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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기원의 생명 공부 - 17가지 질문으로 푸는 생명 과학 입문
송기원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24년 4월
평점 :
전세계가 감염병 유행으로 고통을 받고 인구 고령화로 인한 의료 수요가 갈수록 늘며 생명과학, 의학 기술에 대한 전국민적인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인류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생명과학에 대한 이해는 특정 분야 전문가의 것만이 아니기에 생명과학 기본기를 갖추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대학 생명과학 교양수업을 20여 년간 진행해온 교수가 생명과학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을 실은 책이다. 과거 펴낸 책에 10년 간 발전을 거듭해온 생명과학 기술과 질문을 보강해 이해하기 쉬운 생명과학 교양서를 출간했다. '17가지 질문으로 푸는 생명과학 입문'이라는 카피에 맞게 누구나 이해하기 쉽다.
궁금증을 가질 새도 없이 무작정 외우고 시험보느라 바빴던 학창시절의 생명과학 공부와 달리 생명이란 것이 대체 무엇인지 생명의 본질을 묻고, 생명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무엇으로 어떤 구성으로 만들어졌는지, 생명의 정보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과정을 이해하는 것은 흥미롭다. 생명의 정보 작동원리, 유전 정보의 해독과 그 의미, 또 생명의 변형과 합성, 교정과 편집, 생명의 재생산 기술 외에도 생명의 항상성, 감염, 노화 등 하나의 세포에서 생명이 탄생하고 작용하고 의미를 다해 죽기까지 과정과 이해를 돕는다.
특히, 인문 사회 과학 고전이나 시, 성경 등 분야를 넘나드는 인용을 생명의 현상과 연결지으며 평이한 생명과학 지식으로 설명해 교양수준의 읽기에도 거부감이 덜하다. 20~30대 대상 현장강의 중 건강하고 능력이 뛰어난 맞춤 아기시술이 가능하다면 응하겠느냐는 질문에 전부 동의했다는 청중의 반응에 놀랐다는 이야기를 하며 유전자 가위기술의 과정과 연구 발달 수준, 유전자 가위 맞춤아기 탄생연구 과정 돌연변이 발현 문제과 한계, 맞춤아기시술 없이 시험관 시술로 유전병 문제없는 아이를 가질 수 있는 현상황에서 신중한 가이드라인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그럼에도 암이나 기타 유전병 치료기술에 희망을 주고 있으며 윤리적 문제를 최소화하며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방안 연구가 이뤄지고 있음을 설명한다.
생명은 어떻게 나와 타자를 정의하는지 설명하기 위해 신채호 선생의 '역사란 아와 비아의 투쟁의 기록'이라는 발언을 예로 들며 생명체 밖의 바이러스나 세균의 침입과 면역계 작용 원리를 설명하기도 한다. 면역계와 질병, 혈액형과 면역의 관계를 소개하며 Rh 혈액형의 의미, 면역억제제 개발과 장기이식의 윤리적 문제에 대해서도언급한다. 그 밖에 생명과학 기술이 당면한 타인의 삶을 대리 선택하는 데서 오는 윤리적 문제, 지구의 종 하나로서 인간이라는 정체성을 인식하고 생태계에서 타 생명체와의 공존을 위한 고민과 신중한 연구를 이야기한다.
학창시절 배운 생명과학 수업도 이렇게 인문학 완충장치가 있었더라면 좀덜 거부감이 들고 더 이해하기 쉬웠을텐데 아쉬운 마음이 들만큼 생명과학 입문서로 쉽게 이해하기 좋다. 대학 인문사회 전공 학생 대상 교양수업에서 다뤄진 내용이라 과학에 흥미 있는 초중고생이 읽기에도 유익할 듯하다.
※ 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