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없는 남자들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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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가 언제였더라..

CF속에서 기차였던가.. 책을 읽던 남자가 여자에게 물어본다... ( 여자가 책을 읽었나?? )

"노르웨이 숲에 가 보셨어요?"

무슨 CF였는지도 기억이 안나고.. 장면들도 가물가물 하게 기억이 난다.

그 덕분에 그때 잠시 후끈했던 책이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 였다.

 

하루키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는데

하루키의 글에는 '딱히 뭐라 말할 수 없는 그 어떤 매력' 이 있다고들 한다.

참 애매모호한 표현이지만.. 실로 그러하다..

 

한창 하루키의 책을 많이 읽었었는데 1Q84 이후로 그 애정이 순식간에 식어버렸다.

갑자기 식상해져 버린거다.. 나란여자.. 갈대같은 여자~

참 좋아했던 작가였는데 그냥 그렇게 되버렸다.

 

 

오랜만에 하루키의 책을 구입했다.

게다가 내가 싫어하는 단편집이다.

뭐.. 그냥 읽어 보고 싶었다... 쩝... 나란여자.. 갈대같은 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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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브 마이 카

 

배우인 가후쿠는 어떤 사정으로 인해 미사키라는 여자 운전기사를 두게 된다.

무뚝뚝하지만 한편으로 그런면에 감사하리만큼 편안하게 느껴지는 그녀에게

어느날 문득 죽은 아내의 이야기를 꺼내게 된다.

사랑하는 아내였지만 그와 살면서 다른 남자와 잠을 자던 그녀의 이야기를...

 

미사키는 차가 멈춘 사이에 두 손으로 백미러 위치를 조정했다.

"부인과 그 사람이 잤다는 게, 가후쿠 씨가 그 사람과 친구로 지내는 데 방해가 되지 않았어요?

"오히려 그 반대야." 가후쿠는 말했다.

"내가 그 남자와 친구가 된 건 내 아내가 그와 잤기 때문이었어."

 

 

// 가끔 소설속에서 이런 이야기를 접한다.

   바람을 피우고 있는 배우자를 끝까지 모른척 하며 행복한 척 살아가는 이야기...

   이 또한 가능한 사랑일까? 그렇게 해주기를 바라는 이기적인 마음은 들어도, 내가 할 수 있는 자신은 없다.

   뭐. 내게 바람과 같은 또 다른 사랑이 찾아오긴 할런지 모르겠다만..

 

   미사키가 운전하는 차를 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편안한 느낌.

 

 

 

 

예스터데이

 

기타루는 거의 완벽한 간사이 사투리를 썼지만, 태어난 곳도 자란 곳도 도쿄 오타 구 덴엔초후였다.

그는 삼수생으로 입시학원에 다니고 있던 중 미래에 대해 불안해 하며 자신의 여자친구와 사귀어 달라고 부탁을 한다.

 

그 시절 나도 매일 밤 둥근 선창으로 얼음 달을 보고 있었던 것 같다. 두께 이십 센티미터에, 단단히 얼어붙은

투명한 달을. 하지만 내 곁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 달의 아름다움이나 차가움을 누군가와 공유하지 못한 채

나는 혼자서 그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독립기관

 

쉰두살의 도카이는 성형외과 의사로 부족할 것 없는 독신남으로 살고 있었다.

자신의 삶에 만족하며 한번에 대여섯명의 여자를 관리 할 줄 아는 진정한 차도남이었던 그에게

절대로  찾아오지 않을 줄 알았던 사랑이 찾아온다.

 

모든 여자는 거짓말을 하기 위한 특별한 독립기관을 태생적으로 갖추고 있다,는 것이 도카이의 개인적인

의견이었다. 어떤 거짓말을 언제 어떻게 하느냐는 사람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모든 여자는 어느 시점에

반드시, 그것도 중요한 일로 거짓말을 한다. 그리고 그런 때 대부분의 여자들은 얼굴빛 하나, 목소리 하나 바뀌

않는다. 왜냐하면 그건 그녀가 아니라 그녀 몸의 독립기관이 제멋대로 저지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 이야기의 마지막 부분에 실화라고 밝히며 끝을 맺는다.  정말 있었던 일이라는 건지, 그냥 소설의 일부분으로 하는

   말인건지 궁금했다. 어쨋든 도카이의 말처럼 여자들에게 있다는 독립기관은 백번 천번 공감한다.

   하루키는 이런 걸 어떻게 알았을까? 여자도 모르는 여자의 마음을 들켜버린 기분.

 

 

 

 

셰에라자드

 

정확하게 이야기의 첫부분을 이해를 못했다.

하바라가 셰에라자드를 처음만난건 '하우스'에 보내지고, 그녀가 '연락책'으로 하바라를 돌봐주게 되면서 부터이다.

하우스라는게 느낌상으로 불법업소인가? 싶다가도.. 내용상으로 자원봉사에 관련된건가? 그런것 같기도 하고.. 잘모르겠다.

