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나>이 조그마한 땅 덩어리에 둘로 나뉘어진 민족.우리는 여전히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누고 살아가고 있다.전쟁을 겪으셨던 할머니는집을 버리고 피난떠나던 그때가 떠오르시는지 개미들이 우르르 몰려드는 모습만 보아도 진절머리가 난다.“불개미가 꼭 육이오 때 같다니까.”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한다던데 유일한 가족인 휠체어를 타는 할아버지와 나이가 많은 할머니는 피난조차 힘든 상황이 올까 온이는 너무 두렵다.아무래도 거동이 힘든 할아버지 할머니를 위해 이웃들에게 차를 태워줄 수 있냐고 부탁을 하니 모두 핑계를 대며 거절한다. 당장에 닥칠 위험 앞에서 사람들은 내 안전이 먼저이다.온이는 기운이 쭉 빠진다.고자질했다고 자신을 미워하는 친구가 원망스럽고 그런 저때문에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할 수 없을까봐 속이 상한다.무엇이 잘못 된 걸까..어쩔 줄 모르는 온이에게 윗층에 사는 지연이모만이 다정한 대답을 건네준다.아이의 무서운 상상 앞에 유쾌한 답변으로 위로를 건내지만 어쩐지 쓸쓸하다..지금도 수 많은 곳에서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극한 상황에서의 약하고 소외된 사람들의 고통이 여실히 그려졌다. 막연하게 전쟁이 나면 어떻게 해야할지 아이의 시선에 그려지는 상황은 기발하지만 냉혹하다.뒷면지의 평화로운 동네풍경에 오직 온이와 지연이모만이 선명하다. 그림자처럼 그려져있는 사람들도 모두 행복하길.. 기도해본다.#전쟁과나 #유은실 #이소영 #초록귤
<나비도감>왼쪽 귀가 잘 들리지 않는 산이에게 누나는 안내자같은 사람이었다. 길의 방향과 삶을 나아가는 방향의 안내자.산에 더이상 메아리가 울리지 않자 산은.. 허둥거린다.나비의 번데기처럼 생긴 보청기를 빼고 가만 있으니 누나의 목소리가 들린다. 나비가 날아가는 것 같은 모양의 메아리의 카우보이 모자에서!누나가 죽은게 아닌가?어떻게 산이의 왼쪽 귀에서 누나의 목소리가 들리는 걸까.그렇게 메아리의 이야기를 따라 산이는 조금씩 혼자 세상에 나아간다.누나가 하고 싶었던 것들이 무엇이었을까?누나의 흔적을 따라가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메아리를 애도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맨날 엄마와 정민이모의 눈물밖에 몰랐는데..누군가를 기억하는 일. 함께 나누었던 시간을 잘 간직하는 일.하지만 정작 산이는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었다.누나와의 마지막 순간 못되게 굴었던 자신이 용서가 되지 않았다.“신호등에는 사십 초라는 숫자가 떴다.횡단보도의 흰색 선은 스무 개.이 초마다 한 개의 선을 지나면 된다.”혼자 남겨진 산이는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았다.1초마다 한 개의 선을 꼭 지나지 않아도 되는 것처럼 정해진 시간안에 내 마음을 다독여야 하는 것도 아니다. 추억하고 기억하고 간직하는 건 어디까지나 나의 감정이니까.“우리는 다 메아리를 사랑했다는 게 중요해.”누나의 죽음 이후 단 한번도 크게 울어본 적 없는 산이는 이제 천천히 그 시간을 받아들인다.헤어진 가족을 애도하는 시간만큼 힘든 일이 있을까 싶다. 산이와 엄마 단짝친구 두나, 그리고 메아리의 친구들..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메아리를 그리고 애도하는 시간을 통해서 메아리를 잊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함께 나아감을 잘 전해주었다. 받아들이기 힘든 시간의 터널 속에 남겨진 동생 산이의 마음이 잘 그려져 있어 더 마음이 아려왔다. #문학동네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최현진 #모루토리 #추천동화 #동화책 #애도 #가족
<꿀꺽 소파 대소동>보람 작가님 그림책 친구들이 총출동 했습니다.수박이가 소파에서 제일 좋아하는 자리는 저희 집 아이들도 좋아하는 자리입니다.도대체…왜죠?최근에는 소파 자리를 바꿨더니 아이들 대신 책이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되었지만요ㅎㅎ엄마들이 그 자리에 누워있지 말라고 하는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데.. ㅎㅎ수박이도 저러고 있다가 뭔가 떨어뜨립니다.‘거봐.. 엄마가 내려오라고 했지?’라는 소리가 절로 들립니다.깨알같이 <파닥파닥 해바라기> 보는 수박이 표정과 자세가 너무 귀엽네요.그런데 뭐가 떨어졌을까요쇼파 밑을 보던 수박이 깜짝 놀라는데이건…..유..유령인가요?그때 마침 수박이 집에 놀러 온 주인공들!너무 반가운 개밍이, 츤랑이, 다람쥐, 토끼랑 끼토까지!왜 귀여운 애들은 귀여운 애들끼리 노는걸까요ㅎㅎ집에 놀러 온 친구들은 무서워하는 수박이 대신 다같이 소파 밑을 살펴봅니다. 뭐가 떨어졌을까-끄아아 이 뒷모습 정말 직관 하고 싶네요💚그런데 소파 밑에는 어마어마하게도 많은 물건들이 숨어 있었습니다.잃어버렸던, 잊고 있었던 작고 소중한 물건들이 발견 될 때마다 새로운 선물 받는 것처럼 기쁜 수박이.그런데 그때 뭔가 꿀꺽 삼키는 소파!으앗 정말 유령인걸까요?혼자서는 두려웠지만 수박이는 친구들이 있어 좀 더 용기를 내보기로 했어요. 친구들과 함께 소파 밑에 있는 유령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납작 엎드려 봅니다..다같이 영차영차 무언가를 꺼내보는데!소파 밑에서 나온 건 유령이었을까요?항상 작은 것들을 다정히 바라보는 보람작가님 시선에 이번에는 아이들 모두 힘을 합쳐 무언가를 해내는 소중한 순간이 포착되었네요.아마 수박이 혼자 있었다면 퍼즐 한조각 찾기도 어려웠을거예요. 든든한 우리 친구들의 등장에 수박이도 용기를 낼 수 있었겠죠? 다같이 한 그림책에 등장한 주인공들 덕분에 너무나 반가운 마음으로 보았어요. 전작들을 함께 읽으며 등장했던 친구들의 모습을 찾아보는것도 재밌는 포인트가 될 거예요.
