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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 퓨처 - 2030 LG경제연구원 미래 보고서
LG경제연구원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읽은 기간/ 2017년 1월 12일~28일
/주제 분류/ 경제전망, 미래예측
/읽은 동기/ 국내든 국제든, 경제든 정치든, 사회이든 기술이든 이 모든 게 불확실한 이때 이 책은 꼭 읽어야 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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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해서 이 책 상당히 좋다. 다른 사람들도 꼭 한 번 읽으면 좋겠다. 책이 두껍고, 우리 기억이 그리 믿을만한 건 아니니까 이 두꺼운 책을 집요하리만큼 꼼꼼하게 읽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대충이라도 한 번은 꼭! 기필코 꼭! 훑고, 읽어서(여러 번이라면 더 좋고) 앞으로의 세상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다들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 특히, 우리 사회가 내년 2018년을 기점으로 인구 절벽, 초초초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때 꼭 읽어두면 좋을 책이다.
이 책은 LG경제연구원에서 여러 연구진이 함께 쓴 책이다. 다루는 분야는 기술, 환경, 경제, 우리 사회를 다루고 있는데, 그중 기술 분야에 제일 많이 할애하고 있다. 아마도 3차 산업혁명(IT 혁명 - 인터넷, 스마트폰 등)으로 누구나 '기술'의 변화가 빠르고,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지 귀추를 주목하고 있으니까 제일 중요하게 다룬 것 같다. 어쨌거나, 스마트폰 시장도 예전처럼 매일 같이 놀라움을 선사하던 시기는 지났고, 성장이 주춤해졌을 뿐만 아니라 포화 상태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2010년 이후로 급격히 발달한,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 사물 인터넷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전, 우리나라에서 크게 이슈가 되어서 우리에게도 익숙해졌고, 그 외 다른 것들도 SF 영화나 SF 소설로 많이 다뤄졌기 때문에 낯설지는 않다. 하지만 이것이, 뭔가 피부에 와 닿지 않는 미래 이야기, 한낱 소설 같았던 이야기가 이제는 진짜 실현될 날이 얼마 안 남았다. 아니지, 아니야. 이미 실현되었지만, 상용화, 범용화가 될 됐을 뿐 보통 사람들이 관심 없을 때 4차 산업혁명의 기차는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다. 이제 곧 우리가 서 있는 역에 도착하려면 얼마 남지 않았다. 주저주저하고, 외면하다가는 그냥 이대로 기차를 놓치고 낙오할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여기서 낙오라는 것은, 시대의 흐름을 타지 못하고 기회를 놓치고 경제적, 사회적 소외계층으로 전락한다는 의미다. 꼭 아등바등 살아야 하느냐, 이렇게 시대 흐름에 떠밀린 채로 허둥지둥 살아야 하냐는 반문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생각해 보자. 20년 전, 50년 전의 세상 그리고 그 속에 살던 사람들을 떠올려 보고, 그때 그 사람들이 그 시절의 삶 방식만을 고수하며 지금까지 살았을 때 그들은 어떤 삶을 살고 있을지. 시대 추이 대로 살 것인지(먼저 발 빠르게 준비하여), 별생각 없이 하루하루 때우는 삶을 살 것인지. 어쨌거나 지금 시기는, '선택'을 할 수 있는 시기이고, 나중이 되면 '선택'을 할 수 있는 여지는 점점 더 좁아진다. 시대 추이를 읽되, 그 흐름 속에서 자신의 선택 가능성을 최대한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자신의 삶을 일구어 나가야 한다.
어쨌거나 시대 추이대로 살지, 현실에 안주하며 변화하는 세상을 두려워하며 불만을 품고 살지는, 제1차 산업혁명이 시작된 이래 항상 선택해야 했던 문제다. (2차, 3차, 4차 산업혁명으로 갈수록 이 선택의 시기가 자꾸 짧아지고 있는 것뿐)
나는 이 책이 다루고 있는 '기술 파트'도 인상 깊었지만, 뒤로 갈수록 더 마음에 들었다. 기술 분야는 정말로 곧 도래할 사회이긴 한데, 내일이 아니라 그래도 조금은 먼 미래의 이야기처럼 와 닿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에 다른 '경제'와 '사회'는 바로 내일의 문제처럼 피부에 직접 와 닿았다. 기술이라는 건, 여전히 '추측'의 여지가 크지만, 내가 10년 후에 10살을 더 먹고, 우리 부모님이 10살을 더 먹는다는 건 추측이 아니라 '완벽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바뀔 인구 구조, 경제 사회 시스템에 대해 여러 가지로 생각이 들었다. 공부하거나 관심 가져야 할 분야 리스트도 생각해 두었다. 지금 당장 내가 죽을 게 아니라면, 내가 살고 싶고, 10년이고 20년이고 계속 살기를 선택했으니까, 그것도 '잘' 살기를 선택했으므로,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든 생각은 이거다. 10년 뒤 바뀐 우리 일상생활. 눈 뜨자마자 인공지능이니 로봇이니, 사물인터넷이니 뭐니가 우리 몸 상태를 체크하고, 혈당이나 컨디션에 따라 레시피를 달리하여 음식이 제공되는 사회, 인간은 차 안에서 인터넷이나 업무 처리를 하고, 자동차는 자율 주행으로 차가 스스로 알아서 목적지까지 간다.... 나는 이런 사회가 전혀 반갑지 않고, 원하지 않는다. 꼭, 우리 인간이, 주인이 모든 걸 다 챙겨주는 반려견이 된 것처럼 느껴진다. 인공지능이 조물주였던 인간에게 우쭈쭈 거리며~ 건강 상태 봐가며 밥 주고, 운동 시키고, 훈련 시키고, 배변 상태 체크해 주는 그런 세상이 도래할 것 같다. 개 팔자가 상팔자라더니, 인간이 염원하던 세상, 인간이 꿈꾸던 존재는 바로 개 같은 존재였나 싶다. 그냥 개는 아니고, 반려견, 반려묘.
그러나, 인공지능이나 사물인터넷이 인간에게 모든 걸 다 해주는 사회는 도래하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분명 우리 사회 깊숙이 침투할 것이긴 하다. 그게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는 정말 그때 가 봐야 알 수 있는 문제.
인간이, 의지를 가지고 살 수 있기 위해서는 계속 지금의 흐름을 읽어야 한다. 그리고 '생각'이라는 걸 해야 한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든 생각은 시대에 떠밀리지 않고, 기술과 변화에 떠밀려 소외당하지 않고, 기만 당하지 않으려면 오히려 지금과 미래를 똑똑히 들여다보고 이해해야 한다.
이래 살든, 저래 살든 살긴 사는 것인데, 결국 어떻게 살지, <주인과 노예>의 문제이고 앞으로도 계속 지속될 문제이다. 주인으로 살고 싶으면 이 책을 읽어보시길. 2017년 새해, 미래를 생각하고 그 미래에 비추어 올해를 계획하시는 분들, 그리고 오래오래 아니 단 10년 후에도 이 세상을 살아갈 것 같은 분들은 꼭 읽어보시길.
여러 명의 연구원이 쓴 보고서 같은 글이라, 저자의 가치 판단이 많이 배제되어 있다. 단, 같은 내용, 비슷한 내용이 여러 군데에서 반복적으로 언급되는 게 단점. 하지만 이건 귀찮다 여기지 말고 이 책에 많이 반복적으로 언급되는 것일 수록 중요한 문제이거나, 미래에 도래할 가능성이 높은 문제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