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생님을 돌려주세요 시공주니어 문고 1단계 58
류호선 지음, 현태준 그림 / 시공주니어 / 201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제 초등 2학년이 되는 주현이한테는 지난 1년을 돌아볼 수 있는 책으로 <우리 선생님을 돌려주세요>를 만나보았어요.

"왜 선생님을 돌려달라는 거야?"

"선생님이 어디 가셨나?"

궁금증을 잔뜩 안고 보기 시작했답니다.

 

엄마가 외출한 사이에 이미 택배로 받아서 미리 읽고 있던 주현이.

너무 재미나다며 깔깔댑니다.

외출할 때에도 읽던 책이라며 들고 나가서 전철에서도 열심히 읽어주네요. 문고판이라서 사이즈도 작고 가벼워서 가지고 이동하면서 보기에도 좋더군요.
 
그러더니 그림이 어디서 많이 봤다며 1학년 때 읽은 <반짝>이랑 같은 그림이라며 바로 알아차리네요. 안을 살펴보니 역쉬~~ 현태준 선생님의 그림이군요. 그림 읽기는 엄마보다 한수위입니다.^^

류호선 선생님은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현직 교사시군요. 아이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분이 쓰신 책이라면, 학교 생활의 첫 걸음을 내딛는 아이들의 심리부터 학교생활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꿰뚫고 있으시겠지요.
 

혼자 읽기를 낮에 어느 정도 했는데요.

잠자리 독서로 엄마에게 처음부터 다시 읽어달라고 부탁하네요.

엄마가 읽어주면 더 재밌다면서요~~^^


엄마도 주현이 입학을 떠 올리며 읽어내려갔어요~

주현이도 입학선물로 받았던 책가방이며 새옷, 학용품, 실내화 등등을 떠 올리며 읊어주네요.


학교 가는 첫날.

또실이의 흥분상태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요.

몇분 간격으로 잠에서 깨고 양을 세어도 잠을 이루지 못하는 또실이.

양을 탑으로 쌓는 또실이를 보며,

"난, 양을 울타리에 한마리씩 가두는데~~" 합니다.

"아~ 주현이는 울타리 안에 넣는구나. 엄마는 한마리씩 휙휙 날아가게 세는데. ㅎㅎ"
 

"주현이도 입학식 날 잠을 못 이루었어?" 물어보니,

"아니~~ 난 잘 잤는데~~" 합니다.

그때 주현이는 엄청 일찍 일어나긴 했어요. 시간이 아직 멀었는데도 서둘렀지요. ㅎㅎ

 

또실이는 학교가는 형아처럼 스스로 세수도 하고 머리모양도 만들고 옷도 직접 챙겨 입어요.

하지만, 엄마는 또실이의 노력을 몰라주고 입학식에 입을 법한 평범한 스타일로 바꾸어주지요.

이 대목에서 참 아이와 어른의 생각이 다르구나 느꼈어요.

아이가 원하는대로 해도 좋을텐데, 어른들의 시각으로 정형화된 틀을 일찍부터 강요하게 되는구나 하면서 저도 돌아보게 되더군요.

저도 여느 엄마들처럼 여자아이라고 긴 머리에 머리띠, 원피스, 코트, 구두를 신겼거든요.^^;


처음 학교에 갔을 때의 놀라움을 또실이의 시각으로 그대로 볼 수 있는 부분이에요.

유치원과 비교도 안되게 큰 건물, 넓은 운동장, 많은 아이들, 많은 선생님까지, 모든게 다 크게 놀라운 광경이지요.

주현이도 처음 학교 예비소집일에 갔을 때 이 곳에서 공부하는거냐며 놀랐었지요.

입학식 날 대강당을 보고는 또 눈이 휘둥그래지구요.


입학식 날 제일 큰 관심은 담임선생님이 어떤 분이실까지요.

역시 또실이 옆반에는 승무원같이 예쁜 선생님과 태권도 관장님처럼 멋진 남자 선생님이세요.

그런데, 그런데 말이지요. 또실이네 반 선생님은 덩치도 산처럼 크고 하마 같은 큰 입에 오랑우탄 같은 숱 없는 단발머리, 코끼리처럼 짧고 굵은 다리, 목도리를 두른 것 같은 목주름. 늙은 할머니 선생님이에요.

또실이는 울상이 되어버리지요.


아이이다운 발상이 돋보이는 부분이에요.

옆반 선생님이 좋아 그반으로 가서 자기를 받아달라고 이야기하는 엉뚱함과 용기.

