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 하브루타 경제교육 - 유대인 자녀들은 어떻게 경제를 공부했을까 하브루타 교육 시리즈
전성수.양동일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4년 4월
평점 :
품절



어릴 때부터 경제교육을 시켜야 할 필요성은 알지만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방법부터 망설이게 된다.

유아 때부터 읽히는 경제동화도 기웃거려 보지만 돈에 대해서 정확한 개념도 없는 아이에게 경제입문은 멀기만 하다.

나 또한 어릴 때 특별히 부모에게 가르침을 받은 건, 물질적으로 풍요롭지 않은 때이다 보니 아껴쓰고 저축하라는 정도였다. 이후 학교에서 경제 과목을 통해 배우기는 하지만 소비, 지출 단어부터 어렵구 암기과목으로 치부하여 잊혀져버린지 오래다.

실제 성인이 되어 취업을 하여 경제활동을 하게 되는 시점에서야 비로소 진정한 경제를 맞닥뜨리게 된다. 어떻게 돈을 벌고 써야 하는지 몸으로 터득하다보면 힘들게 버는 만큼 모이지 않는 돈의 실체를 보기 시작한다.

가난한 시절에 더 힘들게 살았던 우리의 부모 세대는 자녀들에게만은 입히고 먹이고 공부하는데 있어서는 물심양면 지원해주셨다. 그런 환경에서 자라다보니 필요할 때마다 말하면 아껴쓰라는 당부는 뒤로 하고 어느새 돈은 공기처럼 사라지기 일쑤다.


이런 경험을 가졌기에 더더욱 아이에게는 경제관념을 심어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이제 초등학교 2학년. 초등학교 입학과 동시에 본인 소유의 학용품과 장난감을 사기 시작하면서 세뱃돈, 친지들이 주는 용돈도 알뜰하게 챙기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돈의 단위와 개념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돈만 있으면 원하는 걸 살 수 있다는 생각만 했지, 왜 필요한지를 따져서 적절하게 사용하는 방법은 모른다는 것이다. 자연스레 하게 되는 잔소리는 "집에 있어서 안 돼, 너한테 필요한 게 아니야."로 부정적인 반응으로 대처하게 된다.

과연 아이는 제대로 경제개념을 받아들이고 있는 걸까? 이렇게 해서야 내가 받아온 경제교육과 별반 다를게 없어보이니 조바심이 난다.부모부터 제대로 경제를 공부해야 아이에게 가르쳐줄 것이 아닌가?

그런 내게 반갑게 온 책 <유대인 하브루타 경제교육>을 만나보았다.


세계경제를 쥐고 있는 유대인의 하브루타 경제교육이라니 '하브루타?' 생소하지만 무한 믿음이 가면서 배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꼬마 버핏의 조기 경제 교육법을 어디 한번 배워보자~~
 

유대인의 경제적 성공 비결은 자녀들에게 어려서부터 경제교육을 시키는 데 있다.

특히 아버지를 통한 조기 경제 교육이 중요하다.

아버지의 필독도서가 되어야 할 책으로 이어서 아빠가 읽도록 건네줘야겠다.^^


하브루타란 짝을 지어 질문하고 대화, 토론, 논쟁하는 유대인의 전통 학습법이다. 부모와 자녀가 짝을 이루어 질문하고 대답하는 방식으로 경제교육 또한 어려서부터 자연스레 진행이 된다고 한다.

이 책에 수록된 하브루타에 대해 낱낱이 살펴보고 따라해 보면 방법을 익힐 수 있으리라 기대치가 높아졌다.
 

공동저자인 양동일님은 6개월 동안 자녀들과 가정에서 하브루타 경제교육을 진행한 예를 다양하게 수록하고있다.

주로 탈무드의 이야기를 아버지가 스토리텔링으로 이야기를 건네고 이어서 하브루타 방식으로 부모와 자녀가 서로 짝을 이루어 질문하고 대답한다. 물론 아이가 처음부터 모든 이야기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기에 하브루타 방식이 얼마나 유용한지 무릎을 치는 순간이 온다.

아빠는 답으로 향하는 여정을 전혀 채근하지 않고 적절한 질문으로 이야기의 흐름을 이어간다. 중간중간 아이의 답에 맞장구도 쳐 주고, 다르게 생각할 거리도 던져주면서 아이의 생각주머니를 키워주고 있다.

