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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퍼센트 독고독락
김태호 지음, 최지수 그림 / 사계절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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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종말이라는 현실 앞에 펼쳐지는 약탈과 폭력, 폭동이 일어나는 지구촌 뉴스의 한 장면처럼 나 혼자만 살겠다고 힘겨루기하는 모습이 소설 속 이야기로만 남기를 빌어본다.

 

지구의 종말 앞에서도 멈추지 않는 인간의 탐욕, 행복한 오늘 하루 대신 보이지도 않는 내일의 행복을 쫓아가는 사람들. 하지만 요즘 젊은이들의 생각은 많이 바뀐 것 같다. 조금 부족하더라도 지금 행복하게 사는 게 낫다고 생각하니 말이다.

 

물론 세상에 정답은 없다. 내 아이들의 미래가 있지 않냐고 반문도 하겠지만, 아이들의 미래는 아이들 스스로 결정하고 짊어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아이가 완벽하게 갖춰진 걸 바라는 건 나의 욕심일 뿐이다. 차라리 내 아이를 옆에 끼고 이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게 더 나은 선택이 아닐까. 우리는 저마다의 지나친 욕심임을 알면서도 누군가를 위한 것이란 착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3주나 남았다는 지구의 종말을 믿을 수 있을까?

일 퍼센트의 행운이 과연 나와 내 가족의 것이 될 수 있을까?

 

아주 짧은 소설이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다. 나라면 과연 어떻게 대처할지 한 번쯤 정리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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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유니버스 독고독락
조규미 지음, 이로우 그림 / 사계절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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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에 입학해서 알게 된 같은 반 친구 람은 내가 다니는 학원 앞 원룸텔에 혼자 살고 있다. 장래 희망이 영화감독이며, 자신을 시간 여행자라 소개한 상상력이 풍부한 람, 학교와 학원을 쳇바퀴 돌 듯 돌고 있는 내게 람의 이야기는 그저 허무맹랑한 상상일 뿐이다.

 

람이 시간여행자라는 사실은 그의 말을 흘려듣지 않았다면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조금은 엉뚱하고 어설픈 시간여행자인 람, 그런 람이 있어 나는 숨막히는 일상을 벗어나 탐정처럼 미행이란 것도 해보고 가출도 해본다.

 

전학 가기 전 담임선생님께 작별 인사를 하겠다고 교무실에 간 람이 자신의 본명은 시미람이며 할아버지가 좋아하는 별 이름이라 엄마가 자신의 이름으로 지었다고 말하자 선생님은 나도 좋아하는 별이라고 이야기한다.

 

람을 미행한 동네에서 우연히 마주친 담임선생님, 선생님의 교통사고와 편지, 선생님의 유서가 된 편지가 비에 번지지 않기를 바라며 한 이야기...

우리 할아버지가 엄마 어렸을 적에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어...”

람이 했던 말이 문득 스친다. 다음날 원룸텔을 찾아간 나는 깨끗이 치워진 방 저편에서 뭔가 거대한 것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우리는 항상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갈망을 느끼며 사는 것 같다. 입시 공부에 찌든 학생이 간절히 원하는 것, 아니 모든 아이들이 간절히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는 정확히 알고 있을까?

 

시간여행이 가능하다면 무엇을 가장 먼저 바꾸고 싶을지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물론 정해진 규정이 없거나 그 규정을 지키지 않는다면 시간여행이 가능할지라도 세상의 존재 자체가 부정당할 수도 있다. 서로 자기가 원하는 것만을 바꾸려 한다면 그 무질서는 곧 멸망일테니까...

 

갑갑한 현실이 언제까지나 지속될 것만 같지만 이 숨막히는 시간도 곧 끝날 것이다. 시간이 흘러 뒤돌아보면 이보다 더한 아픔도 견디고 지나왔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이 책이 현실이 버거운 청소년들에게 하나의 작은 씨앗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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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서 만나 독고독락
조우리 지음, 근하 그림 / 사계절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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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우리 일상을 뒤흔들어 놓은 지도 1년이 넘었다. 아직도 그 여파는 지속되고 있고 끝이 보이지 않는 미궁속에서 전 세계는 일상으로의 회귀와 통제를 반복하고 있다. 작가는 딸아이와 코로나19에 대해 이야기하다 이 책을 쓰기로 했다고 한다.

 

상세 불명의 기면증, 전염성이 강하지만 사망자도 없고 자가 치유가 가능하며 십대에게만 발병한다는 설정이 재미있다. 책을 펼치면 삽화가 먼저 반기고 내용이 이어진다. 아주 짧은 단편으로 누구나 읽기 쉬운 구조로 되어있다.

 

주인공 니나의 학교에서 발병자가 나오자 학생회는 캠페인을 준비하기로 한다. 학생회를 이끄는 아이들은 진학을 위해 활동 이력이 필요한 상위권 학생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유일하게 10위권 밖의 아이가 학생회장을 맏고 있지만, 전교 1등 니나는 그 누구에게도 관심이 없다. 오로지 성적을 유지해 특목고에 가는 게 목표니까...

 

시험 준비로 분주한 니나는 포스터를 만들어야하는 홍부부장이지만 학생회장의 도움을 받아 적당히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림에 소질이 있는 학생회장이 주도적으로 하고 니나는 옆에서 거들뿐이지만 대충 빨리하자는 니나에게 학생회장은 너에게 중요한 게 뭐냐고 묻는다. 전교 1등 유지가 목표인 니나는 당연하다는 듯이 그걸 몰라 묻느냐고 되묻지만, 시간이 지나도 계속 중요한 게 뭐냐는 질문과 함께 학생회장이 떠올라 공부에 집중할 수가 없다.

