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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빛나는 건 흔들리기 때문이야
김제동.김창완.조수미.이현세.최재천 외 41인 지음 / 샘터사 / 2014년 12월
평점 :
1984년 신학교 졸업반이었던 김형모 씨가 아끼던 책을 팔아 마련한 돈으로 16절지 반쪽 크기의 종이 16쪽을 묶어 만든 소책자 <십대들의 쪽지>.
청소년들의 상담 내용과 사회 명사의 청소년 시절 이야기, 좋은 글귀 등이 실린 이 책을 통해 청소년 상담 문화가 없던 그 시절 큰 위로를 받았다고 합니다.
<별이 빛나는 건 흔들리기 때문이야>를 통해 청소년에게 위로가 되었던 <십대들의 쪽지>를 읽어보았습니다.
이 책이 온 날, 이제 10살이 된 딸 아이는 자신도 십대인데 자기가 읽어야 하는 거냐며,
여는 시로 수록된 이해인 수녀님의 <십대들을 위한 기도>를 큰 소리로 읽어달라고 하더군요.
담담한 목소리로 읽어내려가던 저는 순간 찡한 문구들이 와 닿더군요.
'그들이 미래의 꿈과 이상에
항상 설레이는 시인의 가슴으로 살되
허황된 욕심이나
병적인 자기도취에 빠져
오늘의 시간을 낭비하지 않게 하십시오
...
독서와 사색으로
내면의 뜰을 가꾸어 가는
지혜로운 사람들로 성숙하게 해 주십시오
...
어리지만 당당하고 단호한 의지
양심에 충실하여
더욱 맑고 총명한 눈빛으로 매일을 살아가게 하십시오'
아직 제대로 된 십대를 보내지 않은 딸아이에게는 별 감흥이 없는 문구들이지만,
청소년기를 맞이하여 꿈을 찾아 방황하는 때의 딸 아이에게 다시금 건네주고 싶은 책입니다.
부모로서 어른으로서 꼭 해 주고 싶은 가르침이 함축된 시이기에 더욱 그 간절함이 전해질 것입니다.
십대를 살아왔고 이제 십대가 되는 딸아이를 둔 엄마로서,
이 책을 읽는 내내 저의 과거와 딸아이의 미래를 오가는 시간 속에서,
성장과정을 거슬러올라가보며 힘든 시기에 이런 가르침을 줄 수 있는 <십대들의 쪽지>에 크게 공감했습니다.
앞으로 성장통을 앓을 딸 아이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되고 싶은 바람은 간절하지만,
항상 마음을 전할 수는 없기에 매번 같은 잔소리로 치부하고 흘려듣지 않을까 염려되는 삶의 가르침을,
<십대들이 쪽지>를 통해 소통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마흔여섯 명의 유명인사들이 자신들의 살아왔던 힘든 시절의 이야기를 딛고 어떤 꿈을 안고 목표를 향해 달려갔는지를 담담하게 들려주고 있습니다.
꼭 이렇게 살아라, 이렇게 해야 성공한다는 성공담이 아닌,
누구나 소중한 존재이기에 자신의 꿈을 향해 노력하는 사람은 언젠가는 꿈을 이룬다는 이들의 경험담은,
정말 나도 할 수 있겠구나 희망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과거 속의 위인들의 이야기는 원래부터 특별한 사람처럼 보여지기에,
사춘기인 청소년들에게는 자신과는 상관없는 이야기가 될 수 있지만,
<십대들의 쪽지>를 통해 만나본 이분들의 과거와 현재는 바로 내 부모님 세대의 이야기처럼 다가옵니다.
나와 같은 고민과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한때는 좌절하고 포기하려고 했던 순간에,
희망을 찾아 앞으로 힘겹게 나아갔던 그분들의 이야기는 어른인 제가 읽어도 참으로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각계 각층에서 성공하신 분들이라 이름만 들어도 아는 분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청소년에게 들려줌에 있어
일방적으로 가르치려는 말들이 아니라 담담하게 자신이 어려운 시기를 어떤 계기로 극복할 수 있었는지를 들려주기에
편안하게 들리면서도 울림이 있습니다.
마흔여섯 분의 이야기를 모두 이 글에 수록하고 싶은 마음이지만,
책으로 진한 감동을 얻으시길 바라기에 이야기로 만나보기를 추천드립니다.
이 중에서 몇분의 이야기를 빌어 대신하고자 합니다.
가수 양희은님이 왜 대학생때부터 가수의 길을 가게 되었는지를 들으면,
그분의 불우했던 어린시절부터 힘겹게 소녀가장을 해야 했던 이야기에 가슴이 찡해집니다.
다른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었던 노래에 더욱 그분의 간절함이 묻어나는 듯합니다.
개그맨 이동우님이 10년 전 망막색소변성증 진단을 받고 3년 전 실명을 하고 힘들어할 당시,
어떻게 삶의 의미를 찾았는지를 보며 저는 울컥했습니다.
이동우님이 힘든 시기를 겪고 있을 때 선뜻 안구를 기증하겠다고 나선 분이 있었는데 바로 근육병 환자였다고 합니다.
현재의 과학으로는 안구이식이 불가능하여 이식받을 수는 없었지만 그분의 남을 위한 사랑을 느끼며 힘을 얻고 절망에서 일어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방송인 김제동님은 토크쇼를 통해 참으로 우리네 이야기를 편하게 전달하면서 정작 말로는 표현 못하는 부분을 콕 찝어 대신 말해주어 고마운 분입니다.
'자기가 무엇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우주는 자네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네." 파울로 코엘료의 책 <연금술사>에 나오는 말로 저에게도 참 와 닿았던 문장입니다.
