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혁명 - 자긍심을 회복하는 순간 내 인생은 내가 책임진다!
글로리아 스타이넘 지음, 최종희 옮김 / 국민출판사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71주년 광복절'을 맞아 박 대통령이 경축사에서
'자기 비하와 불신은 발전 원동력이 될 수 없'으니 '진취, 긍정의 정신을 되살리자'셨단다.
이 뉴스에 대한 덧글들을 보니 이렇게 한국인들이 패배감에 절어 자기부정의 마인드를 한국인들이 겪게 만드는 이가 누구인지 되물어보는 글이 대부분이었다.
자긍심이나 자기긍정 마인드가 자기를 받아들여주지 않는 악조건에서도 의지만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일까.
'자긍심을 회복하라'는 모토의 이 책 '셀프혁명'은 책의 독자들이 결국 자긍심을 회복하기를 응원하고 있으나
동시에 우리나라에 비해 자유와 합리가 통용되는 나라로 알고 있는 미국에서조차
여성으로 또는 흑인이나 동성애자로서, 권력을 지니지 못한 이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기가 그동안 얼마나 어려웠는지, 현재도 여전히 얼마나 어려운지 이야기해주고 있는 듯 하다.
권력을 휘두르며 약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주지 않는 세상때문에 좌절하기 쉽고 기회를 빼앗기기 쉽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소수들이 배우고 깨어있고 오류를 지적하고 잘못된 세상에 변혁의 의지를 드러낸다면
실날처럼 가느다란 희망이나마 조금씩 조금씩 긍정적으로 세상은 변할 거라고 희망을 심어주는 듯 싶다.

3번째 챕터의 타이틀은 '배움의 함정'인데
교육과 삶 사이의 거리, 똑똑한 여자는 위험하다. 낡은 과학의 유혹, 현대의 지능 측정법 등을 소제목으로 다룬다.
미국 아마존을 보니 이 책의 출간일이 1993년이니 20년도 넘은 책이니
그때와 지금은 트렌드가 좀 달라졌으려나. 그러나 기혼 여성들의 가사 문제에 대한 연설하는 한 여학생이
'자신은 아이가 없었기 때문에 성공적인 직업을 가질 수 있었다는 암시를 주었다는 연설'이나
'여자란 불완전한 남자라서 겨울을 더럽힐 수도 있다고 말한 아리스토텔레스를 존경하도록 내내 교육받았다'는
 식의 말을 한 일화들을 보면 여전히 대학에서 교육을 받으면서도
'삶과 지식'이 분리될 수 밖에 없는 여성들의 삶에 대해 돌아보게 하고
20년이 넘도록 여전히 어떤 면에서는 달라질 수 없는 현실에 무력함을 느끼게 한다.

저자가 1979년 페미니스트 모임에 참석했다가 나온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동안 추호의 의심없이 받아들였을지도 모를 당시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여성다움'으로 범주를 제한하고 기회를 박탈당하거나 수동적으로 묵인해해야 하는 부조리한 세상에서
어떻게 주체적으로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던진다.
들어가본 적은 없지만 최근 '메갈'이라는 사이트 때문에 '페미니즘'이나 '페미니스트'의 자체가 부정적이고
극단적인 광인 집단의 단어처럼 여겨지는 안타까운 현상은 해결되면 좋겠다.

 '낡은 과학의 유혹'에서는 과학적 남성우월주의의 사례인데 두뇌의 크기 및 질량과 지능이 비례하기 때문에
여성의 지능이 남성에 비해 떨어지다고 믿었던 두개골학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과학이든 종교든 여성을 '덜 진화한' 존재로 파악했던 시절이 있었다는 것이 놀랍고 안타까울 따름이다.
특히 흑인들의 두뇌는 유럽여자나 유럽 아이들의 두뇌에 가깝고, 그래서 흑인 여자들의 두뇌는 유인원에
가깝다고 믿었다는 사례가 두개골학을 연구했던 과학자의 연구자료로 사용되었다는 사실에 어이가 없다.
가끔 요즘도 극단주의적인 여혐세력들의 덧글들을 보면 이런 그릇된 생각을 거부감없이 믿고 있는 것은
아닐까 두렵기도 하고 안타깝다.
또한 이 책에서는 4.다시 배우기 챕터의 '가족만들기' 부분에서 자기와 생각을 함께 하고 자긍심을 키워줄
수 있는 긍정적인 집단 모델로서의 모임을 가지기를 권유한다. 여성들 뿐만 아니라 은퇴집단,
암환자나 스터디 그룹을 하는 사람들 등 서로를 성장시키고 보듬으며 자신이 자부감을 느끼며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모임을 갖는 것의 장점을 설파한다.

'사고방식의 틀을 변화하라'는 챕터에서는 다른 사람을 이기고 계급을 나누는 계층적 사고에서 벗어나
하나의 원처럼 상호 협조와 상호연결, 상호의존을 해내는 진보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자긍심은 내가 얻는 만큼 상대는 잃어야 하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자긍심은 여러 사람에게 골고루
돌아가야할만큼 충분한 가치가 있다. 우리 마음 속의 이미지를 원으로 만들면, 직선 사고와 제한들로
가득차 있던 감옥은 사라져간다."
아, 이 책에서 말하고 싶은 자긍심은 나 혼자만이 자긍심에서 벗어나는 것을 말하지 않는다.
나는 미국의 대선주자 힐러리 클린턴이 이 책의 저자를 멘토로 삼고 있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 것 같고,
이러한 여성 대선주자가 미국을 이끌어갈 수도 있다는 것이 지독히 부럽다.
너희 국민들은 도대체 왜 그렇게 자기 부정만 하고 있는건지 난 도통 모르겠다의 일관된 태도를 가지신
모 여성 대통령이 아니라
편향되지 않은 사고로 권력의 중심에 서있지 못한 흑인이나 여성, 동성연애자를 포함해
온국민의 자긍심을 끌이올리기 위한 노력을 보여줄 것 같은 힐러리에게 멀리서나마 응원을 보내고 싶다.
어쨌거나 우리는, 우리 국민은 알고 깨어있고 기억하고 몸소 변혁으로 보여줘야 하기에
우리나라에도 약자의 손을 잡아주고 모두의 자긍심을 위해 애써줄 지도자를 만날 수 있기를 기다리고
응원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