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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부랑 할머니는 어디 갔을까? - 제4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
유영소 지음, 김혜란 그림 / 샘터사 / 2015년 10월
평점 :
제4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
꼬부랑 할머니는 어디 갔을까?
제목부터가 익숙한 듯하지만,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그 동요 속의 꼬부랑 할머니가 맞는 걸까?
아님, 전혀 다른 꼬부랑 할머니일까?
차례대로 따라 읽다보면
세 편의 이야기를 통해 꼬부랑 할머니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꼬부랑 할머니가 도착한 오두막.
이 꼬부랑 할머니의 집이 아니랍니다.
이게 무슨 소리이지?
분명 꼬부랑 할머니인데 말이지요.
자신의 집인냥 옷을 찾아 입고 부뚜막에 물도 끓이고 있자니
손님들이 줄줄이 꼬부랑 할머니를 찾아옵니다.
자신은 모르는 사람들인데, 자기를 꼬부랑 할머니라며 친근하게 대하는
이들.
그들 속에서 꼬부랑 할머니는 그냥 자기가 꼬부랑 할머니인냥 행세해볼까
싶지요.
'이노무 할망구 대체 뭔 짓을 하고 살았기에 이렇게 손님들이 자꾸만
찾아오누."
여기 살았던 꼬부랑 할머니는 인정 많고 베풀었던 인물임을 알 수
있어요.
바우골 심술생이 늙은이, 바로 여기 있는 꼬부랑 할머니의 정체가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어미를 똑 닮은 아들한테 쫓겨난 신세로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지요.
자신의 신세가 처량하고 슬픈 할머니.
이참에 여기 살던 꼬부랑 할머니처럼 곱게 살아보고 싶어집니다.
그러면서도 언제 다시 돌아올지 모를 꼬부랑 할망구가 궁금하기도 하지요.
과연 심술쟁이 할머니는 꼬부랑 할머니 행세를 하면서 착하게 살 수
있을까요?
메산이가 불쌍한 아이들을 데려오면 꼬부랑 할머니가 거두었던 걸,
이젠 꼬부랑 할머니 행세를 하게 된 할머니가 뒷바라지를 하게 되지요.
처음엔 성가시고 힘들기만 하지만,
메산이가 자신의 산삼뿌리를 하나 둘 놓고 가며 아이에게 달여주라고 하자
한 뿌리, 두 뿌리 따로 챙겨 놓으면서 여전히 욕심을 내려놓지 못합니다.
그렇게 모아둔 산삼 뿌리들이 머리카락으로 변해 있는 걸 보고 자신의
욕심을 고스란히 들여다보게 되는 할머니.
착하게 살아볼까 했던 건 마음 뿐 아직도 이기적인 자신을 발견하지요.
그리고 이어서 아이를 찾으러온 아이 아빠에게서 아이를 구하면서
힘든 시절 자신의 아이를 사랑으로 키우던 때를 돌아보며
모두를 식구로 감싸게 되지요.
진정으로 우러난 마음에서 잊고 있었던 자신의 순수한 미덕을 찾아가는
꼬부랑 할머니입니다.
꼬부랑 할머니가 떡장수들한테 해코지 안 하면 스무 살 생일에 떡 잔치를
해 주겠다는 말을 믿고 찾아온 호랑이.
이제나 저네나 언제 떡을 해 주나 기다리지요.
그 약속을 할 할머니는 이 할머니가 아닌데 말이에요.
과연 할머니가 떡을 해 줄 수 있을까요?
메산이가 또 아이를 하나 업어다 놓고 가는 바람에 정신이 쏙 빠진
할머니.
겨드랑이에 날개가 달린 아이가 태어나면 역적이 된다고 죽임을 당해 다
죽어가는 아이를 데려온 거에요.
관아에서 언제 들이닥칠지 몰라 불안한 할머니는 심란한 마음을 달랠
샘으로 떡을 준비하지요.
그걸 보고 자신의 생일 떡인 줄만 아는 호랑이.
인절미를 해서 방에 들여놓고 집을 도망치듯 나온 할머니.
다시 아이가 걸려 돌아와보니 관군이 쫙 깔려 있고 아이는 잡혀가게
생겼어요.
이 광경을 목격한 호랑이는 자신이 떡을 빼앗기는 줄 알고 으르렁
거리고.
관군들을 벌벌 떨며 줄행랑을 치지요.
그렇게 아이도 구하고,
호랑이는 떡을 먹을 수 있게 되었답니다.
마지막까지 집주인인 꼬부랑 할머니는 돌아오지 않았어요.
꼬부랑 할머니는 어디에 갔을까요?
우리의 마음 속에 어딘 가에 있을 법한 미덕의 이름을 대신한 집주인
꼬부랑 할머니를 찾게 되는 시간이었어요.
옛이야기 속에서 만나 온 주인공들을 모두 모아 놓은 듯 이야기는
흥미진진하게 전개됩니다.
옛이야기가 주는 교훈을 그대로 전달해주면서도
꼬부랑 할머니 대역을 하면서 점점 착하게 변해가는 할머니를 통해
아이들에게 선함과 나눔이 주는 행복을 설득력있게 들려주고 있습니다.
처음엔 진짜 꼬부랑 할머니에 대한 궁금증으로
그리고 이 할머니의 정체를 알게 된 순간 할머니의 정체가 밝혀질까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페이지를 넘기게 되었답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다음에 언젠가는 나타날 집주인 꼬부랑 할머니와 마주했을 때에는 둘이
쌍둥이처럼 닮은 모습이지 않을까 짐작도 해 봅니다.
아이의 순수한 마음이 영원히 변치 않기를 바라는 마음 담아 읽어준
책입니다.
살아가면서 악한 마음을 갖게 되는 순간에도 이런 선함을 떠올릴 수 있는
동화로 영원히 기억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 샘터 물방울서평단을 통해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후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