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나의 10가지 약속
가와구치 하레 지음, 최영혁 옮김 / 청조사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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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이야기


     동물과 식물은 가까이 할 수록 좋은 것 같아요. 물론 우리 인간과 성격이 맞는 동식물에 한해서 말이죠. 또 우리와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는 동식물이라도, 그들을 우리 생활에 인위적으로 맞추려 해서는 안 되고, 우리가 그들 생활에 무조건 맞춰서도 안되겠죠. 대신, 서로 조화롭게 살아가야 모두에게 좋겠죠. (쉽지만은 않겠지만요. 'ㅂ')

 

     원래 어렸을 때부터 강아지를 좋아했는데, 그냥 어린 마음에 동물에 대한 호기심으로 좋아했던 것 같아요. 거의 일방적인 마음이었죠. 교감을 해야한다는 생각은 깊이 못했으니까요. 그래서 집에서 키우던 강아지에게 그렇게 많은 마음을 쓰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냥 내가 강아지 보고 싶으면 보고, 안 보고 싶으면 안 보는 그런 생활을 했었어요.

 

     그러다가, 몇 년 전에, 제 인생에 있어서 큰 슬럼프(?!)를 맞았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우울하게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우리집 강아지가 제 무릎위로 폴짝 뛰어올라오는 것이었어요. 갑자기 가슴이 뭉클하더니 눈물이 흘렀어요. 우리 강아지에게 참 고마워서요. 제가 우리집 강아지에게 상처주지 않은 한, 일관되게 저를 믿고 사랑해 줄거라는 마음이 들었었거든요. 누군가 나를 그렇게 믿고 사랑해 줄수 있다는 사실에 감동을 받은 거였죠. 그후로, 제 마음 많이 좋아졌어요.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그 때 우리집 강아지가 저를 치유해줬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지금도, 우리집 강아지에게 참많이 고마워 한답니다. 개라는 동물자체를 더욱 많이 좋아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강아지의 마음을 좀더 헤아리려고 노력하고, 서로 마음이 통하려고도 노력하고 있고요. 하하핫. 'ㅂ'

 



** 아카리의 이야기


     <개와 나의 10가지 약속>의 주인공 이름, 아카리

     아카리는 어머니가 쓰러지시던 날 묘한 인연으로, 한마리 강아지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러나 곧 강아지는 도망쳐 버리고요. 하지만 며칠 뒤에 어머니가 잠깐 몸이 좋아지셔서 집에 오시던 날, 며칠 전에 봤던 강아지가 다시 집으로 오게 되죠. 아카리는, 강아지 오른쪽 발에 하얀 무늬가 있어, 삭스라는 이름을 지어줍니다. 이미 아카리는 강아지를 키울거라고 마음을 먹고 어머니에게 가서 강아지를 보여주죠. 어머니는 놀라워하시다가, 곧, 강아지를 키우기 위해서는 강아지에게 10가지 약속을 해야한다고 말씀하시죠. 그 열가지는 다음과 같아요.

 





     < 개와 나의 10가지 약속 >

 

1. 나와 오래오래 함께해 주세요.

2. 나를 믿어 주세요. 그러는 만큼 나는 행복하답니다.

3. 나에게도 마음이 있다는 걸 잊지 말아 주세요.

    말을 안 들을 때는 이유가 있답니다.

4. 나에게 말을 자주 걸어 주세요.

    사람의 말을 할수는 없지만, 들을 줄은 안답니다.

5. 나를 때리지 말아 주세요.

   마음만 먹으면 내 쪽이 강하다는 걸 잊지 마시고요.

6. 내가 나이가 들어도 잘 대해 주세요.

7. 나는 10년 정도 밖에 못 삽니다.

    그러니 가능한 한 나와 함께 있어 주세요

8. 당신에게는 학교도 있고 친구도 있습니다.

    하지만 나에게는 당신밖에 없답니다.

9. 내가 죽을 때, 부탁드리는데요, 곁에 있어 주세요.

10. 부디 기억해 주세요.

     내가 내내 당신을 사랑하고 있었다는 걸.


 

     이 약속을 했을 땐, 아카리의 나이가 어려, 이 약속을 잘 잊어버렸어요. 그래도 강아지 삭스와 함께 있는다는 사실에 외로웠던 아카리는 참 많이 행복했습니다. 그러던 어머니가 얼마지나지 않아, 돌아가셨어요. 꼭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자신의 분신을 아카리에게 준것처럼..

 

     아카리는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울지 않았어요. 단지 오래오래 잠을 잤을 뿐이에요. 아마도, 어머니 분신인 삭스가 아카리 곁에 있었기 때문에 울지 않았는지도 몰라요. 어머니를 여의 슬픔은 삭스로부터 치유하게 됩니다. 아카리의 아버지는 의사이신데, 아버지 병원에 오는 환자와 삭스가 놀면, 그 환자가 빨리 낫는 거예요. 아카리에게 했던 것 처럼. 아무래도, 삭스는 치유의 강아지였나 봅니다.