희망과 망상은 종이 한 장 차이임을, 희망은 바라고 노력하여 그것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고, 망상은 바라되 되지 않는다고 난 안된다고 주저앉는 것이라 합니다.
'일어나서 지금 시작하십시오. 온 우주가 여러분을 도울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딸에게 공부하라는 말 대신 백여 권의 문학전집을 선물해 준 엄상익님.
늦은 시간 <여자의 일생>을 읽다 잠든 딸 아이에게 이렇게 속삭이는 말을 혼자 하십니다.
'인생은 잠시 쓰러지더라도 곧 일어나 남과 비교하지 말고 그저 자기의 길을 묵묵히, 성실히 걸어가는 과정일 뿐이라고.'
이 책이 전해주는 제일 큰 메시지는,
내가 원하는게 무엇인지 꿈을 찾고,
목표를 향해 준비하고 나아감에 있어 어떤 시련도 이겨내면 그 끝에 꿈을 이룬 자신이 있음을 보여주고,
미래의 나를 보며 달려갈 수 있는 힘을 줍니다.
남과 비교하지 않고 내가 삶의 주인공이라는 자존감을 강하게 느끼며,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위해 끝까지 노력하면 어느덧 목표에 도달해 있음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이분들은 대부분 시골에서 태어나 공부하기도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자신만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기에 그 꿈에 다가가는 길이 열림을 체험하고 이로써 또 목표에 한발씩 다가가게 됩니다.
이에 반해 요즘 아이들은 너무나 편하게 꿈만 꾸면 되는 세대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너무 과잉된 경쟁 속에서 꿈이 뭔지도 모르고 오로지 대학, 취업만을 위해 하루하루를 살다보니,
삶의 의미를 느끼고 깨우칠 시기를 놓쳐버리는게 아닌가 안타깝기만 합니다.
저희 어머니도 제가 아이를 키우면서 너무 아이에게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며 가끔 안타까움에 내버려두라는 말씀을 하십니다.
부족해야 간절해봐야 알 수 있다는 어른들의 말이 요즘들어 생각납니다.
무엇이 간절한지 모르고 그냥 공부하는 아이들에게 꼭 이루고 싶은 목표와 꿈을 가지라고 하는 건 앞뒤가 바뀐 것임을 알아야 할 때입니다.
아이에게 모든 걸 다 해주는 부모가,
최선을 다한다고 아이의 길을 열어주는 부모라 하여도 거기까지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압니다.
아이의 꿈까지 대신 꿔 줄 수도 이루기 위해 노력해줄 수도 없으니까요. 그건 아이가 자신의 간절함에 땀방울을 보태야지만 가능한 결과물인 것을 알면서도 부모는 자신의 몫인양 같이 달리려고 하는 순간 문제가 생기는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아이가 학습을 하는 시기가 되면서 공부경쟁에 휘둘리게 되며,
내가 이루지 못한 것을 내 아이가 이뤄주기를 소망하며 아이에게 기대를 하게 됩니다.
아이 학습 관련 강의를 들으러 가서 나는 1등 못한 걸 왜 아이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어느 강사님의 이야기가 참 뼈아프게 와 닿았는데요.
그만큼 꿈을 이루고 사는 이들이 행복하기에 내 아이는 그런 길을 가길 바라는 사랑하는 마음에서였지만,
그게 오히려 아이들에게는 짐이 되고 독이 됨을 알게 됩니다.
그저 믿어주고 기다려주라는 말.
아이를 키우면서 수도없이 듣고 다짐했던 말이지만 참 지키기 어렵지요.
EBS 다큐로 방송 중인 공부 못하는 아이를 지켜보면서,
즐거움만이 아이에게 동기를 유발하고 스스로 공부하도록 만드는 것을 보고 놀랍기만 합니다.
아직 어린 아이들은 엄마주도학습이라는 말이 유행일 정도로 자기주도학습 전에 당연히 해야 하는 방법으로 통하는 요즘에,
내가 아이에게 하고 있는 학습법의 문제점들을 발견했습니다.
전문가가 하는 말씀 중에 제일 와 닿았던 "진실되게 믿으셔야 해요. 대충 믿으면 안됩니다."
맞습니다. 믿는다 믿는다 최면을 걸면서도 아이를 지켜보는 마음은 편하지가 않고 불안하니 제대로 믿는게 아닌게지요.
이제 남은 방송을 통해 해결책을 배워보려고 합니다.
부모입장에서 다가오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앞두고 있는 딸아이를 보는 마음은 여러 소문들에 걱정부터 앞섭니다.
중2병이라는 말로 그 무게감이 절로 느껴지는데요.
걱정도 기대도 내려놓고 온전히 내 아이를 바라보고 내 아이의 목소리레 귀 기울인다면,
내 아이도 꿈을 꾸고 자신의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여기서 부모의 역할은 힘든 시기에 같이 울어주고 공감해주는 마음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저도 이제 이런 마음가짐으로 아이를 대해야겠다고 다짐해봅니다.
지금 초등 2학년 겨울방학을 맞이한 딸아이는,
3학년 예습도 하고 전집도 몇 질 읽어주길 바라는 제 바램과는 다른 일정을 보내고 있습니다.
미니어처 만들기에 빠져 자유시간 대부분을 동영상을 보고 만들기에 심취해있지요.
무언가 자신이 좋아하는 것게 빠져들어 배우는 즐거움을 느끼고 있는 딸아이를 보면서,
공부도, 꿈도 결국 이와 같이 자신이 원해서 해야 하기에 지켜보고자 합니다.
<별이 빛나는 건 흔들리기 때문이야>는 부모가 먼저 읽고 아이에게 전해준다면 부모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리라 생각합니다.
너의 꿈을 응원한다고,
오롯이 너의 존재를 사랑한다고 말이지요.
[ 샘터 물방울서평단을 통해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후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