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통해 더 좋은 세상을 꿈꾸게 해요.

네 개의 그릇 ㅣ 그림책은 내 친구 34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글.그림, 이지원 옮김 / 논장 / 2013년 5월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는 몇년 전 그림책 전시에서 처음 만나게 되었어요.

그때 접한 책, 반이나 차 있을까 반밖에 없을까? 는 지금도 아주 즐겨 보는 책이랍니다.

그 이후 마음의 집까지 들여서 철학적인 생각을 접할 수 있게 해 준 고마운 작가에요.

지난번 남이섬 세계 책축제에서 일러스트 전시작품으로 먼저 만나 본 네 개의 그릇인데요.

보고 싶어하던 책이라 펼치자마자 네 개의 그릇을 찾아보느라 쭈욱 훑어보았어요.

서두에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이 작품의 의도가 고스란히 적혀 있었어요.

책 안에서는 무엇이든지 상상할 수 있어요.

책 안에서는 무엇이든지 쓸모가 있지요.

책을 통해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아이들을 위한 작가의 마음이 그대로 전달되어 훈훈해집니다.

반이나 차 있을까 반밖에 없을까? 로 익숙한 패턴으로,

상반된 상황에 맞춰 이야기가 전개되어요.

반대되는 상황에 대해 자연스레 생각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사고가 확장되게끔 해 주고 있어요.

현실이진 않지만 상상 속 세계를 넘나들며 이야기가 주는 즐거움을 안겨주고 있어요.

잠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져 등장인물, 장면을 떠올리며 이야기도 나누게 됩니다.

빈부에 대해서도 상반된 그림 속 네 개의 그릇을 통해 잘 전달해주고 있어요.

좀 더 나아가 "그럼, 더 나은 해결방법을 없을까?"에 대해,

너무나 간단명쾌한 답을 제시해 줍니다.

나누는 삶이야 말로 모두가 행복할 수 있다는 진실을 알려주었어요.

아이와 책을 읽음에 있어 사고의 확장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배울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이 책의 그림은 오랫동안 아무도 빌려 보지 않아 버리는 책들의 종이를 재활용해서 종이가 다시 살아났다고 해요.

모든 것에 가치를 부여하고 생각하게 하는 작가를 통해 배웁니다.

<<네 개의 그릇>>에 대해 이보나는 이렇게 말했다고 해요.

"네 개의 그릇에 대한 이 책은 저에게는 매우 중요한 책입니다.

저는 언젠가 책들이 이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고, 책을 만드는 우리는 그런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네 개의 그릇>>이 그런 책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책을 무척 좋아해서 가는 데마다 이 원고를 보여 주는데, 사람들의 반응이 뜨겁습니다."

작가의 의도처럼,

책을 통해 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는 방법들을 생각하게끔 만드는 <<네 개의 그릇>>이었어요.

상반되는 상황들과 네 개의 그릇이 절묘하게 어울려 그려낸 장면들을 통해,

책을 통한 무한한 작가의 상상력과 시대적 상황도 생각해보고 해결방법까지 들을 수 있는 값진 시간이었어요.

너무나 풍족해서 고마움이 아닌 당연함으로 받아 들이는 아이들인데요.

무조건적인 애정만 사랑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어른들이 나서서 이런 근본적인 문제들을 같이 생각하고 방법들을 찾아 나가면 좋겠어요.

그런 생각거리를 재미난 상상력으로 풀어주게끔 도와주는 이보나의 <<네 개의 그릇>>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