저와 똑같진 않지만, 아카리도, 그 병원 환자도 저와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봐야겠네요. ^-^

 

     우리가 알게 모르게 우리 가족, 그리고 지인으로부터 서로 위로받고, 사랑을 느끼고 하면서 마음을 치유하듯 우리와 가까이 지내는 동물과 식물에게서도 그러하다고 봐요(물론 상처받는 것도 마찬가지 - 이 책에서도 아카라가 삭스 때문에 기분 나빠하는 이야기가 나와요). 이 소설은 우리와 특히 가까에서 지내는 강아지에 대해서 썼고요. 동물, 그리고 식물들 우리와 겉모습과 사는 방식이 조금 다를 뿐, 우리와 마찬가지로 감정이 있고, 좋고 싫고의 선호가 있고 사랑도 알고, 조화롭게 지내는 것도 다 알아요. 우리 인간만의 시각에서만 보고, 그들을 대하지 않는다면, 더 그들과 잘 지낼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서로 상처주는 일도 더 줄어들 것이고요. (정말 인간과 비슷하게 말이죠)



 

** 마무리


     일본 여학생에게 일어나는 소소한 일들이 쓰여있습니다. 물론, 삭스와 연계해서요. 따뜻한 느낌을 주는 일본 특유의 소설 중 하나입니다. 이 소설에서는 <삭스>라는 강아지가 새끼 때 집에 오는 것에서부터, 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쓰여있는데, 어떤 동물을 새끼 때부터 그 동물의 생명이 다할 때까지 같이 있어보고, 같이 살아본 분들이, 공감 잘 하실 수 있을 거에요. 저도 어렸을 때부터 계속 강아지를 키워와서 잘 공감하면서 읽었습니다. 언제나 가족을 바라보며, 가족을 사랑하는 강아지에게 더 사랑을 쏟고 싶은 마음이 드네요.

 

     아, 그리고 저도 아카라처럼 저 10가지 약속 지키도록 노력해야겠단 생각도 들어요. 지금은 제가 많이 철이 들어서 강아지 괴롭히지 않고 잘 지내려고 노력하는데, 어렸을 때는 좀 많이 괴롭히고 했었거든요. 그리고 강아지가 나이 드는 게 무서워서, 예전 개가 걷는 것도 힘들어 할 때, 무서워서 가까이 하지 못했었거든요.

     예전에 새를 집에서 키웠어요, 어느날 그 새가 죽었는데 제가 그 새를 집뒤에 있던 텃밭에 묻어주었어요. 그때 그 새의 촉감을 잊을 수가 없어서, 나이가 들수록 쇠약해지는 강아지가 무서웠던 것 같아요. 그때 새를 묻어 줬을 때 참 많이 울었었거든요. 제 마음을 많이 준 강아지여서, 더 도망치려고 했었던 듯 싶어요. 이제는 그렇게 도망치지 않아야 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마지막까지 함께 해야죠. 마지막에 혼자라면, 얼마나 쓸쓸하고 외로울까요...

 

     강아지 키우시는 분들은 한번쯤 읽어보셔요. ^-^  

     위 10가지 약속이 마음에 팍팍 꽂힐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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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삭제 심리학 - 반복되는 인생의 NG 장면, 그 비밀을 파헤치다
이남석 지음 / 예담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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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에 나는 놀라운 경험을 했었다. 뭐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정말 행복해진다는 걸.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만, 누구나 다 경험해 본 일은 아닐 것이다. 머리로는 알기 쉬워도 몸과 마음까지 그런 사실을 깨닫긴 힘들기 때문이다.
 

     이전부터 심리학에 관심이 있었지만, 저 때의 강렬한 경험 이후로 더 심리학에 관심이 더 많이 간다. 많이는 아니지만, 마음과 몸에 관한 책도 꾸준히 읽고 있는 중이다. 심리학과 마음에 관한 책을 읽는다고 해도, 그 순간 바로 행복해지거나, 사람에 대해 깊이 있게 알긴 힘들다. 머리로는 이해해도, 체득되지 않아서 일까. 그래서 책만으로는 한계를 느낀다. 그래도 책이 내게 주는 정보는 값지다. 책이 채워주지 못하는 부분은 내가 골똘히 생각하고, 직접 실행에 옮겨야 한다. 마음으로든, 몸으로든 실행에 옮겼을 때, 비로소 책의 가치는 몇 배나 더해진다. (역시, 책은 중요하다.)

 


 항상 새롭게 꾸며지는 나의 기억들


     가끔 옛날에 있었던 일을 생각할 때, 우리는 그때 있었던 일을 그대로 회상하고, 그때의 마음 그대로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생각은 생각과 다르다. 우리의 기억은, 고정불변의 것이 아니라, 현재 내 마음 상태와 바람, 믿음에 의해 항상 변하는 것이다. 이런 건 언제 느낄 수 있냐면, 다른 사람과 옛날에 있었던 일을 가지고 대화할 때이다. 처음에는 '그래, 그때 그랬지.' 하면서 서로 공감하면서 시작한다. 하지만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이야기가 구체화되어 갈수록 서로 기억하는 게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다.