주현이도 그런 마음은 있었지만 그러지는 않았다고 하네요. 이 부분에서 대리만족을 느꼈을까요. 그리고 그렇게 해도 변하는 건 없다는 것도요.

이제 본격적인 또실이의 마음이 표현되고 있어요.

선생님의 행동 하나하나가 못마땅 심리가 선생님을 하마, 코끼리, 오랑우탄으로 바꾸며 유쾌하게 표현되어요.

이 부분에서는 존 버닝햄의 <지각대장 존>이 떠오르더군요. 결말이 어떻게 됐더라 하면서 <우리 선생님을 돌려주세요>는 어떻게 될까도 중간중간 이야기를 나누어보았어요.

아이들의 상상력은 참으로 놀랍지요. 현실처럼 되어버린다고 생각하면 선생님의 변신이 얼마나 끔찍하고 싫겠어요.

싫다싫어할 수록 점점 더 상황은 악화되고...

또실이는 자기가 한 생각 때문에 선생님이 변했다고 생각하게 되지요.

"저런 선생님보다는 오랑우탄이 낫겠네!"

정말 또실이가 생각한대로 마법같은 일이 벌어진걸까요?


어느날 깜쪽같이 사라진 오랑우탄.

교실엔 평화가 찾아온 듯하지요.

아이들에게 변화가 일어납니다.

또실이네 반 아이들은 선생님이 지도했던 대로 알아서 손도 깨끗이 씻고, 우유도 남김 없이 마시고, 일기도 쓱쓱 쓰고, 줄도 착착 잘 서는 모범 어린이로 변해가지요. 그렇게 하기 싫었던 일들이 익숙해지고 습관이 되어 자율적으로 하는 모습이 바로 학교생활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부분이에요.

아프신 선생님을 걱정하기 시작하고, 선생님이 오시면 앞으로는 절대로 입 내밀지 않고, 인상도 쓰지 않고, 볼도 팅팅 부어 있지 않고, 웃는 얼굴로 선생님을 볼 거라고 다짐도 하지요. 힘들겠지만 용기 내 볼거라고 말이지요.

어느새 또실이와 아이들은 학교생활에 담임 선생님에게 적응이 된 것이지요.

처음부터 좋을 거라고 기대한 것이 문제였다는 것도 느끼는 또실이를 보니 어느새 부쩍 큰 모습이군요.

 

"이제는 불평하지 않을게요. 우리 선생님을 돌려주세요, 제발!"

또실이의 외침을 들으며,

"있을 때 잘 하지!"라고 주현이가 대꾸합니다.

맞아요. 있을 때는 소중함을 모르고 불평만 하게 되는 게 사람의 마음이지요.

 
모든게 낯설고 설레고 두렵고 불안하고 긴장되었던 학교에서 주현이도 1년을 보내고 2학년을 맞이하고 있어요.

매일 사건사고는 어찌나 많은지 많지도 않은 반 아이들과의 감정적인 문제로 힘들어하기도 하고, 어느날은 친구들과 너무나 잘 맞아 학교가 재밌다며 깔깔 거리기도 했지요.

다행히 주현이는 담임선생님이 절대 소리도 지르지 않으시고 아이들 혼도 크게 내지 않아 좋아하였어요.

다만 2학기가 되고 학습적인 부분이 어려워지면서 단원평가에 대비해 공부해야 하는 게 그냥 싫을 뿐이었지요. 다행히 이 부분도 당연히 해야 하는 학교생활의 중요한 부분임에 이제는 적응이 되나봅니다.

 
엄머랑 읽기도 하고 이후에도 틈틈이 혼자읽기를 또 할 정도로 <우리 선생님을 돌려주세요>는 아이 마음에 쏘옥 들었나봅니다.

이제 2학년이 되는 주현이는 이미 겪은 일들을 떠올리며 공감하면서 읽어내려갔겠지요.

또 2학년이 되어 마주할 새 선생님과 친구들에 대해서도 어떤 마음자세로 받아들여야 하는지도 이제는 알겠지요.

 
학교는 아이에게 어마어마한 사회생활로의 첫 걸음이지요.

아이가 막연한 두려움, 기대만 갖고 시작하기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가늠할 수가 없을 거에요.

<우리 선생님을 돌려주세요>를 통해 아이의 마음 읽기도 같이 해 보고 또실이의 적응기를 통해 미리 경험한다면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학교에 다가갈 수 있겠어요.

예비 초등생과 부모들이 꼭 읽어야 할 책으로, 새로운 환경을 맞이하는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에게 적응에 대해서 깨달음을 주는 책으로 추천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