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레시피 - 남편의 집밥 26년
배지영 지음 / 사계절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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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레시피'를 읽는 동안 '글이 참 맛있다'라는 생각이 종종 들었다.

내가 우리집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가족에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줄 때의 온기가 머물러있다는 점이다.

그 온기가 머물러 있는 글을 읽으니 글이 맛있게 느껴질 수 밖에 없었다.

식구들의 끼니를 걱정하고 책임지는 가장이라니 대한민국 유부남들의 따가운 눈초리로 몰매를 맞을 아주 보기 어려운 스윗가이, 그 밥상을 어찌나 겸손하게 생각하시는지 사진 한장 못 찍게 하여 밥상을 글로서 남기게 하는 단호함이란.

정말 남다른 분임에 틀림없었다.

특출나게 유쾌하게 글을 적지 않아 절제된 듯한 문체 속에서도 드러나는 이 가족만의 특별한 유쾌함 또한 이 책을 읽는 또 하나의 묘미였다.

가족들의 끼니를 책임진다는 것이 누군가에게 당연하게 지어져 별 것 아닌 듯 보이지만 그 실상을 들여다보면 그것은 엄청 무거운 책임이다.

기분을, 건강을, 의미를, 추억을, 이야기를, 시간을, 어떠한 힘을, 감사를.

한끼 식사 속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있기에 끼니를 책임진다는 것은 식구들을 책임진다는 것과 맞먹는다고 생각한다.

한상을 차리기 위해 고민하고 식구들을 배불리 먹이고 그렇게 먹이고 식사시간이 끝나면 자연스레 쌓이는 그릇들의 설거지까지 하루 한번에서 세번까지 반복.

결코 쉽지 않다.

이 쉽지 않은 일을 아주 능숙하지만 특별하지 않은 듯이 당연하게, 아주 제대로 해내는 강성욱씨의 밥상이야기는 단연코 특별하고 갓 지은 밥처럼 따뜻하고 포근했다.

정말 맛있게 잘 읽었던 '남편의 레시피'

이 책은 사계절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인해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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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푸른 고래 요나 - 제12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김명주 지음 / 다산책방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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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들려오는 듯한 고래 울음소리,

인어공주의 꼬리가 굳이 어류여야한다면 고래의 꼬리여야 한다는 이야기에 해보는 상상,

하나씩 찾아서 듣게 되는 노래들.


'검푸른 고래 요나'를 읽는 동안에는 그냥 읽는 것으로 끝이 아닌 다른 재미적 요소들이 있었다.

나의 상상력을 총 동원하여야 했고 평소에 보기 힘든 어휘들을 찾아보며 잂조리며 읽는 것이 즐거웠다.


고래인간이라는 소재가 있었던가.

바둑 선수 출신 아이돌이라는 소재가 있었던가.

신선한 소재만큼이나 신비스러운 이야기는 어딘가 위험하고 어딘가 따뜻하여 읽는이로 하여금 숨죽이게 만들었다.

또한 그들의 풋풋하고 솔직한 감정들이 고와서 왠지 빛나서 읽는 동안 느꼈던 그 느낌이 퍽 좋았다.


시사하는 바도 참 많았다.

단순한 청춘 이야기나 판타지가 아니었다.

'검푸른 고래 요나'를 읽으며 쭈뼛한 느낌을 받는 이유는 아마 자연스레 소설 속에 녹여낸 인간과 환경, 생태계에 대한 경고가 느껴졌기 때문이 아닐까.

이 또한 이 책의 매력 중 하나일 것이다.


읽는 동안 바닷 속을 헤엄치는 듯 유유했던 '검푸른 고래 요나', 신오한만큼 여운이 있어 좋았던 소설이었다.





이 책은 다산북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인해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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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온 뒤 맑음 - 사진과 이야기로 보는 타이완 동성 결혼 법제화의 여정
무지개평등권빅플랫폼 지음, 강영희 옮김, 성소수자 가족구성권 네트워크 감수 / 사계절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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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구상에 인간이란 존재는 참으로 다양하고 다채로운 존재라 똑같은 사람이 한명도 없다.

하지만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사회적 존재라 비슷한 점을 교집합으로 묶어 집단을 만들어 생활하는데 그렇게 만들어진 집단에 속한 인간들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데에 아직 많이 서툴다.

다르다는 것은 틀린 것이 아닌데 그것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바득바득 우겨댄다.


특히 역시나 예상했던 특정 종교의 집단 이기주의, 교리가 사랑이라면서 그렇게 상처주고 배척하는 이중적인 집단, 이쯤되면 그냥 자신들의 집단 이기주의에 신을 방패로 쓰고 있는 꼴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들이 '죄'라고 표현하는 교회적이지 못한 것들을 배척하느라 되려 더 큰 '죄'를 짓는 참 아이러니한 집단이다.

그들은 언제쯤 참된 신의 사랑을 실천하며 살아갈까.


나는 여자로 태어나서 여자의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이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라 그냥 타고난 내 성향이 이런 것일 뿐이다.

성정체성이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그렇게 태어난 것이다.

남자로 태어나서 남자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남편을 사랑하는 것은 그냥 내가 남자를 좋아하기 때문인 것이지 남자를 만나야하기 때문은 아니다.

이 당연한 것이 단지 어떤 편견에 부합하지 않다고 해서 당연해지지 않은 사람들이 바로 성소수자들이다.

