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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재이모의 사계절 뜰에서 ㅣ 아름다운 우리 생활 문화 2
이효재.채인선 지음, 김은정 그림 / 살림어린이 / 2014년 4월
평점 :
효재님은 항상 뵐 때마다 정말 곱다는 말이 먼저 나오는데요.
주위에 있는 생활 소품을 활용하여 인테리어 센스도 좋으시고 살림도 잘 하신다는 건 알았는데, <효재 이모의 사계절 뜰에서> 소식을 들이니 효재님의 뜰에 놀러 가고 싶어져서 주현이랑 가 보았습니다~~
표지부터 가득한 먹거리에 꽃과 나뭇잎들.
효재 이모와 아이가 다정하게 바구니에 들고 가는 것도 사계절 음식이겠지요~
먹보양 주현이의 호기심이 제대로 발동하여 페이지 넘기는게 급합니다.
성북동에 살고 있는 보조개는 우연히 길에서 마주 친 이웃 사촌인 효재 이모의 부탁으로 정원에 물을 주러 가게 되어요.
정원에 들어 온 순간 봄의 꽃들이 가득이군요. 살구꽃, 앵두꽃, 목련, 금낭화, 붓꽃, 찔레꽃... 이름은 몰랐어도 보았던 걸 짚으며 아는 체도 하는 주현이에요. 엄마도 제대로 하나하나 익혀봅니다.
성북동에 가면 진짜 효재 이모가 있냐면서 자기도 가고 싶다고 보조개가 부럽다는군요. 저도 부러워지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인연이 되어 효재 이모의 뜰에 놀러가면서 사계절을 나며 꽃이며 풀이며 계절별 과일, 음식까지 두루두루 알아가는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효재 이모와 보조개의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하나 둘 모르던 자연을 관찰하고 그들의 이야기가 들려온답니다.
살림꾼 효재 이모님답게 간단하지만 건강에 좋은 계절별 요리들을 선보여요.
둥글레 차 만드는 방법, 딸기잼 만들기, 딸기쉐이크 만들기, 녹차 케이크 만드는 법까지 다양합니다.
아이인 보조개도 충분히 따라할 정도의 난이도라 주현이도 나도 하고 싶다는 말부터 하네요. 이 중에서 딸기잼은 올해도 엄마랑 같이 만들었다며 뿌듯해하는군요.
딸기 이야기에서는 성장 촉진제를 넣어 기른 온실에서 자란 큰 딸기들이 건강에는 좋지 않다는 것도 알려주지요. 하우스 딸기를 먹다보니 익숙해져 둔해진 부분이 있는데요. 엄마도 다시금 자연에서 키운 소중한 먹거리에 대해 생각해 보았어요.
마침 올해 옥상 미니텃밭에 딸기를 심어서 한 알 한 알 영글어 따 먹는 재미가 쏠쏠한 주현이인지라, 직접 길러 먹는게 얼마나 맛난지 안답니다.
딸기꽃도 지금도 두 송이 새로 피어 있어 곧 먹게 될 거라고 기대하고 있답니다~~
딸기 알이 작긴 해도 정말 달콤, 새콤하니 맛이 꽉 차 있어요.^^
연꽃과 같은 수생 식물이 물 속에서 이산화탄소를 받아들이고 산소를 내뿜는 광합성 작용을 해서 물이 자연적으로 정화되는 것도 알려주고 있어요.
이걸 보니 수중 식물이 참 고맙게 느껴지네요.
연꽃, 개구리밥 말고는 접해보지 않은 식물들이라 차근차근 이름과 그림을 함께 보아주었어요.
꼬마 효재 이모가 뜰에서 놀던 1000가지도 넘는 놀이들을 보조개와 함께 해요.
봉숭아 물 들이기, 분꽃 씨를 터트려 고운 가루가 나오게 해서 분 바르기, 아까시 줄기로 파마하기까지.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자연과 함께 하는 놀이가 가득이네요.
주현이 유아 때부터 사 준 장난감들을 보면 000인형 미장원 놀이부터 해서 최근엔 미술용품으로 화장을 해 주고 있더라구요. 보조개를 보고 있으니 주현이가 한 놀이들이 자연에서 해야 하는 놀이인데 인위적으로 하게 해서 미안한 마음도 들었답니다.
봉숭아 물을 들이고 첫 눈 올 때까지 손톱에 남아 있으면 첫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얘기를 해 주니 정말? 합니다. 그러면서 자기는 아직 첫사랑이 없어서 안해도 된다네요. ㅎㅎ
저도 중학교 때까지는 엄마랑 밤에 손톱에 물들이고 비닐로 싸매고 자는 인내의 시간을 거쳐 이쁜 물을 들였던 기억이 새록새록합니다. 올해는 주현이랑 같이 예쁘게 물들여봐야겠어요~
가을이 되어 나뭇잎을 모아 말리니 이렇게나 다양합니다.
주위 공원에서 가을마다 주워 오는 것들은 너무 종류가 없구나 싶었어요.
올해는 산으로 가서 다양한 나뭇잎도 모아 보아야겠어요.
겨울에는 김장하기, 화롯가에 둘러 앉아 가래떡 구워 먹기, 고드름으로 칼싸움 하기, 썰매 타기, 뜨개질 하기 등등 효재 이모의 놀거리가 계속 이어집니다.
사계절 내내 하나씩만 자연과 놀아도 365일이 모자랄 정도로 신기한 놀거리가 가득한 마법같은 효재 이모의 사계절 뜰이랍니다.
마당 있는 집이 많지 않고 텃밭도 쉽지 않은 아파트에서 주로 생활하는 아이들이 얼마나 답답할까 느껴지는 시간이기도 했어요.
유아 때부터 자연 관찰 책으로 배우는 자연이 재미 있을리가 없는데도 지식으로만 접해주려고 했던 게 미안한 마음도 들었답니다.
옥상에 꾸민 미니 텃밭 덕분에 조금은 자연과 가까이 할 수 있어 다행이다 싶구요. 앞으로는 산으로 들로 주현이와 함께 많이 나가야겠어요.
<효재 이모의 사계절 뜰에서>와 함께라면 낯선 풀과 꽃이 있어도 걱정 없겠지요~~
이 책을 읽고 나서 부쩍 꽃이며 풀에 관심이 가는지 이렇게 꽃 차에 풀 전을 만들어 한 상 차려내어 주네요.
주현이가 만든 자연밥상을 보니 자연은 보는 것만으로도 만지는 것만으로도 우리에게 건강함을 주는군요.
앞으로 더 다양한 자연밥상도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