🥭<안주는 화려하게> 이웃들에게 가끔 귀한 텃밭 농작물을 얻어 먹는다.텃밭에서 자라는 식재료들은 늘 귀하다.다른 농사짓는 작물들이 다 그렇지만마음으로 키우는 텃밭 식재료는 더 그러하다.작가님 식탁의 안주들은 계절을 어찌 알고 쑥쑥 자라난 싱싱한 식재료들이 그 주인공이다.그래도 제목이 <안주는 화려하게> 인데?어쩌면 화려하다는 것은 그만큼 정성을 다해 만든 다는것 아닐까.술은 좋은 핑계고!ㅎㅎ술을 즐기시는 걸 보니 괜히 내적 친밀감 상승이다.그동안 그림책을 보고 상상해왔던 작가님의 생활을 엿보는 것도 재밌었지만 소박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안주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주변 사람들과 혹은 혼자 기울이는 술잔에 함께 하는 화려하면서도 그렇지 않은 음식들 이야기가 친구랑 이야기하는 것 같이 친밀감이 느껴졌다.식재료와 대화하는 경지에 까지 오른 작가님의 식재료에 대한 사랑은 아마도 모든 작은 것을 사랑하는 마음에서부터 아닐까?그래서 그렇게 귀엽고 무해한 그림책들이 탄생하는 걸까?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 삽화를 보는 재미도 한 몫 한다.🥂가을 다음으로 가장 사랑하는 초여름 날씨.너무 찰나라 더없이 소중해진 요즘.시원한 하이볼 한 잔에 좋아하는 안주 하나 놓고 보길 권해 본다.더없이 행복한 마음으로 하루를 마무리 할 수 있을 것이다.조만간 양배추롤 꼭 해먹어봐야지.#안주는화려하게 #먹이는간소하게 #노석미 #노석미에세이 #사계절 #에세이
🌧️<비가 내리고 풀은 자란다>비가 오는데 우산이 없어요.빗물로 혼자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반에서는 말이 없던 아이가 말을 걸어 옵니다.같이 재미있는 곳으로 가자며 빗 속을 뛰어가 버립니다.옷과 신발이 젖을까 걱정되는데..도착한 곳은 무서웠어요.혼자라면 절대 가지 않을 곳.그 곳에서 아이는 다정했던 아빠를 떠올린다고 했습니다.아빠처럼 아이를 보호해주었던 나무는‘쪼개지고 쓰러지고 들풀에 덮여 있지만’여전히 같은 오동나무.신발이 젖어 엄마한테 야단맞을까 걱정했던 나는아이를 따라 비에 젖어버린 신발을 벗어 맨발로 걷기 시작합니다.어느 샌가 무엇이 재미있는지 아이와 깔깔거리며 놀며 뛰기도 하고 담벼락을 훌쩍 넘기도 합니다.“아무도 쏟아지는 비를 막을 수 없다.“.반에서 말이 없던 아이와걱정이 많고 혼자 있던 아이.비밀을 털어놓는 아이와걱정을 내려놓고 즐기는 아이.함께 비를 맞으며 하나의 공간을 나누는 두 아이가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은 비밀이야기를 몰래 보는듯 설레기도 하고 기특하여 응원해주게 되기도 하네요.눈을 감고 조용히 빗소리를 들어 본 적 있나요.더 짙어진 꽃내음을 맡아 본 적 있나요.쏟아지는 비를 흠뻑 맞아 본 적 있나요.온전히 그 순간을 즐기며 내 마음에 나를 맡겨 본 게 언제인지 모르겠어요. 내리는 비에 자라나는 풀들처럼내리는 비를 피할 수는 있지만 막을 수 없지 않을까요.눈물나도록 예쁜 친구들의 순수한 우정의 시간에 무한한 사랑과 응원을 보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