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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코의 보물상자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6년 1월
평점 :
미코의 보물상자
책 표지에 보이는 손거울이 안에 달린 보물상자,
그리고 미코와 딸 치코,
미코의 할머니와 할아버지,
그리고 할머니가 크리스마스 이브면 어김없이 꼭 끓여주던
단팥죽.
미코의 보물상자는 무엇으로 가득차 있을지 궁금하게 합니다.
이야기는 서른두 살의 미코가 초등학교 1학년 딸아이 치코를 홀로
키우면서
생계를 위해 유흥업소와 간병일을 병행하는 힘든 삶으로 시작되어 과거로
돌아가 시간순으로 미코를 보여줍니다.
미코는 태어나자마자 부모로부터 버림받고 조부모 손에 자라나지요.
어린 미코는 친구들에게도 따돌림 당하고 힘든 유년시절을 보내는데요.
한없이 다정한 할아버지, 그리고 부모없이 자랐다는 소리를 듣지 않게
하기 위해 엄하게 훈육한 할머니의 속마음을 모르고 힘든 시절을 보내지요.
크리스마스 선물로 할아버지가 주신 선물은 보물상자에요.
미코에게 하루에 하나씩 보물을 찾는 방법을 알려주신 할아버지 덕분에
미코는 평생 소소한 일상 속에서 행복을 찾는 아이로 성장할 수 있었답니다.
평생 고마운 손이 되라는 할머니 말씀을 실천하며 주위의 이들에게 따뜻한
손길이 되어준 미코에요.
엄하기만 한 할머니지만 그 속내는 누구보다 사랑으로 가득하다는 걸 어린
미코는 알지 못한답니다.
사랑은 받는 사람이 느끼게 표현해야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와
닿아요.
누구보다 힘든 유년시절을 보낸 미코이지만,
다섯 살 때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할아버지의 보물상자 덕분에 매일매일
보물을 찾으며 행복을 찾는 아이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자신처럼 왕따를 당해 힘든 친구에게 손을 내밀어준
미코,
중학교 3학년 새엄마를 인정하지 못해 힘들어하는 보건교사와 우정을
나누는 미코,
스몰아홉 살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대학생 남자친구의
폭력성까지 보듬어준 미코,
쉰한 살 딸의 결혼을 앞두고 더없이 자애로웠던 엄마 미코는 주변인물들을
통해 어떤 인물인지 묘사되고 있습니다.
마지막 이야기는 어린 치코가 성장하여 결혼을 하루 앞둔 크리스마스
이브.
이 날이면 어김없이 모녀가 조촐한 크리스마스 파티를 하고 단팥죽이
오르지요.
미코의 할머니가 끓여준 그대로입니다.
무서운 할머니로만 기억되지만 달콤한 단팥죽은 할머니의 사랑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듯합니다.
유년시절 유흥업소에 나가는 엄마로 인해 따돌림을 당했던 치코는 힘든
시기를 보냈어요.
몇번이고 자살시도를 했지만 무의식 속에 엄마의 사랑으로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치코의 상황을 알고 미코는 멀리 이사를 하고 학교를 옮겨 치코를
적극적으로 보호하지요.
자신이 어릴 때 왕따를 당하고 혼자서 극복했던 아픔을 치코에게는
물려주고 싶지 않은 마음이었겠지요.
딸 치코에게 보물상자를 물려주면서,
미코는 이제서야 할머니의 사랑을 알게 됩니다.
할머니가 보물상자 안쪽에 붙여준 손거울의 의미는
미코 자신이 보물이었다는 것을요.
이 책을 읽는 내내 딸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한 사람의 인생에 있어 부모의 사랑과 표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아이에게 따뜻한 말 한 마디와 사랑으로 보듬어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영원한 안식처를 얻게 됨을요.
그리고 앞으로 삶을 살아갈 아이에게 가르쳐주고 싶은 행복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합니다.
남과 비교하는 삶이 아닌 내 안의 행복을 찾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평생 자산이 됨을요.
모든 것을 다 해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 아니라,
내면의 힘을 길러 어느 순간에도 극복하고 일어서기 위해 자신의 보물을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누구나 인생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힘들지 않은 이가 없지요.
그 속에서 따뜻하게 손 내밀어주는 고마운 손이 있기에 힘든 시간들을 잘
이겨낼 수 있는 건 아닐까요.
바로 그 고마운 손이 이 이야기 속에서는 미코입니다.
미코 인생만 놓고 보면 한없이 불쌍하고 힘들기만 하지만,
그녀를 통해 위로받은 이들은 힘을 얻고 삶을 살 용기를 얻지요.
그녀를 통해 일상 속의 보물과 고마운 손의 의미를 배우고 삶의 소중함을
깨닫게 됩니다.
[ 샘터 물방울서평단을 통해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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