 

     예전에 해피투게더 '프렌즈' 편을 보면, 친구들이 나와서, 옛날 재미있었던 일이나 특이한 일들을 막 이야기 하면, 연예인분은 잘 모르겠다, 그런 일 없었다, 아니야, 그게 아니고 좀 다르지 않았니,라는 대답을 여러 번 들을 수 있었다. 보통은, 친구의 말이 맞다는 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사실 아무도 모를 일이다. 두 명 모두 없었던 일을 있었던 일처럼 착각하는 거일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 또한 그는 어린 시절 디즈니랜드에 가본 경험이 있는 학생들에게 그곳을 구경하는 장면을 담은 광고사진을 보여주었다. 사진 속에는 벅스 버니의 손을 잡고 있는 한 아이가 있었다. 그리고 참가자들에게 어린 시절 디즈니랜드에서 벅스 버니를 만난 장면을 구체적으로 묘사해 보라고 하자 그 중 62퍼센트가 벅스 버니와 악수를 했다고 했고, 45퍼센트는 포옹을 했다고 기억했다. 어떤 학생들은 귀나 꼬리를 만져 보았다고 했으며 심지어 벅스 버니에게 당근을 준 장면을 생생하게 말하는 학생도 있었다. 실험자의 강압에 의한 것이 아니라 참가자들이 자발적으로 기억해낸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실제로 그 학생이 아주 뛰어난 기억력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벅스 버니는 워너브라더스의 캐릭터이기 때문에 디즈니랜드에서는 절대 만나볼 수 없다는 것이다   "  - p. 30

 

     나또한 이런 경험이 있다. 전에 내 친구A와 겪었던 일을 친구B에게 이야기 해줬다. 친구B와 만나서 그 이야기를 몇 번 했었는데, 좀더 시간이 지나고, 그 일에 대해서 말을 하는데 친구B가 자기도 거기 있었다며 이야기 했다. 당혹스러웠다. 사람의 기억은 이렇게 조작되기도 하구나, 하며 놀라워 했었다. (똑똑한 친구였는데. 하하핫)

 

 


 긍정적 거짓말의 효과


     예전에 나는 내 마음 때문에 많이 힘들어 했었다. 부정적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나를 바라보아서 힘들었다. 괴로워서, 도저히 이렇게 살아서는 안되겠다고 마음 먹고, 1년 이상, 매일 밤 일기나 틈틈이 하는 메모에다, 좋은 말, 긍정적인 말을 썼다. 특히 부정적인 생각이 들면, 꼬박꼬박 좋은 생각, 좋은 말을 적었다. 처음에는 내 마음과 다른 글들을 적는게 꺼림칙했고, 무슨 효과가 있을까 했는데, 며칠이 지나고, 몇 달이 지나니까 나도 모르게, 사물이나 사건을 보는 시각부터 긍정적으로 바뀌어 있었다. 물론, 100% 변한 건 아니다. 부정적인 생각도, 사는 데에 도움되는 부분이 있어서, 그것까지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받아들이기로 했다.

 

     아무튼, 어떻게 보면 나는 본래 마음과 달리, 글로써 나 자신에게 거짓말을 했다. 진심의 말과 거짓말이라는 게 상대적인 개념이라 구분이 확실히 가지만, 사람의 마음 상태까지 고려하면, 둘의 구분은 상당히 모호한 것 같다. 모호한 것이라면, 자신에게 좋게 진심 혹은 거짓말을 하는 게 좋은 게 아닐까. 자신에게도 좋고, 다른 사람에게도 좋은 그런, 말이라면 말이다. 그리고 너무 정직해도 좋지 않다. 마음의 긍정적인 거품까지 모조리 걷어버리고, 너무 진실만 알려고 파고 드는 것도 꽤나 사람에게 좋지 않은가 보다.

 

     " 회색 거짓말은 대인관계의 전략뿐만 아니라 자신의 마음 건강에 유용한 치유책이 될 수 있다. 심리치료사 찰스 포드에 따르면 우울증에 걸린 사람은 거짓말도 잘 하지 않는다고 한다. 우울한 상태에서는 주변을 냉소적으로 관찰하고, 그 결과 다른 사람보다 현실을 더 정확하게 본다. 결국 우울한 사람은 자신이나 다른 사람을 볼 때도 환상이나 허위의 것을 적당히 섞지 못하고, 있는 그대로 느끼고 이야기하느라 절망의 늪으로 빠져든다. UCLA 심리학과 셸리 테일러 교수는 어느 정도 자신을 속이는 거짓말이 마음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 - p.74

 

 


