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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폴리탄 미술관 ㅣ 역사와 친해지는 세계 문화 답사
조성자 글.사진, 선현경 그림 / 시공주니어 / 2014년 10월
평점 :
올해 기회가 되어 근처 도서관에서 예술인문학을 들었어요.
세계의 명화명작들을 시대순으로 작가순으로 강의를 듣는 시간이었는데요.
화가들의 일대기도 들으면서 세계사까지 아우르는 강의여서 작품을 더 깊이 있게 이해하는 시간이었어요.
그동안 아이 키우면서 유명한 전시가 할 때면 아이 손을 잡고 가곤 했는데요.
너무 준비없이 가서 보고 오는 것으로 만족했구나 반성하는 시간이었지요.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즐겁다는 말을 실감하면서,
강의를 들은 이후에는 전시를 보러 가기 전에 꼭 한번씩 작가에 대해 알아보고 가게 되었어요.
그러면 눈에 안 보였던 숨은 볼거리를 즐길 수 있어 더욱 기억에 남는 전시가 되더군요.
아직은 그렇게 준비성 있게 볼 정도로 열의가 넘치지 않는 초등2학년 주현이지만,
엄마가 들려주는 그림 속 숨어 있는 이야기는 귀를 쫑긋하고 들어줍니다.
그렇기게 엄마가 더 많이 알고 가면 갈 수록 아이는 더 즐길 수 있는 게 또 전시회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은 그런 엄마에게 너무 필요한 작품의 이해를 아이 수준에 맞게 설명해주고 있어 좋았어요.
물론 주현이가 직접 읽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아직은 전체적으로 다 읽기에는 버거워해서 주현이가 좋아하는 고흐, 피카소, 모네, 드가 등 작가가 나오는 부분을 펼쳐서 작품에 대한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으로 했어요.
먼저 이 책을 지은 조성자 선생님은 몇 년 전 맨해튼 가까이에 있는 뉴저지에 머물면서 다섯 달 동안 살게 되었대요.
그때 주말마다 미술관에 가서 작품들을 보고 돌아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관한 책을 내셨는데요.
다음에 다시 가 보니 미국관도 생기고 더 많은 예술품을 담고 싶어 다시 머물면서 더 많은 작품을 수록한 이 책을 출간하셨다고 해요.
그만큼 선생님의 시간과 노력, 열정이 가득한 책이라고 하니 더 빨리 읽고 싶어지더군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대해서 전체적으로 설명을 들어보면,
세계에서 손꼽히는 미술관 중 하나로 미국에서 가장 큰 미술관이에요.
여기에 있는 예술품들은 19개 부분으로 나뉘어 236개 전시실에 보관되어 있답니다.
고대 이집트와 그리스 로마 시대의 조각상, 중세와 유럽과 미국의 명화들, 중국관, 일본관, 동남아관에 이어 한국관까지 생겼대요.
한국관에는 우리나라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400여 점의 미술품을 볼 수 있다고 하니 세계 사람들에게 한국의 문화 예술을 알리는 역할을 하는 곳이기도 해요.
미술관의 구조에 맞춰 설명을 하되 역사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을 해 주신다고 하니 쫓아가봅니다.
이야기는 선생님이, 미술관에 상주하는 먼지 '뭉치'가, 작품 속에 있는 상징물들인 메두사, 독배, 글라디올러스 꽃 등이 등장해서 친숙하게 설명을 도와주고 있어요.
이집트 미술관이에요.
여기서 놀라운 건 이집트에 세워졌던 유적들을 그대로 옮겨 보존하는 기술이있어요.
텐두르 신전 역시 댐 건설로 물에 잠길 위기에 처해 호수 옆으로 옮겼다가 이집트를 도와준 미국에게 감사의 표시로 선물했다고 해요.
이집트의 고대 신전을 미국의 메트로폴리탄에서 그대로 볼 수 있다니 놀랍기만 하네요.
