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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퐁고를 만난다면 ㅣ 어깨동무문고 7
짜잔 지음 / 넷마블문화재단 / 2020년 9월
평점 :
수줍음이 많은 아들이 밖에서 아무 소리도 안하기에 집에 오면서 만날 때, 헤어질 때만이라도 인사는 좀 했으면 좋겠어 라고 말하며 집에 왔는데, 도착한 책이 [물고기 퐁고를 만난다면]입니다. 자기 책이 왔다고 신났기에 바로 읽어 줬어요. 보통은 제가 먼저 읽어보고 읽어주려고 노력하지만, 배송받은 책을 바로 뜯게 되면 먼저 읽어볼 틈이 없어서 같이 읽게 됩니다.
책을 열었는데 졸업여행을 떠나는 퐁고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렴, 내가 해주고 싶은 말은 이것 뿐이란다"라고 어른 물고기가 말해주어요. 집에 오면서 저와 했던 얘기가 있으니 저도 또 할 말이 생기죠. 이것 봐, 인사를 해야하는거야~ 하구요.
그런데 퐁고가 인사를 건네는 족족 무시를 당하거나, 깜짝 놀라 도망가거나 합니다. 그래도 퐁고는 씩씩하게 인사를계속 하고 있어요. 그러다 작은 터널을 만난 퐁고가 먼 길을 돌아가게 되고, 배고파 들어간 식당에서는 그곳 물고기가 아니라는 이유로 나와야만 했습니다. 심지어 풍선을 타고 날아가듯 떠다니는 물고기 떼도 만나구요.
이쯤에서 이 책이 보통의 내용은 아니라는 생각은 했어요. 풍자와 묘사가 들어가 있더라구요.
그러다 나무 공원에서 파란 물고기는 무료로 입장할 수 있고, 나머지 물고기는 표를 구입해야 한다는 것도 알게되죠. 왜 파란 물고기만 공짜인걸까? 이런 생각도 한번 해보게 됩니다.
여행을 하던 퐁고는 엄청나게 빠른 물고기떼를 만나고 거기서 느려서 방해된다는 소리를 들으며 마을 사람들이 살짝 그리워집니다. 참 세상에 쉬운 일이 없어요. 여행을 얼른 끝내고 다시 마을로 돌아가고 싶어집니다. 좀 더 기운을 내서 옆 마을로 가는 퐁고는 또 누구를 만나게 될까요?
아들의 '한번 더' 소리를 들으며 앉은 자리에서 몇번을 읽고 나니 아들은 모르겠지만, 어른인 제 눈에는 참 심오한 그림책이더라구요. 여러가지 문제와 접목해서 토론을 해볼 수도 있겠죠. 물론 저희 아이가 좀 더 커야겠지만요.
예를 들면, 다문화가족을 대하는 우리의 시선이라거나, 외국인을 바라보는 관점(미국이나 유럽계 외국인을 대하는 태도와 동남아인을 대하는 태도가 좀 다르니깐요), 빈부차이도 얘기해 볼 수 있어요.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퐁고를 장애인에 빗대어 그린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답니다. 퐁고는 빠른 길을 두고 돌아갈 수 밖에 없었고, 어떤 물고기들은 퐁고를 보고 깜짝 놀라기도 했고, 놀이공원에서 퐁고는 무료입장이었으니까요. 어떤 특정 제도나 시설들이 누군가에게는 불편을 줄 수도 있다는 생각을 아이가 해보면 좋겠더라구요. 그리고 누군가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것들이 옳은가 하는 생각을 해 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았어요. 당연히 약자를 위해서 무료로 제공하는 거야 라고 못박지 않아서요. 왜 무료이지?에 대한 생각은 저도 못해봤었거든요. 모든 것을 열어놓고 생각해볼 수 있도록 한 것이 맘에 들었어요.
어깨동무문고는 장애인부터 사회적 약자까지, 모두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넷마블 문화재단에서 발간하고 있는 그림책 시리즈라고 하네요.
분명 그림책인데, 이건 초등학생이 읽어도 될 것 같아요. 아니, 오히려 초등학생이 읽는게 더 좋을 수도 있겠어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