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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나무 ㅣ 생각하는 숲 18
김향이 글, 한병호 그림 / 시공주니어 / 2015년 8월
평점 :
생각하는 숲 18 <사랑 나무>
제목부터 사랑나무?
무슨 이야기인지 궁금해하는 주현이에요.
표지를 꼼꼼하게 보는지라,
작가도 나름 좋아하는 분들이 있어서 기억하고 있기도 해요.
김향이?
나 아는데~~
'우리집엔 형만 있고 아우는 없다'
를 재미나게 읽었던 주현이에요.
엄마도 아는 척을 해 줍니다.
작년에 학교에서 학부무교육할 때 오셨던 분이잖아~
자신의 어린 시절 얘기부터 들려주셨던 작가님.
정겨운 목소리에 동화책이란 아이들에게 어떤 것인지를 얘기해주셨지요.
이번엔 어떤 마음을 담으셨을까.
사랑나무 읽기 전부터 제목만 들어도 푸근함이 전해집니다.
수목원에서 사랑받는 소나무.
그 옆에 어느날 불쑥 찾아온 손님.
어디서 인사를 하나 한참을 그림을 살펴보았어요.
그림읽기를 아직도 즐기는 주현이는 소나무 주변의 그림들을 살피며
"여긴가?" 여러군데를 짚으며 소리의 출처를 나름 추측해보았어요.
소나무도 한참을 아래로 살펴보고서야 발견한 어린 등나무 줄기.
"앞으로 신세를 지게 될 텐데..."
"신세를 지든 은혜를 갚든 맘대로 하렴."
"좋은 이웃을 만나서 다행이에요."
둘의 동거는 이렇게 시작되었어요.
처음엔 수줍게 미안한 듯 인사를 건네지요.
소나무는 시큰둥한 반응이면서도 흔쾌히 자리를 내어줍니다.
사실 앞으로 일어날 일을 몰랐으니 가능했겠지요.
등나무는 소나무도 모르게 어느새 그에게 기대어 그를 힘들게 하지요.
이제 와서 떨어져라 호통도 치고,
제발 살려달라 애원도 하지만,
이미 늦어버렸어요.
등나무는 처음의 미안함은 사라지고,
소나무보다 더 예쁨 받자 우쭐한 마음까지 생기고,
결국 소나무가 죽기를 바랍니다.
이 대목에서 너무 화가 난 주현이.
"얘 너무 못됐다.
소나무가 불쌍해."
등나무는 죽은 소나무가 남기고 간 것들을 보며,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그리고 어떻게 사는 삶이 옳고 행복한지도 깨닫게 되지요.
그에게 똑같은 잘못을 하지 않고
남을 배려하고 행동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옵니다.
앞에서 복선처럼 깔린 소나무가 남기고 간 솔방울들...
이 책의 장점은 이렇게 여지들을 앞에 두고 있어서 어떻게 될까?
잠시 멈추고 생각하게 해 줍니다.
처음에 등장하면서 인사부터 건네고 모습을 찾게 했던 어린 등나무도 그랬지요.
이 장면을 보고 주현이는 등나무의 눈물로 죽은 소나무가 살아나는 걸 거라고 짐작하더군요.
어려서부터 그림책을 즐겨보아온 덕분인지 아직 이런 상상을 하네요.
주현이의 상상을 비껴 갔지만,
소나무가 남긴 솔방울에서 어린소나무가 태어난 걸 보고 놀라워합니다.
솔방울이 소나무가 되는 거였어? ㅎㅎ
어린 소나무만큼은 지키고 싶었던 등나무.
멀리서 지켜보는 것으로 만족했는데요.
어느날 비바람에 사정없이 흔들리는 어린 소나무를 감싸며 둘의 동거는 조심스럽게 시작됩니다.
하지만 처음과는 달라요.
일방적으로 소나무에게 기대었던 것이 아니라,
이번엔 어린 소나무를 위해 등나무가 선택했으니까요.
둘이 하나가 되기 위해 힘든 과정이 있는 것 또한 배우게 됩니다.
연리지에 대해서는 책으로 보아 알았던 주현이도,
앞의 소나무가 힘들어 죽은 것을 통해 연리지가 되는 과정이 힘들고 아픔을 배웁니다.
그렇게 고통을 이겨내며 하나로 다시 태어난 어린 소나무와 등나무.
그 둘은 그렇게 사랑나무가 되었다는 이야기에요.
어디가면 사랑나무를 볼 수 있냐며 주현이 직접 보고 싶답니다.
사랑나무는 이렇게 힘든 과정을 거쳐 오랜 시간이 지나서 만들어지는거라 흔하지가 않단다.
수목원에 가게 되면 찾아보자꾸나.
시공주니어 생각하는 숲 시리즈 신간이라 더욱 마음이 끌렸던 사랑나무였고,
좋아하는 작가의 신간이라 또 좋았습니다.
역시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생각거리와 삶의 교훈을 안겨준 잔잔한 그들의 이야기가 읽고 또 읽어도 울림을 줍니다.
초등3학년인 아이가 보기에도 얄밉기 그지없는 등나무.
모든걸 헌신하고 떠난 소나무.
그리고 이어서 깨달음을 얻게 되는 등나무.
그런 등나무에게 다시금 기회를 주는 어린 소나무.
그리고 서로를 의지하며 하나로 우뚝 선 사랑나무.
이기심이란 사람에게만 있는 것이 아닌가봅니다.
감사함이 당연함으로 변하는 것도 순간인가 봅니다.
살면서 사회경험에서 알아갈 삶의 진리를 등나무는 보여주고 있어요.
사랑과 배려는 쌍방향으로 같이 해야 함을 결실을 맺음을 말이지요.
독서기록장에도 남겨준 사랑나무에요.
"처음에 소나무랑 등나무가 한 몸이 되지 못해서 조금 아쉬웠지만 나중에 한 몸이 된 등나무랑 소나무가 대견했다.
한 몸이 되었으니 더 행복하고 튼튼하게 살길 바란다."
학교에서 국어시간에 읽은 책을 발표하는 시간이 있어요.
주현이가 고른 건 사랑나무였어요.
간단하게 줄거리를 이야기하고 배울 점을 발표하는데요.
주현이가 나름 정리한 내용이랍니다.
"저는 사랑나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이 책은 소나무와 등나무가 하나가 되는 이야기입니다.
처음 소나무와 등나무는 서로를 배려하지 못하여 소나무가 죽어서 슬펐습니다.
두번째 어린 소나무와 등나무는 등나무의 배려 덕분에 둘이 하나가 되어 사랑나무가 되는 내용입니다.
저는 이 책을 읽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의 중요성을 알았습니다.
저도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양보해야겠습니다. 끝~!!"
역시나 생각하는 숲 시리즈는 생각거리를 가득 안겨준 책을 또 한권 선물해주셨군요.
좋은 책이 주는 양분 덕분에 아이의 생각주머니도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으니 감사합니다.^^
[ 시공주니어북클럽에서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된 후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