마음과 몸의 연결


      시각과 마음가짐을 긍정적으로 바꾸면, 자연적으로 다른 것도 긍정적으로 바뀌고, 쉽게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이때 행복을 느끼는 게, 비단 마음에만 좋은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 인간은, 아주 옛날부터, 인간에게 혼이 있다고 믿었고, 사람이 죽으면 비록 육신은 땅에 묻히지만, 영혼은 계속 살아 하늘로 가거나 우리 주위를 맴돈다고 생각했다. 아마도 '생각'이라는 것은 눈에 보이진 않지만, 분명 사람들이 하고 있는 것이므로, 육체와 다른 혼이 있다고 믿었을 것이다. 그러나 뇌에 관한 연구가 진행 될수록 우리에게 따로 혼이 있는 게 아니라, 모든 정신적 활동은 '뇌'에서 일어나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사람들은 평소 잘 지내다가, 어느날 갑자기 충격적인 일을 겪게 되면, 갑자기 초췌해지고 며칠 있다가는 늙어 보인다는 생각까지 든다. 어떻게 생각만으로 갑자기 늙어 보일 수 있을까.

우리의 생각도 뇌 안에서 일어나는 육체활동이다. 그러므로 생각 때문에 괴로워하고 힘들어하면, 당연히 우리 눈에 보이는 몸에도 이상증상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피부뿐만 아니라, 몸 속 장기의 원활한 활동까지 바꿀 수 있다.

 

     " 1995년 일본의 고베 지진 발생 후, 청각 장애가 생긴 여자가 있었다. 이 환자는 생리학적으로 장애를 일으킬 만한 이유가 없었다. 그녀는 이웃에 살던 수의사가 빌딩의 돌 더미에 깔려 살려 달라고 외치는 소리를 들은 후에 청각을 잃었다고 말했다. 허버트 벤슨 교슈는 조사 결과, 환자의 마음이 장애를 일으켰다고 분석했다. 여자는 돌 더미에 깔려 있는 수의사를 발견하자마자 도와주겠다고 소리쳤다. 그런데 상태를 보니 수의사는 어느 정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고, 때문에 다른 사람들부터 먼저 구출했다. 후에 수의사를 구하러 가려는데 갑자기 불이 났고, 건물은 무너져버렸다.

     여자는 수의사가 큰소리를 지르며 고통으로 몸부림칠 때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죄책감에 시달렸고, 자신을 용서할 수 없었다. 결국 그녀의 뇌는 자신이 수의사에게 가지 못했던 이유를 만들었고, 청각을 마비시켜 스스로 청각 장애인이 되었다 이 이야기는 『뉴욕타임즈』에도 소개된 바 있다. " -p.84

 

 

 

     5~6세 때부터 기억이라는 걸 슬슬하게 되면서 부터, 세상을 좀더 잘 인식하게 된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생각'을 하지만, '생각' 그 자체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아무리 뇌나 심리학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도, 더욱 더해지는 건, 우리들 자신이고, 연구의 업적이 쌓이면 쌓일 수록 더 우리의 무지를 깨닫게 되고, 더욱 '모르는 것'만 늘어간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필자의 말처럼 그래도, 지금까지 쌓인 뇌나 심리학에 관한 책을 읽을 수록, 그렇게 해서 나와 사람에 대해 알게 될 수록, 후회하면서 반복해온 잘못된 선택을 조금이나마 바로 잡을 수 있다. 우힛, 앞으로도 심리학책 많이 읽고 싶은 바람이다.

 

 


* 필자는 심리학 석사과정을 마치고 지금 박사 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요즘 워낙 심리학과  뇌 연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에, 
  뇌의 몇 몇 명칭이 등장하고, 사람의 감정과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호르몬 이름이 등장합니다. 
   생소한 것도 몇 개 있긴 하지만, 익숙한 용어들이 주로 등장합니다. 
   물론, 몰라도 글 읽는데 별 지장은 없고, 가볍게 쭉쭉 읽을 수 있어요 ^-^ 
   심리와 뇌에 관해  상식차원에서 읽어두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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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여행자 - 손미나의 도쿄 에세이
손미나 지음 / 삼성출판사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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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미나 씨가 처음 썼던, <스페인 너는 자유다>라는 책을 예전에 무척 읽고 싶었다.
워낙 인기가 있어서, 그 책을 빌리기 쉽지 않았다.
또 읽어보지도 않고 덥석 책을 사는 성격이 아니라서 이유로 미루고 미루다가
결국, 손미나 씨가 두 번째 책을 내는 때까지 오게 되었다. 
어쨌든, 또 감사한 마음으로 손미나 씨의 두번째 여행 에세이, <태양의 여행자>를 읽게 되었다. 

손미나 씨가 예전에 아나운서 하실 때, 그 이미지가 좋아서, 과연 그녀는 어떤 책을 쓸까 궁금했다.
그녀가 바라보는 세상과 사람들은 어떨지. 그래서 여행 책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면에 초점을 두고 책을 읽을 수밖에 없었다. 어쨌건 그녀는 책 내기 전에 공인이었으니, 나말고라도 그녀의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나와 비슷한 시각으로 읽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음, 이런 나의 생각은 조금 미뤄두고, 일단은 책 내용을 보자.