 

그즈음 전염병에 대한 가짜뉴스가 떠돌고 이제 아이들은 감염되기를 은근히 기대하게 된다. 친해졌다고 생각한 학생회장이 감염되자 시간이 지나도 변화가 없는 니나는 학생회장에게 따지러 가기 위해 집을 나서다 현관에서 잠이 든다. 엄마의 걱정은 뒤로한 채 니나는 빨리 학교에 가고 싶다고 생각하다 다시 잠이 든다.

 

아이들에게 있어 중요한 건 무엇보다 또래와의 소통이 아닐까 싶다. 엄마의 영향으로 공부가 전부였던 니나에게 변화를 준 친구가 생겼으니 니나의 생활에도 어떤 변화가 찾아올지 사뭇 기대된다. 이런 전염병이 있을리 없겠지만 그래도 꽤 그럴듯하지 않은가, 이렇게 착한 전염병이라면 얼마든지 부딪쳐도 좋을 것 같은데 말이다. 우리에게 정말 중요한 게 뭘까? 누구나 한번은 생각해 보는 이야기, 이제 마음속 분주함을 내려놓고 지금 내가 원하는 걸 하고 있는지 되돌아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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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안에서 사계절 1318 문고 129
김혜정 지음 / 사계절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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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전쟁 때도 휴교하지 않았다던 학교는 현재 코로나19로 임시휴업과 원격수업, 그리고 한 학년씩 등교하는 등 초유의 사태에 빠져 있다. 감히 상상할 수도 없었던 일들이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12년에 이어 어른이 된 지금도 15년째 다니고 있는 학교를 배경으로 한 글이라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 물론 예전과 입장은 다르지만, 학교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내가 지나온 그 학창 시절은 까맣게 잊고 아이들을 향해 색안경을 낀 채로 바라보고 있음을 간혹 깨닫고는 한다.

 

그저 그렇고 그런 일상이 반복될 때 우리는 안일한 생각에 빠지고 또 똑같은 일상의 반복이겠거니 여긴다. 최순경은 학교지킴이 SNS에 올라온 테러라는 단어를 보고도 그저 그런 일상처럼 그렇게 단순하게 생각했을 것이다.

 

학교 안·밖에서 누군가가 나오거나 들어가면 학교를 폭파해 버리겠다는 협박에 3일간 꼼짝없이 갇혀 생활해야 했던 이들의 이야기와 함께 각자의 아픈 상처가 학교와 연계되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고, 또 누군가는 겪고 있는 일일지도 모르는 현실을 이야기한다.

 

알아야 하는 것을 모른 채 살아가기도 하고, 몰라도 되는 것들을 알아야 할 때도 있다.”

 

왜 이 한 줄의 글이 이렇게 먹먹하게 다가오는지 모르겠다. 전지전능한 신이 아니니 적당히 보고, 듣고 그렇게 눈 감고 귀 닫고 사는게 이로운 거라는 전제가 일상이 되어버린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게 하는 책이었다. 이 힘든 시기를 함께 극복해 나가는 우리가 되길 희망하며, 청소년뿐 아니라 어른들의 감성에도 울림을 주는 책으로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길 추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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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의 뜰
강맑실 지음 / 사계절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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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 추억을 먹고 산다고 했던가, 이 책을 읽으며 불현듯 머릿속에서만 맴돌던 기억들이 하나둘 떠올라 미소 짓게 하는 걸 보니 나 역시 나이가 들었나 보다.

 

장닭에 쫓겨 마당을 가로질러 달아나던 기억, 산과 들로 뛰어다니며 놀다가 벌에 쏘여 울며 집으로 돌아왔던 기억 그리고 흙길을 걸으면 왠지 모르게 편안해지는 기분까지 고이고이 간직되어 있던 기억들이 어디서부터인지 스멀스멀 기어 나오는 걸 보면 추억을 먹고 사는 게 맞다.

 

돌이켜보니 내 어린 시절 역시 별반 다르지 않았음을 깨닫게 된다. 요즘 잘 쓰지도 않는 뜨락이란 말도 떠오르고 대청마루, 벽장, 우물, 장독대, 다락’... 이런 단어들이 스치고 지나간다.

 

이 책은 집을 매개체로 어린 시절의 추억을 펼쳐놓았다. 가슴 시린 아픔도 존재하지만 왠지 모를 따뜻함이 더 묻어나는 소중한 시간임이 틀림없다.

 

도시의 콘크리트 속에 사는 아이들에게는 동화 속 이야기 같겠지만 바로 몇십 년 전까지만 해도 어른들이 그 동화 속 주인공이 되어 살았다는 것을 아이들도 알았으면 좋겠다. 파스텔톤의 잔잔한 그림들이 이 책을 읽는 내내 편안함을 더해 주었다.

 

이 책은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새기는 어른뿐만 아니라 청소년들도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우리 주변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겉으로는 강한척하지만 정작 속은 너무나 여린 아이들의 마음에 작은 불씨가 되어 이 시기를 잘 버티고 견뎌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누군가의 마음에 담길 수 있는 한 권의 책, 각자의 무게대로 지나온 어른들의 삶은 아이들에게 현재를 헤쳐나갈 수 있는 화수분이 되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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