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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문도 ㅣ 시공사 장르문학 시리즈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 시공사 / 2005년 7월
평점 :
절판
일본만화 특히 추리만화를 좋아하신다면 한번쯤은 소년탐정 김전일을읽으셨을겁니다.
평소에는 어벙해보이지만 살인사건이 일어나면 누구보다도 명석한추리로 지능적인 범인을 잡아내는 이소년이 늘 하는말이있습니다.
"수수께끼는 풀렸다"와 "할아버지의 명예를걸고"입니다.
바로 이할아버지인 긴다이치 코스케의 활약을그린 작품이 바로 "옥문도"입니다.
물론 실제로 김전일(원발음은 긴다이치입니다)과 옥문도의작가는 다른사람이고 김전일의작가가 선배작가에대한 존경의뜻으로 주인공을 손자(외손자라고합니다)로 정한것이라고합니다.
그러나 이런배경으로인해 김전일씨리즈와 옥문도는 많이 닮아있습니다.
탐정의외양이 평소에는 조금 멍청해보이는것도 비슷하지만 무엇보다 비슷한건 살인자의목표가된사람들이 다 죽어나가고나서 범인을잡는다는게 가장 큰 공통점입니다.
할아버지나 손자가 접한 살인사건의 희생자가수를 합하면 옥문도섬의주민들수보다많을거라는 우스개소리도 나올정도라니까요
하지만 옥문도의작가인 요코미조 세이지는 일본에서 가장 존경받는추리작가이고 이작가가 창조한탐정인 "긴다이치 코스케"는 일본의포아로나 홈즈라고할만큼 국민적인 명탐정이며 미국최고의추리작가중하나인 엘러리 퀸도 극찬한 작가와 탐정이라고합니다.
처음살인사건을 해결한때가 24살이고 전쟁에참전하였으며 용모는 키는적고 보잘것없는용모에 머리비듬이 떨어지는 겉으로는 도저히 탐정이라는 생각이안들지만 나중에는 그날카로운추리에 살인범을굴복시키는 명탐정입니다.
그는 살아생전에 80편의작품에서 살인사건을해결했고 대표작은 이 "옥문도" "여덟개의 무덤이있는마을"
(분위기가 혈의누와비슷하다고합니다) "이누가미일족"이있는데 특히 이 "옥문도"는 일본의추리소설에서1위로 꼽힌다니 김전일이 "할아버지의명예를걸고"라는말이 나올만도 하겠지요
이렇게 유명한 옥문도를 읽고난 느낌은 이작품이 정말 "일본적"인 작품이라는거였습니다.
이사건에서 중요한단서가되는 시는 일본의전통적인시 하이쿠이며 일본어 특히 일본식한자어를 잘아신다면 벌써 초반에 사건의단서와 범인을 짐작하실수있을겁니다.
또 사건의동기도 대단히일본적이고 (한국에서는 성립이안되는동기입니다) 범인이 살인후 시체를 전시하는장면역시 장식을중요시하는 일본문화의특성을 잘 보여줍니다.
무엇보다 죽어서까지도 자기의 뜻을이루는 그 무서운 집념이 한국인인 저를 전율케했습니다.
개인과의관계에서도 이토록 끈질긴집념과 추진력을지닐지인데 국가관의관계에서는 정말 무서운사람들이구나라고 말입니다.
여전히 우리가 일본을 경계하지않으면 안되는 이유를 이작품에서도 느꼈습니다.
이토록 짙은일본색이 반발심도느끼게했지만 전체적으로 작품은 재미있었습니다.
봉건시대부터 중죄인들의 유형지로쓰인 섬 그래서 이름도 옥(獄)문(門)도(道)라는 직역하자면 지옥으로들어가는섬이라는 폐쇄적인 섬을 배경으로 아름다우나 정상에서 벗어난 세 자매가 연속적으로 기이한방법으로 살해되고 그집안과 그섬에얽힌 어두운 역사가 드러납니다.
귀국선에서 죽어가는 전우의 유언은 지키지못하지만(그의세여동생을 죽음으로 지켜달라는유언)논리적인 추리로 범인은밝혀내지만 긴다이치가 겪었던 이사건은 논리로만 설명할수없는 것도 있고 작가는 그걸 굳이 부정하지않습니다.
범인에게도 연민을보내지만 그럼에도 범인은 어떤형태로던 응징을받으며 변화를거부했던 이섬도 이제변화할것임을 암시하며 끝납니다.
살인동기가 아직도 이해하기힘들며 살해당한 세자매를 하찮게 취급해 살인을정당화하는거같아 불편했
지만 그럼에도 추리소설로서는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세번의살인에쓰인 트릭은 김전일에서도 쓰였고 트릭이나 카오같은 추리드라마에서도 많이 변형되어 나오더군요(특히 두번째 트릭은 많이 보아온 트릭이고 압권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이씨리즈를 계속볼수있기를 바라고 아울러서 우리나라에서도 좋은 추리소설이많이 나오기를바랍니다.
70년대~90년대에 김성종님을비롯해 노원,권경희님등 좋은 추리작품이많이나왔는데 요즘은 뜸한거같아 많이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