사람의 향을 맡으러 그녀는 도교에 갔다. 직접적으로 손미나 씨는 이렇게 적지는 않았지만,
내가 받은 인상은 이렇다. 그녀는 사람의 향을 맡으러 갔다고. 

프롤로그 다음에 그녀는 도교에 대한 그녀의 추억, 5가지를 풀어 놓는다.
그 추억의 중심에는 항상 사람, 그리고 그 사람과의 인연에 대해 적혀있다.
물론 그녀도 직접적으로 사람과 인연에 대해 글을 썼고.
그랬기 때문에, 이 책은 그녀가 도교에 가서 사람과 인연 맺은 이야기가 중심을 이룬다. 

도교 뒷골목 포장마차에서도,
주말에 남들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다니는 젊은 남녀들에 대해서도,
(물론 그들을 신경쓰는 사람도 딱히 없지만)
리키샤(인력거)를 타고 도쿄의 가장 오래된 사원을 찾았을 때도,
그 사윈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없고 그 리키샤를 몰던, 그 청년에 대해서,
그리고 그 청년의 친구인 어린 게이샤에 대한 이야기와
그들과 나눴던 대화들이 중심을 이룬다.

그리고 그들에게서 받은 느낌을 그녀는 적는다.
도쿄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의 입장에서는 조금은 자존심 상할지 모르겠지만,
어쨌건, 사원이 가장 오래되었든 그렇지 않든, 사람이 아니니까,
손미나 씨에게는 그렇게 중요한 게 아니었나 보다.

그보다는 사람과의 인연, 그 사람들이 어떤 모습을 살아가는지가
그녀에겐 더 중요했는지도 모르겠다.
우연히 들린 검도 시합장도, 우리나라에서 인연을 맺었던 류이치 부부를 보러 간 것도. 
그녀는 정말 도쿄를 보러, 그곳으로 떠난 게 아니라,
도쿄에 있는 사람을 보러, 그곳으로 떠난 것이다. 정말.

우리는 자주 만나는 친구들과 지인들에게서 받은 수많은 인상들과
그들과 함께 만든 추억들을 가지고 우리의 인생, 많은 부분을 채운다.
그 인상과 추억들을 가지고, 나를 만들기도 하고, 때론 변화시키기도 한다.
이렇게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은 내가 아니면서도 나를 이루는 아주 큰, 그 무엇 중에 하나다. 

하지만, 살다보면 타성에 젖어서 주위 사람들에게서 내가 얼마나 영향을 받는지 못 느낄 때가 많다. 또, 영향 받지 못할 때도 많고. 너무나 익숙해져 있으니까.
그러다가 여행을 한 번 떠나면, 마음의 방어막을 치긴 치지만
평상시 때보다 마음을 많이 열어놓고, 사소한 것 하나하나까지 다 빨아들이고 영향 받을 수 있을만큼 말랑말랑한 마음과 정신을 갖기 쉽다.

그래서 외국에 가면, 평소에는 그냥 스쳐지나 갔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많은 영향을 받고, 강렬한 인상을 새기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손미나 씨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녀의 책을 읽으며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여행을 한 번 떠나도 좋겠다는 생각도 해보고. 

하지만 무엇보다도 여행을 가든 안 가든,
좋은 사람과 좋은 인연을 많이 맺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내게는 <여행>보다, 어디에 있든, 사람과의 인연만 잘 맺어져도
한 자리에 있어도 매일 여행하듯, 새로운 하루하루를 보낼거라 생각하니까. 

아무튼 그녀의 두 번째 책에는,
개성 만점인 사람에서부터, 전형적인 일본 사람,
이해할 수 없는 일본 사람, 일본의 정신을 대표할 만한 사람들과 인연을 맺은 이야기들로
구성 되어 있다.

그래서 일본, 특히나 도쿄에는 어떤 사람이 사는지 궁금한 분들은 한 번 보시면 좋을 듯 하다. 그러면 나도나도!하면서 도쿄로 가고 싶은 기분이 들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책을 읽으면서 아쉬운 점은,
그녀만의 독특한 문체가 아직 없는 듯하다.
뭔가 생각은 있고 마음엔 뭔가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많은 심상들이 있는 것 같은데,
그걸 풀어 쓰는 게, 음 뭐랄까 뭔가 막혀 있는 듯한 느낌었다.
그래서 그녀만의 개성이 잘 들어나 있지 못한 느낌을 받았다. 
글을 못 쓰는 것도 아니고, 기승전결이 연결 되어 있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뭔가, 응 정말 뭔가 그녀의 개성이 보이지 않아 안타까운 느낌이랄까 그렇다.
혹은 공인이란 생각 때문에 너무 이미지에 신경 쓰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고. 