그동안 내 아이와 했던 대화들이 원하는 답까지 가기 전에 끝난 이유를 알겠다. 마음이 급한 엄마는 아이의 답을 기다리지 못해 빠르게 결론을 내려 이야기를 마무리하곤 했으니 말이다. 여태까지 수없이 중도에 포기했던 하브루타 방식들이 떠올라 안타까웠다.


유대인의 경제교육은 돈을 버는 방법보다 돈을 쓰는 방법을 먼저 가르친다.

돈을 쓰는 방법은 바로 금전을 나누고 베푸는 자선활동이다. 

자녀들에게 자선활동을 강조하는 유대인의 부모들. 남을 돕고 금전을 나누는 것을 집단 무의식처럼 대대로 이어온 그들의 정신이 참으로 존경스럽기까지 했다.

 
자선기금은 스스로의 노동을 통해 벌어서 하도록 하여 노동교육은 경제교육으로, 경제교육은 리더십교육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이런 경제교육의 알고리즘을 이해하고 배운다면 경제교육을 통해 우리 인생에 있어 필요한 모든 것을 익힐 수 있겠다 생각하니 경제교육의 중요성을 실감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으레 한번씩 맞닥뜨리는 상황이 온다.

용돈은 언제부터 얼마씩 줘야 할까?

용돈을 잘 관리하는 방법은 어떻게 가르칠까?
 
얼마전부터 용돈을 달라는 아이에게 일주일에 천원씩 주지만 그 돈으로는 정작 딱히 뭘 살 수도 없기에 결국 군것질을 하기 일쑤다. 또 돈이 있다보니 써야한다는 생각이 강해 뭘 살까 궁리하기까지 하니, 용돈의 원래 용도에서 크게 벗어나는지라 고민스러웠다.

용돈을 절대 부모가 그냥 줘서는 안된다는 점. 아이가 용돈벌이를 할 수 있는 항목들을 정해 정당하게 돈을 버는 방식으로 이어지는게 너무 맘에 들어 바로 주현이에게도 보여주고 제안을 하니 흔쾌히 받아들인다.

 
책 속의 언니와 동생의 집안일 돕기 항목을 참고해서 주현이의 용돈 리스트를 정해보았다.

마지막 항목은 아빠의 요구 사항이 적극 반영되었다. 아빠에게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하는 정도에 따라 금액을 달리했다.ㅎㅎ 이 기회에 둘의 사이가 돈독해지기를 바란다.^^
 

앞선 불로소득과 노동교육에 이어 유대인 경제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흥정하는 것과 장사체험이다.

저자는 자녀에게 직접 돈을 벌 기회를 주기 위해 나눔장터를 적극 활용하였다. 수입의 일부는 가장 가까운 친척인 외할머니에게 용돈을 드리는 모습이 흐뭇했다.

유대인의 나눔의 우선순위는 조부모에서부터 형제, 일가친척, 이웃, 지역사회, 나라, 외국으로 확대해 나간다.

우리는 이와 반대로 외국, 나라, 지역사회 순으로 거꾸로 가고 있는 건 왜일까 의문스럽다. 제대로 된 경제교육의 밑바탕인 나눔 교육부터 다시해야 하는 건 아닐까?


마침 지난 달 우연히 알게 된 나눔장터를 통해 주현이도 친구들과 함께 장사를 경험하게 되었다.

물론 처음이다보니 가격 책정도 어설프고 물건값 흥정도 주인 마음대로 하다보니 큰 소득은 없었다.

주위 나눔장터를 오가며 필요한 물건을 싸게 샀다고 흥분하는 아이를 보면서 '꼭 필요한 물건이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든게 사실이다.


그날 팔고 사고 남은 순수익금은 8500원이었고, 굿네이버스에서 나눠 준 저금통을 통해 나눔을 실천하였다.

지금까지는 부모가 대신 동전 채워주는 걸 당연하게 생각했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노동교육과 진정한 나눔을 배울 수 있었다.

한번 경험을 했을 뿐인데도 다음에는 물건 품목부터 시장경제에 따른 가격 책정까지 다르게 할거라고 벌써부터 계획이 많다. 앞으로 정기적으로 열릴 아이의 나눔장터가 기대된다.


