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 물리학자가 뇌과학 분야의 책을 냈다고 했을 때 어쩐지 미심쩍어 뒤로 미뤄두긴 했다. 아니나 다를까. 미치오 카쿠의 전작들 중 ‘평행우주`를 읽을 때도 느꼈지만 이분, sf에 지나치게 경도되어 있으신 듯. 어떻게 보면 재야 물리학자로 오인할 정도로 학문과의 경계가 너무 아슬아슬해서 읽는 내가 다 불안하다. `평행우주`에서도 워낙 초끈이론과 우주의 여분차원이 나오는 대목이 좀 황당한 내용이긴 하지만 아예 한 술 더 뜨시길래 김이 좀 빠졌는데 이 책은 아예 맘먹고 쓰신듯. 엄밀한 뇌과학 서적이라 보긴 힘들고 뇌과학에 관한 공상과학에 가까운 장밋빛 미래를 그리고 계시다. 소재가 소재니 만큼 일단 재미는 있는데 각 잡고 앉았다가 이내 점점 비스듬히 뒤로 눕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