물론 그냥 나의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

내가 손미나 씨를 책을 통해 먼저 안 게 아니어서,
자꾸 옛날에 받았던 이미지에 자꾸 짜맞추려는 나의 욕심아닌 욕심(?)일지도 모르겠다. 

나만의 생각이니, 조금 더 욕심을 부려보자면,
만약 다음에 또 여행 에세이를 쓰신다면,
좀더 자신만의 문체나 생각을 정리해서,
'손미나' 씨만의 뭔가 들어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하핫.

 

덧붙임  +

이것도 그냥 나의 생각이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태양의 여행자>하면,
남아메리카에서 모래, 먼지가 이는 황량한 지역을 걷는 외롭고 쓸쓸한 방랑자가 생각난다.
아무래도 남아메리카 고대문명에서 받았던 태양과 황금의 이미지 때문일 것이다.
아무리 일본의 국기에 태양이 그려져 있다고 하지만. 하하하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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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버는 방법은 분명 따로 있다
이원일 지음 / 원앤원북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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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돈 버는 방법은 분명 따로 있다>라고 책 제목에서 말하듯 이 책은 보통 재테크 책은 아니다. 한때 열풍이 불었던 재테크에 관한 책들을 나도 한 몇 번 들추어 봤는데,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쉽게 이해할 수 없었다. 수학에 손 놓은지 오래라서 그런지, 수식은 왜 그렇게 이해하기 어려웠는지. 그래서 몇 페이지 읽다가 고이고이 덮어두기를 여러번 했다.

 

하지만 시간은 계속 흘러갔다. 교환의 수단이 돈인 사회에 살면서 어렵다고 도망친다고 도망쳐지는 게 아니다. 그래서 한 번 이 책을 읽어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 '따로'인 방법에 혹하기도 했다. 기존의 책과는 다른 접근방식이겠지 하는 기대감으로.

 

이 책은 보통의 재테크 책과 달리 좀 근본적이라고 할까, 그런 접근방법을 취했다. 다른 책들은 어떤 상품이 좋고, 그 상품이 좋은 이유를 여러 수식을 써서 독자들을 설득하는 방법을 썼지만 이책은 그렇지 않다. 돈에 대한 생각과 돈에 대한 계획의 중요성등을 역설(다른 책도 물론 이렇게 말하지만)했다고 해야 한다. 돈이라는 게, 우리가 사는 동안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니, 책과 같은 방식으로 돈에 대해 생각하고 계획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그래서, 이미 돈이나 재테크에 뚜렷한 생각을 가지고 있고, 계획도 세우신 분들은 이 책은 별로 일 수 있다. 대신 재테크를 시작하려는 사람이나, 돈이나 재테크에 대한 개념이 별로 안 선 사람에게는 매우 유용 할 듯 싶다. 정말 나같은 사람에게 말이다.

 

단기 투자가 아닌 이상 재테크를 시작하는 시점은 크게 문제 될 것 없으니, 돈을 모으는 근본적인 방법을 찾는 다면, 자신에게 필요한 액수의 돈을 적절할 때에 만들 수 있다고 한다. 그 근본적인 방법에 대해 이 책은 300쪽 조금 안 되게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의 순서는 일단, 재테크 하는 데도 특별한 순서가 있다고 말한다. 일단 부채관리, 그다음 목표관리 그다음 자산관리 순이라고 한다. 이 순서 안에도 세부적으로 다뤄야 할 것들을 쭉 열거한 다음 한 개씩 한 개씩 짚어간다. (일단 신용, 소비에 관한 부채관리와 자신의 돈 흐름 등등을 파악 한 후에 자신의 장기적인 목표를 꾸준히 실천 하고, 그 다음 자신의 자산을 보존하고 증식해야 한다고 한다.)

 

저자는 재테크 시작이 어려운 이유는 바로 '두려움' 때문이라고 말하는데, 읽을 때 뜨끔했다. 지금 내가 그렇지 않나, 생각해보게 되었고. 그 '두려움'이라는 것은 무지에 대한 두려움, 실행에 대한 두려우, 과정에 대한 두려움, 결과에 대한 두려움 등등이라고 하면서, 재테크는 가벼운 마음으로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일상 속에서 하는 경제 활동이므로 생활 습관과 관련된 실천의 문제가 바로 재테크이키까 말이다. - 이부분을 읽고 다시 용기를 내어 보려고 결심했다. 때마침 내 주위에 나를 도와 주시려는 분도 계시니, 정말 절호의 기회가 아닐까 생각했다.

 

이 책은 MMW(Make money wheel) 개념ㅡ돈만드는 바퀴ㅡ을 소개하면서, 이 순서대로 잘 실천해라고 한다. 그 순서는 자기분석 → 목표설정 → 조건결정 → 정보 수집, 분석 → 실행 → 유지, 관리 → 결과 분석 - 다시 반복의 순이다. 이 순서에 맞게 세부적인 설명을 차례차례한다.