아무튼 그녀는 매번 찾아올 때 마다 그와 성행위를 나누고 이후 그에게 어떤 종류든 한가지 이야기를 해준다.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실제인지 창작인지는 알지 못하지만 그녀와의 성행위 만큼이나 그녀의 이야기에 빠져든다.

이렇듯 하바라에게 무엇보다 힘겨운 것은, 성행위 그 자체보다 오히려 그녀들과 친밀한 시간을 공유할 수 없게

된다는 사실일지도 모른다.

 

 

// 셰에라자드가 자신의 첫사랑 이야기를 해주는데 어찌나 몰입했던지.. 후.후.후.

   별것도 없는 이야기인데도 참 야. 하. 다.

 

 

 

 

기노

 

회사 출장지에서 집으로 돌아왔다가 자신의 동료와 한몸이 되어 있는 아내를 본 후 그대로 집을 나온다.

이후 모든 것들 그만두고 뒷골목 안쪽에 자신의 이름을 딴 '기노'라는 식당을 차린다.

아내에게 배신을 당한것에 화를 내거나 슬퍼하거나 하는 감정보다도 '기노'에서 편안함을 느낀다.

 

그를 깊은 암시의 미궁으로 꾀어들이려는 듯, 한없이 규칙적으로. 똑똑. 똑똑. 눈을 돌리지 말고 나를 똑바로 봐,

누군가가 귓가에서 그렇게 속닥였다. 이것이 네마음의 모습이니까......

그것은 그가 오랫동안 잊고 있던 것이었다. 꽤 오랫동안 그에게서 멀어져 있던 것이었다. 그래. 나는 상처받았다,

그것도 몹시 깊이.

 

 

// 외면하려 해도 이미 받은 상처는 마음 깊숙한 곳에 상처를 준다.

 

 

 

사랑하는 잠자

 

 

눈을 떴을 때 그는 그레고르 잠자로 변신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당신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잠자는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물었다.

"누군가를 보고 싶다고 계속 생각하면 언젠가는 틀림없이 다시 만날 수 있어요."

 

 

// 이건.. 설명을 못하겠다.

   도대체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 전쟁중인것 같고, 자신에 대한 기억을 잃었고, 집안에 사람의 흔적은 있지만 아무도 없고,

   원초적으로 돌아가?? 누군가(이성)에게 호감을 느끼게 되고.. 앞으로 자신에 대해 알아 가야겠다는 뭐.. 그런..

   도저히 전하는 바를 이해를 못해서 인터넷을 뒤져봤지만, 딱히 알아낸게 없다.

   사랑하는 잠자라는 말이 성경과 관련이 있는건지.. 흠.. 미스테리한 이야기가 되버렸다. 궁금해~

 

 

 

 

여자없는 남자들

 

 

한밤중에 전화가 걸려온다.

한여자가 이세상에서 영원히 사라졌음을. 목소리 주인은 그녀의 남편이었다.

오래전 여자친구였던 그녀의 죽음을 굳이 알려주기 위한 전화를 받고 난 후,

한 여자의 죽음으로 여자 없는 안타까운 남자들에 대해 생각을 하게 만든다.

 

어쨋거나 당신은 그렇게 여자 없는 남자들이 된다. 눈 깜짝할 사이다.

그리고 한번 여자 없는 남자들이 되어버리면 그 고독의 빛은 당신 몸 깊숙이 배어든다. 연한 색 카펫에 흘린

레드 와인의 얼룩처럼... 당신은 느리게 색이 바래가는 그 얼룩과 함께, 그 다의적인 윤곽과 함께

생을 보내는 수밖에 없다.

---

 

 

 

두근두근 가슴 설레이던 사랑이란 감정이

매일매일 같이 먹고 싸고 자고 현실에 부딪혀 살아가다 보니

이게 사랑인지 의리인지.. 사랑인지 웬수인지..

사랑이긴 했는지.. 할 때가 생긴다.

 

누구누구는 사니 못사니 치고 받고, 이혼을 하니 마니 한다더라 하는 소리에

그래도 나는 살만한가 보구나 위안을 삼다가도

누구누구는 신랑이 뭐~해주고 뭐~해주고 그렇게 잘한다더라 하는 소리에

혈압이 오르곤 한다.

 

그냥~냥 모~

이런 사랑 저런 사랑 이야기를 기웃대는 기분이다.

단연코 평범한 사랑 이야기라고 할 순 없겠지만.. 

사랑의 본질은 비슷한 거니까..

 

그나저나.. 보는 사람의 기준에 따라 다를지 모르겠지만..

책이 좀 야하다.

나야 성인이니 상관없지만... (버스안에서 괜히 의식.. 흐.흐.흐.)

고등학생이 보기엔 좀 그렇지 않을까..

왜.. 판매 기준이 없는건지 살짝 의아했다.

 

 

늘 그랬듯

마지막 장을 덮으며 생각했다.

'흠... 하루키 답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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