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자로 태어나서 여자의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이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라 그냥 타고난 내 성향이 이런 것일 뿐이다.
성정체성이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그렇게 태어난 것이다.
남자로 태어나서 남자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남편을 사랑하는 것은 그냥 내가 남자를 좋아하기 때문인 것이지 남자를 만나야하기 때문은 아니다.
이 당연한 것이 단지 어떤 편견에 부합하지 않다고 해서 당연해지지 않은 사람들이 바로 성소수자들이다.
남자로 태어났지만 성정체성은 여자라던지 이성보다는 동성에게 더 매력을 느낀다던지 그들에겐 이것이 당연하지만 말그대로 다수가 아닌 소수이기에 수없이 많은 돌에 맞아 아파해야했다.
이제 그들도 당연한 것들이 당연해져야 할 것이다.
당연한 것들이 당연해져가는 과정 중 가장 두드러진 결과가 바로 타이완의 동성 결혼 법제화이며 그 과정을 생생히 담은 책이 바로 '비 온 뒤 맑음'이다.
시작부터 그 여정의 순서, 함께한 사람들, 법제화 되기까지 유의미했던 많은 것들과 노력, 현장의 사진들.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이 없었을 힘겨운 시간들이 지나 그들은 법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결혼을 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또다시 시작이 되어 많은 것을 바꿔가겠지.
개인적으로 성소수자들의 프라이드 플래그가 무지개색인 것이 너무 마음에 든다.
전혀 다른 색을 가진 사람들이 만나 알록달록 무지개같은 아름다운 현상을 만들어 낸다는 느낌이라 그만큼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는 그들을 가장 잘 표현한 색이 아닌가싶다.
비 온 뒤 뜨는 무지개처럼 지금의 궂은 날들을 딛고 그들에게도 모든 것들이 일상적이고 당연해지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이 책은 사계절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인해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