 

계속 읽어가다보니 <돈 버는 방법은 분명 따로 있다>라는 제목보다, <재테크 입문의 마음가짐>이라든가 <재테크의 기본>이라는 제목이 더 어울릴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ㅡ 아, 그런데 내가 생각한 책 제목이 조금 유치한 듯하다 ㅡ 물론, 재테크에 몇 번 실패한 사람들이 읽을 땐 원래 제목이 맞기는 하겠지만, 그런 분들이 이 책을 잘 읽을까 하는 의문이 들어서 그렇다(사람들의 자존심은 몇 시간 동안 읽을 책의 제목에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무튼 나는 이 책을 참 잘 읽었다. 어려운 내용도 없었고, 꼭 지금의 나를 위해 나온 책이 아닌가 생각할 정도였다. 그래서 필요한 부분 필기도 해가면서 읽었다. 나와 비슷한 상황에 있으신 분께 상당히 좋을 듯하다. ㅡ 재테크, 뭐부터 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으시는 분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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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루이비통을 불태웠는가? - 한 명품 중독자의 브랜드 결별기
닐 부어맨 지음, 최기철.윤성호 옮김 / 미래의창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닐 부어맨, 당신은 왜 루이비통을 불태웠나요!!!


저는 루이비통 진짜 것은 가져본적도 만진적도, 더더군다나 본적도 없는데 말이죠.

호강에 겨워 그러시는 거라면, 차라리 기부하시던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선물하지 그래요?

안 그래도 아까운 것들 불에 태우기까지 하면, 몸에 안 좋은 물질들이

얼마나 많이 발생하는지 아세요??


 

 

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뭐 지금은 그의 의견을 존중한다. 그리고 내가 말 안해도 그의 글을 읽어보니, 나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내가 했던 생각을 그에게 계속해서 말하고, 블로그에까지 그런 글들로 도배를 했었다. 어떤 이는 '닐 부어맨, 당신이나 불 속으로 뛰어들어'라는 말 등 신변 위협적인 말들도 서슴지 않았다. 아이쿠 저런! 아까운 명품을 다 불태워버린 그가 괘씸하기도 하지만 뭣 때문에 그런지 알고나 괘씸해하던가 미워해야겠지. 그의 자문자답의 책 속으로 퐁당 빠져 보아요 ♡

 

 

이 책의 저자, 닐 부어맨은 이 책 표지에도 작혀 있든 명품 중독자이다. 그는 왜 명품에 중독되었을까? 과거 알코올 중독에 된 적도 있는 사람이라 무엇에 쉽게 중독되기 때문일까?

 

아니다. 그는 어렸을 때, 소속되고 싶은 무리들에게 왕따를 당한다. 이유인즉슨, 그는 아디다스를 신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거기에 모여있던 아이들은 모두 아디다스를 신고, 유명 브랜드의 가방을 하나씩 가지고 있었다. 그는 아디다스는 물론 어떤 물건도 브랜드인 것이 없었기 때문에 왕따를 당하고 소외감을 느낀다. 그때부터 그는 브랜드에 집착하게 된다. 그게 초등학생 때다. 그때부터 서른 살이 될때까지 브랜드에 집착하고, 브랜드를 미친 듯이 사모으고, 브랜드의 어떤 정보라도 쭉쭉 흡수해 버린다.

 

그러던 어느날 자신의 여자친구가 화장실에 놓아둔 어느 한 책으로 인해서 그의 생각은 360도 바뀌게 된다. 아, 360도가 아니라 180도로 바뀐다.

 


쪽. 43 광고의 목적은 광고를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현재 자신의 삶에 대해 불만을

느끼게 만드는 것이다. 광고 속 제품을 사면 그의 삶이 나아질 것이라고 부추긴다.

현재의 자신보다 더 나은 모습이 될 수 있다고 부추긴다.


 

그는 이를 계기로 자신이 가진 명품을 다 불태워버리기로 결심한다. 왜 하필 불태우려고 했을까. 이 의문의 힌트가 될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그의 아버지가 일하는 곳이 <화재경보기> 제조 업체이다. 닐은 사실 명품을 태우기 전부터 뭔가 심경의 변화를 주기 위해서 많은 것들을 태웠었다.

 

아무튼 그는 물건들을 다 태워버리기로 작정한 후엔, 블로그(http://www.bonfireofthebrands.com)를 만들어 그날그날 생각과 행동을 기록하기 시작한다. 마음의 준비를 하기 위해서 특정한 날을 정했던 것이다. 블로그는 자신의 기록장이 되기도 했지만 많은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받거나 인신공격을 받았다(열에 아홉글 정도). 무엇보다도, 닐 부어맨의 행동에 비난을 하기도 했지만 이 사람에 대해서 비난을 많이 했다. 그는 심리치료도 병행하면서 지냈는데, 아무튼 이 사람들 때문에 마음 고생이 심했을 거다. 글에도 심각하게 적지는 않았지만 곳곳에 그런 흔적이 보이고.

