게 드러낸다.

안전한 경계를 벗어나 허구의 최전선에서 세계를 새롭게 직시하게 만드는 이 책은, 우리가 읽고 쓰는 행위가 과연 무엇을 증명하는지 깊고 유연한 사유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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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토크] <미츠> 메이x오혜진 북토크 ㅣ 알라딘 북토크
시그리드 누네즈 지음, 메이 옮김 / 코라초프레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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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을 국내에 소개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화자들이 있을까? 



시그리드 누네즈의 소설 《미츠: 블룸즈버리의 마모셋》을 깊이 있게 확장하는 메이와 오혜진 두 연구자의 북토크는, 인간 중심의 시선을 내려놓고 타자와 진정으로 교감하는 삶의 태도가 무엇인지 다정하게 짚어낸다.

블룸즈버리 그룹이라는 거대한 예술적 유산과 그 이면에 숨겨진 일상의 파편들을 다루며, 작고 여린 생명인 원숭이 미츠가 불안정한 시대 속 인물들의 내면에 스며들어 어떻게 치유의 온기를 만들어냈는지를 포착한다. 시대의 폭력과 개인의 상실 속에서도 예술과 돌봄을 포기하지 않았던 인물들의 발자취를 교차하여, 오늘날 우리가 타인과 관계 맺는 방식에 대한 신선하고도 따스한 통찰을 들려주었고, 문학과 삶, 그리고 경계를 허무는 환대의 감각을 유연하게 풀어내는 이 대담은, 차가운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곁을 내어주는 삶의 지혜가 얼마나 소중한지 깊은 여운으로 남겨준다.


다만 행사장의 음향이 다소 미흡하여 뒷자리에서는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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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츠 - 블룸즈버리의 마모셋
시그리드 누네즈 지음, 메이 옮김 / 코라초프레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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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리드 누네즈의 소설 《미츠: 블룸즈버리의 마모셋》은 버지니아 울프의 언니이자 화가인 버네사 벨의 집에 맡겨진 작은 원숭이 '미츠'를 통해, 예술가들의 삶과 교감하는 생명의 신비를 섬세하게 포착해낸다.

거대한 역사적 비극과 일상의 상실 속에서 위태롭게 흔들리는 인물들의 내면을 다루며, 말이 통하지 않는 작은 동물과의 동거가 어떻게 메마른 영혼에 위안과 온기를 불어넣는지를 유려하게 펼쳐낸다. 인간 중심의 시선에서 벗어나 타자와 온전히 교감하는 법을 배우는 과정을 촘촘히 엮어내어, 생명이라는 존재가 건네는 무언의 위로와 깊은 울림을 또렷하게 드러낸다.

고요한 관조와 따스한 유머로 생의 쓸쓸함을 어루만지는 이 책은, 상처 입은 마음이 서로를 품으며 비로소 회복의 길로 나아가는 경이로운 순간을 깊이 있게 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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