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걸 씨 내친구 작은거인 41
장영복 지음, 서현 그림 / 국민서관 / 201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고양이를 좋아하는 엄마 영향일까요?

주현이는 길고양이들과도 눈 마주치길 좋아하는 아이에요.

등교길에 항상 들르는 곳은 근처 문구점에서 길 고양이에게 잠자리와 먹이를 주는 평상 밑이에요. 오늘은 있나 하고 허리를 수그려 살펴보곤 하지요.

얼마전엔 근처 아파트 화단에서 엄마랑 똑같이 생긴 새끼고양이가 빼꼼히 얼굴을 내밀어서 한참을 들여다보고 등교했지요.

그런 주현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 <고양이 걸 씨>를 만났어요.
 

아기 길 고양이를 집으로 데려와 키우게 된 아이.

아픈 엄마도 아기 고양이가 마냥 이뻐 허락하지요. 못마땅한 아빠도 끝내는 아기 고양이의 매력에 빠져든답니다.

거인국을 방문한 성은 '걸'씨 이름은 '리버'로 이름붙여주어요.

 
마치 아기를 다루듯이 애틋한 아이와 엄마, 아빠의 모습을 그리고 있어요.

동생이 없는 아이에겐 정말 아기 동생처럼 느껴지겠지요.

걸리버를 돌보듯이 내가 아기였을 때 엄마도 이랬을거라는 걸 짐작하게 되는 아이.

역시 경험만큼 와 닿는 건 없나봅니다.

 
아기가 아파 돌보듯 피부병에 걸린 걸리버에게 약을 몰래 사료에 섞어서 먹이며,

아이는 내가 어렸을 때 딸기시럽을 어찌 먹었는지 엄마의 말을 통해 기억을 떠올리며 웃음을 짓지요.


링거 주사 맞는 걸리버를 보며 눈물이 나는 아이.

걸리버 고기 한 점 더 먹이려고 김치랑 밥 먹는 아이.

이 마음이 부모의 마음, 바로 사랑이겠지요.^^

 
제가 고양이를 좋아한 이유 중의 하나.

바로 이 도도함 때문이라지요.

아는 척 하지 않아야 살짝 와서 털을 한번 비벼주고 가는 양이.

갸르릉 거리며 마음을 전하는 양이.

이건 아는 사람만 알 수 있는 양이의 매력이지요.


버릇없는 아이처럼 콧대가 하늘만큼 올라간 걸리버.

그래도 마냥 예쁘기만 한 걸리버지요.

이런 걸리버를 위해 발톰을 손질해주고, 마차를 몰아주고, 요리를 하는 가족들의 애정어린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어요.


하지만 한달 내내 감기로 고생하다 결국 두드러기까지 난 엄마의 건강 때문에 다른 집으로 보내야 하는 걸리버.

아이의 애틋한 마음이 전해지고, 걸리버가 아이의 등을 움켜쥔 뒷모습이 안타깝네요.
 

고양이를 비롯해 애완동물을 길러봤으면 아는 마음.

새끼때부터 애지중지 기르면서 아픔도 기쁘도 함께 나눴던 순간들.

어쩔 수 없이 헤어져야 하는 때의 그 먹먹함이란.

내가 보살펴줘야 하는 나보다 여린 존재를 키우며 아이는 많은 감정들을 느끼고 성장하게 되지요.
 

<고양이 걸 씨>는 아이 가족과 걸리버의 만남부터 서로 같이 한 기억들을 시간 순대로 고스란히 기록하고 있어요.

마치 동영상을 찍어 놓은 듯, 상활들이 생생하게 전달이 됩니다.

눈물바다로 익숙한 서현님의 그림이 마치 스냅사진처럼 보여 더욱 좋았어요.

 
<고양이 걸 씨>를 읽으면서 주현이는 얼마 전까지 길렀던 햄스터 라라와 페페를 떠올렸겠지요. 마음 아파할까봐 햄스터 얘기는 꺼내지 않았어요. 대신 제가 길렀던 양이 이야기를 중간중간 들려주었답니다.

읽는 내내 전 가슴이 아팠답니다.

사실 결혼 전부터 2년 정도 키운 양이 아로를 남편의 털 알레르기 때문에 결혼 후에 다른 곳으로 보내야 했던 때가 떠오르더군요.

그때 저도 남편 원망도 참 많이 했더랬지요.

 
책을 읽는 내내 주현이랑 아로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예전에도 들려주긴 했지만 한번도 보지 않은 아로에 대해 동요하지 않았던 주현이도 <고양이 걸 씨>를 읽으면서는 걸리버가 아로인양 자꾸 묻네요. 

그래서 동시집을 읽고 나서는 아로 사진도 같이 들여다보았어요.

평생 같이 살자고 데려왔던 아로와 헤어지면서 저도 아이의 엄마처럼 잊어버릴까봐 사진첩까지 만들어 놓았거든요.

마음이 아파 서랍 깊숙이 넣어두었던 사진첩을 보니 어느새 전 아로와의 추억을 되새기고 있네요. 

  
[국민서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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