 

후회도 많이 했다. 우선 명품 중독자로서 물건들이 아까웠다. 그래도 그는 참았고, 그날이 올때까지 잘 참아냈다. 그리고 다 불태운 후에도, 그는 명품은 커녕, 치약까지 직접 손으로 만들어서 쓰고, 베이킹 파우더와 식초를 섞어서 세제를 만든다. 이정도라면 단순히, 광고에 속고 살았다는 사실에 화가나 화김에 명품을 불에 던지고 했다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그는, 명품들을 불에 태우기로 결심한 후엔 도서관에 들락 거리며 광고나 마케팅, 브랜드에 관련한 서적들을 읽고 공부한다. 그래서 자신의 삶을 변화시켜 줄거라 믿었던 명품이 자신을 변화시키기는 커녕 공허와 허무만을 안고 왜 더더더 명품을 살려고 발버둥 치려고 했는지 깨닫게 된다.

 


쪽. 157.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 중 하나를 선택할 때 우리는 생각한다.

'이 물건이 사람이라면, 어떤 성격의 소유자일까?'

나아가 '이 물건이 사람이라면, 내가 좋아하고, 믿고, 동경할만한 대상일까?'

라는 의문을 품기도 한다.

 

쪽. 159. 신흥 실업가들은 또한 자신들을 노동자나 장인계층과 구분짓기 위해

상류 계급의 관습을 추종했다. 기존에 상류층을 형성하고 있던 귀족계급의 눈에

그들은 사기꾼과 다를 바 없는 혐오스러운 존재였다. 베블런은 이와 같은

사회적 경쟁 원리가 끊임없이 변화하는 유행과 그칠 줄 모르는 소비 증가를

추동하는 힘이라고 주장했다.

 

쪽. 179. 나를 진짜로 흥분시키는 것은 그 코트를 사거나 입는 것이 아니라

그에 대한 '기대감'이다.

 

쪽. 186. 광고는 손을 뻗기만 하면 닿을 곳에 더 나은 당신이 있다고

소비자들에게 끊임없이 이야기 한다.


 

 

 

나는 이 책을 생각했던 것보다 상당히 괜찮게 읽었다. 사실, 이 책을 받기 전에는 명품 관련 사진들이 가득가득한, 읽기 편한 책이라 생각했었는데, 글만 빽빽한 책이었다. 어라, 하는 생각에 책을 펼쳐 보았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진실되게 글을 적었다는 느낌이었다. 이 느낌이 이 책을 괜찮게 생각한 이유다. 물론, 그의 생각과 깨달음, 그리고 행동이 조금 극단으로 치우친 감이 없지 않다. 나의 생각과 다른 부분도 많고.

 

자신이 어떤 환경에 둘러 싸여 있는지 깨닫고, 그 환경을 변화시키려고 한 생각과 노력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브랜드에 결코 헤어날 수 없는 나의 처지도 떠오르기도 했고.

 

나도 초등학생 때, 브랜드 신발 때문에 친구들로부터 멸시 같은 걸 받은 적이 있기 때문에 닐의 심정이 이해 갔었다. (지금도, 운동화는 꼭 이름있는 걸 신는데, 나도 닐과 과거의 기억때문에 그런건가. -_-;) 나도 명품이나 브랜드의 허상을 어렴풋이 알고 있다. 또 돈도 얼마 없어서 뭐 사야 할 것이 있을 때는, 아예 상표도 붙어 있지 않은 보세를 사거나 중고 시장에서 알짜배기 같은 걸 잘 산다.

 

하지만 여자로서 화장품은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데, 예전에 한 유명 명품 화장품 회사의 VIP고객으로까지 등극(?)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무엇 때문인지 나와 맞지 않아서 그 제품은 쓰지 않고 오히려 1만원 내외하는 화장품(이름있는)을 사서 쓰는데 예전에 비싼걸 쓸 때보다 훨씬 내 피부가 좋아진 걸 느낀다. 하지만, 주름 개선 화장품은 싼 걸 쓸 수 없었다. 무엇 때문에? 그냥 내 기분에 그걸 선택하게 되었다. 비싼 것은 확실히 효과가 있을거라 믿기 때문인가보다. 주름은 20대 초반부터 관리해야 한다, 효과가 금방 나타나지 않으니 꾸준히 발라야 한다, 좋은 걸 발라야 효과가 있다, 이런 광고인지 경고인지 이런 글 때문에 그렇게 사게 되는 가보다.

나도 어쩌면, 광고 속에 세뇌받으며 살아왔는가보다. 아니 그렇다. 씁쓸하긴 하지만.

 

 

아무튼, 이 책을 읽고 누구나 반감을 가질 수 있으나, 그건 이 사람의 극단적인 생각과 행동 때문이지, 이 사람의 근본적인 생각에는 다들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나도 이 책 읽으면서 메모도 많이 하고, 나에 대한 생각, 이 세상에 대한 생각과 걱정(?)도 많이 했다.

 

한번쯤 읽기 바란다(사실은 추천함). 진지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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