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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대기업 임원의 퇴직 일기 - 별보다 찬란한 인생 2막
정경아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6월
평점 :
<어느 대기업 임원의 퇴직일기>를
읽고…
직관적인 책 제목과 같이 내용도 있었던 그대로의 현실을 표현하고 있다. 대기업
임원은 퇴직 이후에도 관리해 준다고 하던데 모든 관계를 끊었나 할 정도로 날 것과 같은 느낌이었다.
무엇보다도 열심히 살아온 작가의 인생이 느껴져서 좋았다. 나도 가끔씩
나중에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이렇게 열심히 일하나 하는 생각을 하곤 하는데 기본적으로 이러한 성격은 없는 일도 만들어서 하는 부류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비슷한 류의 땀 흘려 일하는 사람들을 좋아한다.
그렇게 열심히 살아서 임원이 된 이후에 너무나 빨리 내려와 버린 작가의 경험담은 씁쓸하다. 온
몸을 갈아 넣어 바친 작가의 회사생활과 임원승진, 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빠른 퇴직. 퇴직 이후에도 출근을 하려고 몸이 기억하는 일상, 작가는 이러다
미칠 것 같아서 잠시 한국을 떠난다.
<”여기 계신 분들은 올해가 마지막인 분들입니다. 그동안
애쓰셨습니다.” 30년 직장생활에 종지부를 찍는 순간이었다. 30년
세월에 종지부를 찍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3초에 지나지 않았다.>
<지난 30년간 직장은 나에게 숨이었고 맥박이었다. 직장이 멈추니 모든 것이 멈춘 것 같았다.>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회사와 같은 하늘
아래 있는 것이 고통이었다. 이대로는 회사를 잊을 수 없을 것만 가았다. 보이는 모든 장면이 회사를 떠올리게 만드는 환경에서는 도저히 버틸 수가 없었다. 부디 치앙마이는 나를 따뜻하게 맞아주면 좋겠다.>
회사 안에서는 존경받는 임원이었는데 회사 밖으로 나오니 마을버스도 어떻게 타는지 모르는 아줌마였고 은행에서는
마이너스 통장 대출 연기 불가라는 통지를 받았다.
<지금까지 직장인이라는 내 신분이 이 사회에서 보증서 역할을
한 것 같았다.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민임을 증명하는 주민등록증보다 모 회사 소속이라는 사원증이 나를
더 강력히 지탱해 준 것 같았다. 그래서인지 회사 밖을 나오자 도대체 신뢰할 수 없는 정체불명 인간이
되고 말았다. 퇴직 후 내가 나에 대한 설명을 덧붙이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은 숨쉬기와 걷기뿐이었다.>
헤드헌터의 들러리 후보자 경험을 한 이후에 더 이상 직장인이 되기 위해 이력서를 쓰지 않을 것을 결심한 모습에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재취업의 과정에서도 작가는 이런저런 씁슬한 경험을 하며 성장하였다.
<무엇이든 단박에 이룰 수는 없었다. 그렇게
만들어지는 결과는 오래가지도 탄탄하지도 못했다.눈앞에 당장 결과가 보이지 않아도 포기하지 않는 꾸준함이
오늘과 다른 내일을 만들었다.>
<나는 확신한다. 기질은 자질을 이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내가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는 이유이다.>
<내 인생에 마침표는 없다. 오직
쉼표만 있을 뿐이다. 습관과도 같은 이러한 삶의 태도가 인생 2막에서도
커다란 열매를 맺게 하리라 믿는다.>
<그런 측면에서 퇴직 후 나는 한 번도 실패하지 않았다. 목적지에 가기 위해 거쳐야 할 과정을 지났을 뿐이었다. 분명 그
과정에서 고통은 있었지만, 결과를 보면 늘 그 이상의 소득이 뒤따랐다.
긍정적으로 활용한다면 오히려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성공 레시피가 될 수 있다.>
책의 마무리는 작가의 경험을 통한 통찰과 고마움을 나누는 내용이 나오는데 많이 공감이 갔다. 나도 현재의 직장으로 이직하는데 큰 영향을 준 미운(?) 사람이
있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그 사람 덕분에 이직을 하게 되었고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었으니 어쩌면 나에게 귀인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요즘 젊은 세대는 팀장도 하기 싫어 한다고 하는데 임원은 되고 싶을까 하는 생각을 하였다. 더 이상 평생직장의 개념도 없고 승진이나 직책에 대한 개념도 희미해진 듯 하다.
작가가 제안한 바와 같이 프로페셔널로 N잡러의 삶을 산다면 더 이상
잃을 것도, 두려울 것도 없이 나만의 삶을 충실히 살 수 있을 것이다.
정경아 작가님, 한 번 만나서 커피챗 하고 싶은 마음이다. 앞으로의 건승을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