앞선 경제교육은 다시 리더십교육으로 이어진다.

이웃을 돌아보며 이웃 사랑을 실천하고 공동체에 헌신하게 하는 것이 바로 리더십 교육이다.

나를 위해 물건 값을 깎고 흥정하는 것이 아닌  많은 이윤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공동체를 위한 박애정신에 기반한다고 하니 유대인의 경제개념은 기본부터 남다르다.

 
자녀의 용돈 기입장을 보면서 어떻게하면 더 아낄 수 있었을지를 질문하고 답하는 것을 보면서, 수입과 지출을 파악하고 더 나아가 통제할 수 있도록 경제교육을 이끄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주현이도 이제 용돈벌이를 시작하는 시점이니 하브루타 경제교육법에 따라 질문과 토론으로 더 나은 지출을 위한 노력을 할 수 있도록 격려해야겠다.

 
유대인에 대해서도 그들의 역사부터 시작해서 왜 경제교육에 눈을 뜨게 되었는지 연결고리를 이어 설명을 하여 이해를 돕고 있다.

무엇보다 전통적으로 이어오는 하브루타 교육 방식에 따라 조기 경제교육을 대물림해 온 위대한 힘이 세계 전체 인구의 0.2% 해당하는 1,500만 명이 세계 경제와 금융을 휘어잡은 근간이 된 것이다.

 
돈에 대한 탈무드의 많은 격언만 보아도 금욕과는 거리가 멀다. 유대인들은 돈에 대한 생각부터가 대부분의 다른 민족들과 다르다.

유대인은 어려서부터 돈의 소중함과 돈이 만들어 내는 힘을 배운다. 번 돈의 10분의 1을 기부하는 데서 알 수 있듯이 탐욕이 아니라 정직과 근면에 바탕을 둔 돈벌이를 생활하고 있다.


유대인 아빠는 계속 대화를 이어간다. 이렇게 짝을 지어서 질문하고 대화, 토론, 논쟁하는 것을 하브루타라고 한다.

​아빠는 거의 질문밖에 하지 않고 생각을 모두 아이가 해서 판단도 아이가 하게 했다.

​아이에게 좋은 답이 나올 때까지 지속적으로 질문한다. 이야기를 경제와 연결시키고, 돈과 연결시키고, 지혜와 연결시켰다.

​하브루타는 승자를 찾는 것이 아니라 논쟁하고 경청하고 사고하는 방법을 배우게 한다.

​하브루타를 통해 교육이 이루어진다면 우리의 경제교육도 유대인과 같은 길을 가리라 기대해본다. 그러기 위해 지금 부모가 해야 할 일은 아이에게 끊임없이 질문하고, 아이와 대화하고 토론하고 논쟁하는 것이리라.

아이에게 비전을 갖고 꿈을 이루기 위해 구체적인 노력을 실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냥 막연한 꿈은 그냥 정말 꿈으로만 남을 뿐이다. 성공하는 사람들을 통해 1만 시간의 경험을 접할 때마다 꿈을 이룬 이들의 노력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우리 또한 그런 노력들로 모인 시간들의 끝에서 우리의 꿈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가정에서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경제교육의 방법으로 끊임없이 왜라는 질문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부모와 수평관계를 유지하여  타협, 협상 능력을 길러주는 시간으로 식사 시간을 권하고 있다.

식탁 공간이 아이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마음껏, 경계선을 넘어서까지 펼칠 수 있게 해 주는 공간이냐, 아니면 오히려 생각을 제한하고 한계를 짓는 공간이냐 역시 부모의 대응에 달려 있다. 특히 그 부모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느냐에 좌우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식탁에서는 어떠한 의견도 자유롭게 하브루타 방식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는 중이다. 밥만 먹는 시간이 아니라 아이의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경제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하니 더 없이 중요한 시간으로 다가온다.

이 책을 남편에게도 권해주어서 아버지가 이끄는 하브루타 경제교육을 제대로 실천해 보고 싶다. 자연스레 깊이 있는 대화를 통해 부녀 사이 또한 신뢰감이 쌓이고 살가워지리라 기대한다. 엄마인 나 또한 하르부타 방식으로 아이와 끊임없이 소통할 생각에 설레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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