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선 #어크로스더리버스 #AcrossTheRivers #임시제본소 #책 #독서 #에세이
8월 19일 토요일에 을지로 #그래서책방 에서 강민선 작가님의 북토크가 있다고 하여.. 구입 후 조금씩 아껴읽던 책을 카페에서 금일 완독했다.
(역시 방학은 책을 읽기에 적합한 시기…!)
2022년 11월 , 북토크에도 다녀왔었지만 - 한강의 여러 다리를 거닐며 작가님께서 삶과 사랑, 우정, 책을 쓰고 만드는 일에 대한 것들을 사유하신 부분들이 인상적이었다.
강민선 작가님의 다른 에세이들도 그러하지만, 편안하게 다가오는 문장 안에 깊은 힘이 있다고 해야할까…?
강민선 작가님께서는 다리를 건너며 지금까지 자신이 건너온 다리들을 마주하는 힘을 발견하시기도 하고, 또 차벽을 넘어 새로운 다리를 건너갈 준비를 하시기도 했다.
작가님께서 한강의 다리들을 건너며 삶의 굴곡과 관계를 다시금 살피볐다면 내 삶에 ‘대교를 걷는 것’과 같은 행위는 어떤 것이 있을 수 있을까 깊이 고민해보게 된다.
마음에 남는 문장이 수도 없이 많아 여러 문장들을 만년필로 필사했는데, 그 중 특히 마음에 드는 문장 몇 가지를 하단에 적어본다.
우선 꾸준히 읽고 필사하고 사유하면서… 나도 내 글을 써나갈 수 있는 힘을 길러나가야지….(사실 이미 내가 블로그에 써 온 서평들이 있고, 잘 엮은 후 그것에 내 생각들과 궤적을 적어내려가면 김민섭 작가님께서 도와주실 거다,…!! 하반기에 부지런히 힘내보아야겠다)
📖 56쪽. 햇살과 노을이 사이좋게 나누어 비춰주는 초록의 나무들은 한 몸에 사랑받는 이에게선 저런 빛이 나는 걸까 싶도록 아름다웠다. 나무를 저토록 아름답게 해주는 건 햇살과 노을이구나. 저런 사랑을 받을 수는 없더라도 내가 누군가를 아낌없이 사랑해서 그에게 저런 빛이 나도록 해줄 수는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건 누구라도 할 수 있지 않을까.
📖 74쪽. (동작대교) 다 걷고 나서 뒤돌아보면 내가 걸어온 다리가 그대로 서 있다. 만나서 재밌게 놀다가 인사하고 돌아선 지 한참이 지나도록 헤어진 자리에서 나를 배웅해주는 친구처럼 파란색 아치의 동작대교가 애틋하게 느껴졌다. 나는 벌써 이만큼 멀어졌고 앞으로도 계속 멀어질텐데 다리는 그 자리에 있었다. 이 당연한 사실이 왜 이리도 든든하게 느껴질까. 든든해서 자꾸만 뒤를 돌아보았다. 그새 어디 가고 사리지진 않을까 조마조마한 마음을 언제나 산뚯하게 거스르면서 다리는 그 자리에 있어 주었다. 내가 지나온 다리들이 앞으로도 무너지지 않고 그 자리에 있어 주었으면 좋겠다.
📖 162쪽. (일산대교)
다리를 모두 건넜지만 나는 지금도 다리를 건너는 중이다. 현실이라는 다리, 인생이라는 다리. 지금 어디쯤 걷고 있을까. 분명한 건 여전히 혼자라는 사실이다. 또 하나, 언젠가는 끝에 다다를 거고 그 끝에서 벌써 끝나나? 이렇게 끝나나? 하게 되는 날이 올 거란 사실이다. 그 때 나는 무엇을 보게 될까. 어떤 장면이 마지막으로 남을까. 무엇을 떠올리게 될까. 가장 행복했던 시간을 무엇으로 기억할까. 그 순간, 내가 걸어온 다리를 돌아보며 다만 이 하나의 감정을 기억해낼 수 있으면 좋겠다.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