메두사의 이야기는 익히 들어 알고는 있지만,
작품 속에서 메두사의 입장에서 듣는 이야기는 또 다른 재미가 있군요.
그리스 신화 속 페르세우스가 자신의 목을 베어갈 수 밖에 없었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단순히 조각상 하나만을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이 상황 속의 이야기를 들으니 더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페르세우스의 모자, 섬세한 신발, 고통스러운 메두사의 표정까지. 확대된 사진으로 보며 이야기를 들으니 눈앞에 생생하게 재연되는 듯합니다.
서양미술사의 전체적인 흐름을 들을 수 있어 또한 좋았어요.
역사가 발달한 순서에 따라 미술사의 변천을 알려주고 있어 연대를 이해하기 수월합니다.
로마네스크 미술에서 고딕 미술, 르네상스 시대의 바로크 미술,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로코코 미술, 신고전주의 미술, 19세기 낭만주의 미술과 사실주의에서 입체주의까지, 피카소로 대표되는 인상주의, 현대의 초현실주의까지를 쭈욱 훑어 흐름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전시회를 갈 때 특정 시대의 미술사에 대해서만 보는 경우가 많다보니 전체적인 흐름을 익히기가 쉽지 않은데요.
이렇게 한번 제대로 익혀둔다면, 어느 전시회를 가도 전체 세계사 속에서 차지하는 역사적인 배경까지 아울러 깊이 있게 이해하는 시간을 갖을 수 있겠습니다.
<아르놀피니의 결혼>은 워낙에 미술동화책으로도 자주 접한 그림이다보니 주현이도 아는 척을 해 줍니다.
미술동화에서는 결혼풍속을 소개하면서 거울 속에 비친 주인공들과 화가의 모습을 발견하는 재미였다면,
이 책에서 소개하는 것은 얀 반 에이크가 최초로 안료를 기름에 섞어 그림을 그렸고,
물감이 천천히 말라 더욱 섬세한 표현을 할 수 있었음을 아는 시간이었어요.
이젠 이 그림을 볼 때면 섬세한 색감까지도 눈여겨볼 수 있겠지요.
주현이가 제일 좋아하는 반 고흐와 그의 작품이에요.
<사이프러스 나무>를 그렸을 당시 병원에서 힘든 상황에서 그렸던 그림임을 들으니 그의 고통이 물결치듯 느껴지더군요.
이 작품만 봤을 때는 역시 고흐다운 그림이다 정도의 느낌이었다면, 이젠 고흐의 인간적인 고뇌까지도 전해지겠지요.
이와 같이 작품은 시대적인 배경부터 작가가 처한 현실과 감정들이 고스란히 녹아들었음을 안다면,
전시회에 가서도 그냥 잠시 보고 올 수가 없겠지요.
아는 만큼 그 작품 앞에 머물러 그 시대를, 그 작가를 떠올리며 전체 작품을 감상하고, 세밀하게 나누어서 오래오래 작품감상을 할 수 있겠어요.
한국관은 최근에 생기다보니 아직 많은 작품이 전시가 되지 않은 탓에 소개글이 다른 관에 비해 적어 아쉬웠답니다.
앞으로 더 많은 한국의 예술품들이 많이 전시되어 세계 속에 아름다움을 알릴 수 있기도 바랍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미술관에 갈 계획이 있는 이들이 미리 살펴보고 더 깊이 있게 예술품을 이해하기를 바람을 적었는데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대한 이야기지만 전체적인 세계사와 예술문화의 흐름을 알려준 책으로 다른 미술관을 가더라도 큰 길잡이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보여집니다.
요즘은 미술관을 어려서부터 부모 손을 잡고 자주 가는데요.
가기 전에 부모님이 먼저 이와 같은 예술안내 책을 읽고 간다면,
아이에게 더 없이 즐거운 세계문화여행을 선물해주리라 기대합니다.
저 또한 앞으로 미술관을 갈 때마다 아이와 같이 사전 지식을 찾아보며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끼도록 하겠습니다.
[ 시공주니어북클럽에서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된 후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