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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티미 1 - 몽땅 실패 주식회사 ㅣ 456 Book 클럽
스테판 파스티스 글.그림, 지혜연 옮김 / 시공주니어 / 2013년 10월
평점 :
표지부터 쓰윽 보더니 바로 그림 읽기를 시작하는 주현이.
"재밌겠다.
얘가 탐정인거야?
글밥 많지 않네.
나 이런 그림 좋아하는데.
..."
말이 많아지는게 빨리 읽고 싶다는게지요.
책이 온 날부터 잠자리 동화로 엄마랑 같이 읽기 시작한 <명탐정 티미 ① 몽땅 실패 주식회사>입니다.
표지부터 보면 그리 똘똘해 보이지 않는 티미의 모습이 보이지요.
제목의 명탐정과는 뭔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부터 팍 오는데요.
정말 탐정일까? 어떤 사건을 해결할까? 궁금하게 만듭니다.
티미는 북극곰 몽땅이와 함께 몽땅 실패 주식회사를 만들어 탐정일을 하고 있어요. 미국에서는 창업자와 동업자의 성을 회사 이름으로 쓰는 경우가 많은데 티미의 이름은 티미 실패이고 동업자는 몽땅이라서 탄생한 이름이 '몽땅 실패 주식회사'랍니다.
자존감 높은 위대한 탐정 티미의 이야기가 기대되는군요~~
처음 사무실은 엄마의 비좁은 옷장 속.
그것도 이사를 하면서는 아파트 복도 쓰레기 투입구 앞으로 옮겨야 할 만큼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자부심을 갖고 하는 일이지요.
티미가 사무실을 꾸린 장면을 보고 나서는 자기도 탐정 일을 시작하기로 했다면서 사무실을 꾸릴 공간을 달라고 하더군요.
티미도 엄마 옷장에서 했다며 자기도 옷장 한켠을 이렇게 꾸며놓더라구요.
조수로는 곰탱이 당첨! ㅋㅋ
불을 밝힐 손전등, 사건을 의뢰받을 핸드폰, 메모할 수첩까지 꼼꼼하게 갖춰놓았어요.
사무실 이름은 '꼼꼼 탐정 주식회사!'랍니다. 뜻은 의뢰받은 일을 꼼꼼하게 처리해서라네요. ㅎㅎ
그럴듯한 사무실에 이름까지. 이제 사건만 생기면 되겠구나 했어요.
주요 사건은 친구들이 의뢰하는 일이에요.
처음으로 소개된 사건은 친구 구나의 초콜릿이 사라진 것인데요. 바로 옆방에서 구나의 동생이 유력한 범인인 증거들이 즐비한데도 티미는 용의자에서 제외한답니다. 그걸 보면서 주현이는 "이상하다. 얘가 범인인데 왜 몰라? 탐정 맞아?" 티미를 의심하기 시작하네요. ㅎㅎ
이렇게 티미는 눈에 뻔히 보이는 단서들을 엉뚱하게 받아들이고 자기식으로 해석하며 사건을 전혀 다른 방향으로 해결해 나갑니다. 그런데 또 결론을 보면 그럴듯하지요. 결론이 궁금해서라도 끝까지 봐야만 하는 책이랍니다.
의뢰받은 사건들과 티미의 친구, 가족들이 등장하고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하나같이 개성만점인 친구들. 특히나 티미가 끔찍히도 싫어해 이야기 초반에는 검은 네모 박스로 얼굴을 감추고 등장했던 인물이 제일 궁금했는데요. 점점 실체가 드러나면서 티미와 같은 탐정 일을 하는 코리나 코리나라는 것이 밝혀집니다.
코리나 코리나의 탐정 일지를 보고 하나하나 지적해 놓은 티미의 메모에요.
코리나 코리나에게만큼은 끝까지 적대적이고 자기 일을 방해한다고 생각하는 티미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지요. 어떻게 보면 친구들 간에 생길 수 있는 많은 오해들을 코리나 코리나를 통해 보여주는 것도 같습니다.