남자로 태어났지만 성정체성은 여자라던지 이성보다는 동성에게 더 매력을 느낀다던지 그들에겐 이것이 당연하지만 말그대로 다수가 아닌 소수이기에 수없이 많은 돌에 맞아 아파해야했다.

이제 그들도 당연한 것들이 당연해져야 할 것이다.


당연한 것들이 당연해져가는 과정 중 가장 두드러진 결과가 바로 타이완의 동성 결혼 법제화이며 그 과정을 생생히 담은 책이 바로 '비 온 뒤 맑음'이다.

시작부터 그 여정의 순서, 함께한 사람들, 법제화 되기까지 유의미했던 많은 것들과 노력, 현장의 사진들.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이 없었을 힘겨운 시간들이 지나 그들은 법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결혼을 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또다시 시작이 되어 많은 것을 바꿔가겠지.








개인적으로 성소수자들의 프라이드 플래그가 무지개색인 것이 너무 마음에 든다.

전혀 다른 색을 가진 사람들이 만나 알록달록 무지개같은 아름다운 현상을 만들어 낸다는 느낌이라 그만큼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는 그들을 가장 잘 표현한 색이 아닌가싶다.

비 온 뒤 뜨는 무지개처럼 지금의 궂은 날들을 딛고 그들에게도 모든 것들이 일상적이고 당연해지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이 책은 사계절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인해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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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꽃 빌라의 탐식가들
장아결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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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식, 음식을 탐냄 또는 탐내어 먹음.

무엇이 그렇게 탐이 났을까?

도대체 얼마나 맛있는 음식이 나온 다는 것인가?

셰어 하우스 안개꽃 빌라에는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많은 의문이 들게 했던 제목, 그리고 믿고 보는 팩토리 나인의 책.


여기 각자의 이야기를 가지고 힘겹게 현실에 맞서고 있는 다섯명의 청춘들이 있다.

너무나 다른 성격과 너무나 다른 각자의 사정들이 있었지만 그들은 서로를 배려해가며 안개꽃 빌라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다.

그러다 냉장고에서 음식이 사라지는 기괴한 미스테리가 사건이 발생한다.


소미의 장래희망이 여기서 발휘되는 것일까?

멋진 여형사처럼 사건을 해결하고 하우스 메이트들을 끈끈하게 만들어주는 소미의 오지랖이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나이가 적든 나이가 많든 어떠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쉽지 않다.

좋아하는 일과 해야하는 일의 갈림길, 정체성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 같은 선택적인 고민과 트라우마, 떨어져가는 자존감에 무너지는 자신과의 싸움 같은 극복해야 하는 고민.

나이가 적든 나이가 많든 언제나 미래보다 하루 앞서 살고 있는 우리는 고민을 달고 살아간다.

참 고단하지만 우리는 각자의 방법으로 주변의 도움으로 극복하여 내일로 향해간다.






인물들로 이야기가 나누어져 있으니 꼭 시청률 좋은 청춘 드라마를 본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고 음식을 소재로 하였지만 음식이 조연으로 잘 녹아있어 감정선을 해치지 않아 조화가 완벽해 너무 재밌게 잘 읽었다.


얼추 미스터리인가 했더니 즐거운 해피엔딩으로 끝나 마지막까지 기분 좋았던 책, '안개꽃 빌라의 탐식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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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화랑 신라 수호기
박수미 지음 / 바른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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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소설이라는 것은 참으로 매력적이다.

전혀 다른 세계의 이야기 같지만 사실은 우리의 과거이며 그 과거를 바탕으로 발휘한 상상력은 더욱 친밀하고 흥미로운 무수한 이야기가 된다.

왜곡이 없어야하고 역사적 사실들이 반영이 되어야하는 장르라 더 심열을 기울여야하고 공부해야하는 것이 역사소설이 아닌가싶다.

그래서 일까.

적어도 나에겐 역사 소설이 스릴러만큼이나 재미있다.

아는 이름이나 역사적 사건, 배경 등이 나오면 괜히 반갑고 작가에 따라 같은 소재도 다른 이야기로 풀리는 것 또한 역사 소설의 묘미가 되는 것이 참 매력적이다.


'소년 화랑 신라 수호기'는 책 제목보다 내용이 훨씬 재밌었다.

네이버 웹소설 작가가 사랑스러운 어린이를 위해 쓴 모 험 동화 라는데 어른이 읽어도 재밌는 이 책을 어린이를 위해서 썼다는 것이 귀여운 질투가 났다.

아이들이 모를 만한 내용을 짚어주면서 마치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자상하고 따뜻한 문체는 눈으로 읽고 있지만 오디오북을 듣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했다.





어린이 동화지만 어른이 읽기에도 결코 유치한 내용도 아니었고 이야기의 흐름도 자연스러워 너무 좋았다.

특히 절정에 치닫았다 결말로 내려오는 과정이 너무나도 인간적이고 극단적이지 않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는데,

아이와 함께 읽는다면 같이 이야기 할 내용들이 많아서 독서 토론이나 교육용으로 활용하기에도 매우 적합한 책이었다.


아직 획일화된 교육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경쟁만을 부추기는 이 시대의 아이들과 부모들이 꼭 읽어봤으면 했던

'소년 화랑 신라 수호기'



이 책은 바른북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인해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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