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둘 맘이지만 터울 진 남매를 키우다 보니 이미 첫째 때 '온 정성'과 '에너지'를 다 부은 터라
38개월 된 둘째는 퇴근 후에 제가 해 줄 수 있는 거라곤 병원놀이할 때 누워있는 환자 역할뿐입니다.
아이는 그것만으로도 행복해하고 그 안에서 또 재미있는 놀 거리를 찾습니다.
38개월이 넘은 아이를 이대로 방치하기에는 너무 미안하기도 하고
슬슬 호기심도 많아지고 소근육 발달도 탄력을 받아서인지 혼자 장난감 건전지도 드라이버 이용해서 갈기도 하고, 엄마 옷장에서 가디건을 꺼내서 빼곡한 단추를 넣어다, 뺏다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보고는 결심했습니다. 이 엄마가 몸이 부서지는 한이 있더라도 놀아주자! 놀아주자고요.
결심 첫날, 공 주고받기, 색종이 오리기, 글씨 써보기, 스티커 붙이기 이런 활동을 했는데,
다 놀고 났는데 15분이 채 지나지 않았더라고요.
내가 알고 있는 모든 놀이를 해줘도 크게 흥미가 없고, 너무 식상한 놀이라서 그런지 (감 떨어진 맘) 10분 채 엄마와 시간을 보내려고 하지 않아요. 차라리 혼자 노는 게 더 재미있나 봐요.
그래서 그 고민 끝에 만나게 된 책이 "은영의 모두가 행복해지는 놀이, 어떻게 놀아줘야 할까 "입니다.
이 책은 신체, 인지, 관계, 언어, 정서 5가지의 영역별로 놀이가 나눠져 있어요.
저는 둘째가 워낙 몸으로 노는 걸 좋아해서 어린이집에서 분명 신체놀이를 많이 했을 거라 생각되어
인지 놀이를 선택해 보았습니다.
인지 놀이 중 '수리수리 마수리 얍!' 놀이를 골라보았습니다.
수리수리 마수리 얍은 제목 그대로 사물이 나타나는 놀이인데요.
사물이 나타나면 그 사물을 관찰하는 주의력과 기억력 향상뿐만 아니라 변한 점을 발견하는 인과 관계를 이해할 수 있는 놀이입니다. 어떤 물건이 없어지고 나타났는지 말해 보면서 어휘력도 향상됩니다.
준비물은 아주 간단했어요.
가림막(물건이 가려질 만한 크기의 상자, 가방, 바구니) 저는 담요를 사용했어요.
그리고 아이에게 익숙한 물건들(식기류, 장난감, 액세서리 등)
놀이의 목표는 나타난 물건들을 관찰하고 변한 점을 발견해 인과 관계를 이해할 수 있어요.
책 아랫부분을 보면 TIP이 나와 있어요. 놀이가 금방 끝이 났다면 TIP에 나온 대로 반대로 여러 개의 물건을 놓고 주문을 걸어 사라진 물건을 찾아보는 놀이도 해보면 더 큰 놀이 효과를 볼 수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