아이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생각하는게 나만의 착각일 수 있고 모든 일은 상대적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배울 수 있지 싶어요. 친구 관계에 있어서도 모두 각자의 생각과 입장에 따라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을 나 혼자 오해할 수 있다는 것을요. 항상 남을 배려하고 살 수 없기에, 그런 관계들도 서로 이해하고 한편으로는 웃고 넘기기도 해야 한다는 것을요.
학생인 티미는 교육의 문제를 비판하면서 제도권 내의 학습을 거부하고 시험에서 0점을 연속으로 맞아 유급통보까지 받게 됩니다.
엄마는 급기야 탐정사무실을 폐업 조치하고 몽땅이까지 시립 동물원에 맡기게 되지요.
이때 훌쩍 거리는 소리가 들려 보니 주현이 눈시울이 빨개져서 울고 있더라구요.
엄마가 아는 척을 하니 서러움이 폭발해서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흘립니다.
아직 아이같은 감성이 풍부해서인지 몽땅이와 티미가 헤어지는게 너무 슬프다면서 티미 엄마가 나쁘답니다. ㅎㅎ
후반부에 다시 만나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잠시만 헤어지는 거라고 얘기를 해도 한참을 울더니 이날은 결국 책을 덮어버리네요. ^^;
다음 날 이어서 읽은 티미는 달라졌어요.
어쨌든 엄마가 요구하는 공부를 하기 위해 나름 노력하지요.
책상 앞에 앉아 딴 짓을 하는 티미의 모습에 왜 이리 웃음이 나던지요.
네 시간을 이리 보내고 있는 티미의 상상력에 같이 빠져들게 되네요. 마치 제가 티미인 것처럼 미로 속을 달리는 기분으로요.^^
공부하기 싫은 데 억지로 책상 앞에 앉아 있는 경험을 해 본 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아이만의 시각으로 잘 표현해주고 있는 부분이에요. 주현이겐 이런 시간이 없길 바라지만, 공부가 항상 재미있지는 않을테니 가끔 미로 속을 달리기도 하겠지요.
마지막까지 경쟁자인 코리나 코리나 탐정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고 뭔가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추측하며 다음 사건을 암시하며 끝을 맺어, 2편이 기다려지게 하는 책이군요.
자꾸만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잠까지 뒤로 하며 더더 읽어 달라고 한 책이었어요.
졸려서 눈을 비비면서까지 읽을 정도였으니 흥미 만점이었나 봅니다.
30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이었지만 60장으로 짤막하게 구성을 하여 다음 장을 읽게끔 만들어 10장씩 후다닥 읽게 만드는 흡입력이 있는 책이었습니다.
과연 나라면 티미에게 사건을 의뢰할까? 싶은 의문을 갖고 읽게 만들지만, 마지막에는 그래 티미라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사건을 해결해줄 거야라는 막연한 믿음이 생긴다고나 할까요.
허점투성이 티미이지만 사건을 해결하고야 말겠다는 굳은 의지와 끈질긴 수사로 자기만의 탐정 일에 몰입하는 티미가 바로 나의 아이라면 난 어떤 엄마 역할을 해 줄 수 있을까 잠시 고민도 하게 만들더군요. 내 아이가 좋아하는 일을 끝까지 지지해 줄 수 있을까, 공부와는 멀어지는 아이를 그냥 지켜만 볼 수 있을까 하는 대목에서는 자신이 없네요.
호기심과 열정, 관심투성이인 아이들을 옆에서 격려하고 지원해주는 역할이 참 쉽지만은 않겠어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가 함께 읽는다면 아이의 엉뚱함도 그저 사랑스럽게 지켜볼 수 있는 여유를 찾게 해 주는 시간이 되겠어요.
엉뚱한 티미를 보며 주현이의 주춤했던 상상력에 자극을 주었던 책이었습니다.
의뢰받은 사건처럼 주현이의 학교생활도 예기치 못한 사건들이 줄을 잇겠지요. 나만의 확고한 신념과 의지, 끈기를 가지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명탐정 티미>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을게요.
명탐정 티미 블로그도 있군요.
티미에 대한 모든 정보를 볼 수 있겠어요.
얼른 달려가 보렵니다~~
티미 블로그 바로가기▼▼▼▼▼
http://timmyfailure.blog.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