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위부터 발 아래까지, 그들 사이의 거리는 단 55cm,
예민 폭발 이웃사촌 간의 소음 전쟁이 시작됐다!
402호, 세영.
뛰어난 실력의 기타리스트이지만 밴드 합주에서는 불협화음을 냅니다.
혼자서도 잘할 수 있고 편한데 왜 굳이 다른 아이들과 함께 해야 하는지 의문을 버릴 수 없어요.
최신 기타를 걸고 한 아빠와의 약속 때문에 원하지 않는 합주 준비를 하며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요.
302호, 오 작가.
내 이름으로 된 번듯한 책 한 권을 내는 것이 소원인 작가 지망생이에요.
가족의 배려로 고궁빌라에 깃들어 살며 글 쓰는 데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어요.
이웃사촌이라며 다가오는 고궁빌라 사람들은 남 일에 무슨 관심이 그리 많은지, 귀찮고 불편할 뿐이에요.
302호의 머리 위부터 402호의 발 아래까지, 두 사람 사이의 거리는 단 55cm.
면면을 뜯어 보면 닮은 데가 많은 둘이지만 동족 혐오라는 말이 괜히 있을까요.
층간소음으로 부딪치기 시작한 세영과 오 작가의 갈등은 길거리에서도 반상회에서도 이어지며 점점 커져 갑니다.
불협화음이 하모니가 될 수 있을까?
귀를 기울이는 순간, 들리지 않던 것들이 들린다!
“세영아, 소리에도 개성이라는 게 있어서 어우러지기가 쉽지 않아. 사람들이 잘 섞이려면 일단 친해지는 게 우선인 거 알지? 소리도 마찬가지야. 친해져야 어우러질 수 있는 거지.”
“소리가 친해져야 한다고?”
“그래, 소리를 어떻게 친해지게 할 수 있는지는 네가 고민해 봐. 아빠는 여기까지!”
아빠는 알쏭달쏭한 말만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어쩐지 머릿속이 더 복잡해졌다.
김은아 작가표 ‘함께’의 가치가 빛나는 이야기
'고궁빌라'라는 현실적이면서도 이웃 간의 정이 넘치는 공간에 세영과 오작가, 독자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저마다의 소리를 내는 데 집중한 나머지 어울리는 법을 모르는 두 인물들의 갈등에 독자들 또한 귀를 쫑긋 기울이게 됩니다.
협동보다는 자조, 이웃보다는 각자도생이 미덕인 요즘, 세영과 오 작가는 수많은 우리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들의 부딪힘과 서툰 화해의 과정은 낯설지 않고 현실적으로 다가옵니다.
서로의 소리에 무심하던 두 사람이 조금씩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게 되며 만들어 내는 변화는 함께라는 가치가 결코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사소한 이해와 양보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보여 줍니다.
각자도생의 시대 속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우리의 가능성을 조용히 증명하며, 함께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이야기에요.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