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루떼루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38
박연철 글.그림 / 시공주니어 / 2013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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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그림풍이라 책을 보자마자,

"떼루떼루가 뭐지?"

"왜 이렇게 빨갛게 생겼어?"

호기심에 질문이 충만하네요.

"어, 망태 할아버지가 온다" 다.

그래서 보니 주현이가 좋아하는 책을 쓴 박연철 작가의 신작이네요.

이번엔 어떤 재미난 이야기를 쓰셨나 더 관심을 가지고 보기로 했어요.

엄마도 다소 생소한 그림과 글이라 미리 살펴본 작품에 대한 이야기와 책 뒷편의 내용을 토대로 이야기에 살을 붙이며 읽어내려갔어요.


꼭시각시 놀이라는 것을 알려주며 해설을 하는 아저씨 소개로 시작되어요.

이어서 박첨지가 나와 해설자와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자기를 소개하며, 손자를 찾고 있다는 내용으로 본격적인 이야기가 전개되어요.

집이 어디냐는 질문에, 일각문 이골목 삼청동 사거리 오방골.... 숫자를 이용한 주소로 글재미를 보여주네요.

요 부분에서 주현양 어리둥절해 하면서도 뭐지? 하며 미소를 짓더라구요.

용강 사는 이미시가 청노새를 잡아먹는 것으로,

이시미에 대한 소개와 더불어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암시도 주고 있어요.

요 부분이 박첨지의 손자, 딸, 부인까지 차례대로 잡아먹히면서 반복적으로 나오게 돼요.

박첨지의 손자에 대한 소개 부분인데요.

나이에 대한 부분에서 '내 나이 여든두 살, 할아버지는 열두 살, 아버지는 일곱 살, 어머니는 두 살'로 전혀 생뚱한 나이를 대며 어리둥절한 재미를 주네요. 주현이 눈도 휘둥그래 @@ 지며 까르르 거리기 시작했어요.

박첨지까지 차례대로 이시미에게 잡혀먹으면서,

박첨지가 조카 딘둥이에게 도움을 요청하지요.

딘둥이가 나오는 대목인데요.

'이리'에 대해 이쪽 방향, 동물 이리를 표현하며 동음이의어 재미를 주고 있어요.

요 부분에서도 빵 터지네요. 까르르 ㅋㅋㅋ

그렇게 딘둥이의 박치기 한방으로 이시미를 때려잡아요.

표지의 그림이 때려잡은 이시미를 팔기 위해 끌고 가는 장면이었네요.

살아난 박첨지 이시미가 구해준 은혜는 잊어버리고,

되려 내 목숨이 길어서 살았다며 큰 소리네요.

'말이오, 막걸리오?

막걸리나 한 잔 하러 들어가야겠네.'

말재미로 또 한번 까르르 넘어가네요.


처음 읽기에서는 어리둥절해서 말재미 글재미로 까르르 넘어갔구요.

연달아 두번째 읽기에서는 이야기 내용에 촛점을 맞춰 그림과 이야기를 연결하면서 이해하려 애쓰더라구요.

책이 재미나서, 책을 더 잘 이해하려고 두번 연속해서 읽어내기를 해 주었네요.

반복읽기를 잘 하지 않는 주현이인데,

오랜만에 두번 연달이 읽기를 할 정도로 포옥 빠져든 이야기였어요.

엄마도 처음 읽어주기를 할 때랑 두번째 읽어내기를 하면서 더 이야기 속 박첨지, 딘둥이에 빠져서 읽어주었어요.


이 책을 어린이와 함께 읽는 분을 위한 안내 소책자가 친절하게 책 안에 끼워져 있어 읽는데 도움이 되었어요.
《떼루떼루》는 한마디로 박연철 작가식 꼭두각시놀이판이라 할 수 있다. 작가는 꼭두의 색과 표정을 잘 드러내기 위해 나무의 결과 색을 중시, 붉은 소나무(홍송)를 구해 반입체 목각 인형을 탄생시켰다. 천연염색을 이용해 배경을 만들었고, 재봉 작업을 더해 캐릭터의 특징들을 살렸다. 특히 장면마다 등장인물의 특징을 역설적으로 표현하는 아이콘들을 넣어 해석의 재미를 더했다.
《떼루떼루》는 박 첨지를 비롯한 등장인물들을 통해 인간의 속성을 신랄하고 통렬하게 보여 준다. 이 작품에는 놀이의 중심 역할을 하는 박 첨지, 박 첨지의 손자, 딸 피조리, 부인 꼭두각시, 조카 딘둥이(홍동지), 용강 사는 이시미, 그리고 극을 이끌어 가며 등장인물들과 대화를 주고받는 작가(산받이)가 등장한다. 박 첨지는 허풍 많고 경박스럽고 격이 낮은 익살스런 노인이다. 양반인 체, 점잖은 체, 명분을 앞세우며 노익장을 과시하는 허위의식의 인간인 것이다. 첨지는 원래 조선시대 ‘첨지중추부사’란 벼슬이었는데, 기강이 무너지면서 노인들의 호칭에 두루 쓰이게 되었다. 박 첨지에게는 장난끼 심하고 예의 없는 손자, 지적 허풍이 심한 딸, 못생긴 얼굴로 남자들의 인기를 끄는 마누라가 있다. 사람과 동물을 잡아먹으며 가뭄을 초래하는 극악한 존재, 이시미가 자신의 가족들을 잡아먹자 박 첨지는 이시미 사냥에 나서고, 결국 자신도 이시미에게 붙잡힌다. 위기에 처한 박 첨지는 최소한의 체면을 버리고 비굴한 모습으로 조카 딘둥이(홍동지)에게 살려 달라고 애원한다.
딘둥이(홍동지)는 몸이 붉고 힘센 건장한 청년이다. 충동적인 성격이라 평소 비난하던 삼촌을 위해 이시미를 물리친다. 그러나 생명을 구해 주는 구원자로 상징되는 딘둥이 역시 이시미의 야광구슬을 빼어 팔아 부자가 되겠다고 큰소리친다. 부도덕한 박 첨지를 비난하는 딘둥이가 도덕적인 듯 보이지만 결국 스스로도 도덕성을 지켜 나가기 힘들 만큼 인간 본능에 충실한 인물인 것이다.
《떼루떼루》에서 동음이의어와 반복을 통한 언어 표현들은 오락적인 놀이극의 특색을 강하게 드러내면서 인간의 속물적인 근성을 풍자적으로 담고 있다. ‘대갈통’, ‘똥구멍’ 같은 표현조차 등장인물의 허세와 비속함을 드러내며 이야기의 재미를 더해 준다.
문답식으로 구성되어 역할극 놀이를 하기에도 안성맞춤인 《떼루떼루》는 아이들에게 우리 옛것에 대한 새로운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그림책을 통한 신명 나는 꼭두각시놀이를 즐기도록 해 줄 것이다.


생소한 꼭두각시 놀이 책을 접하면서,

다양한 책 읽기가 필요함을 또 실감하는 순간이었어요.

창작 책 읽기를 몇년 했는데도 이런 책은 또 처음이네요.

세상은 넓고 좋은 책은 너무도 많고, 경험할 것이 무궁무진함을 느끼며 좋은 책을 접할 수 있어 감사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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