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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독서평설 2022.5 ㅣ 독서평설 2022년 5월호
지학사 편집부 지음 / 지학사(잡지) / 2022년 4월
평점 :
품절
너무 빨리 새로운 것들이 속속들이 나타나는 시대라 놓치는 것은 없는지 뒤쳐지는 것은 아닌지 마음이 바쁘다. 그럴 때 옛추억을 지닌 오래된 것들을 만나면 그 버텨온 시간 때문에 반갑고 고마운 마음마저 든다. 내가 고등학생 시절 봤던 고교 독서평설이 수십 년이 지나 아직도 나오고 있다는 사실에 반가운 마음을 갖고 펼쳐보았다.
<고교 독서평설>은 20여 명의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필자로 참여해 문화, 시대, 입시, 비문학, 문학 등 다양한 주제의 글을 싣고 있다. 읽을 꺼리로만 끝나지 않고 뒷부분에는 '스키마점프'라는 코너를 두어 수능비문학 독해 준비를 하는 수험생들이 대비할 수 있는 문제와 개념, 지문분석, 전문 선생님의 설명도 함께 실었다. 미디어 노출이 많은 요즘 학생들에게 수준있는 좋은 읽을 꺼리를 선별해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충분히 읽을만한 책이겠지만 입시 전쟁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고등학생들에게 최근 수능 경향을 의식한 듯한 여러 분야의 글들이 실려있어 입시 준비에도 도움이 될 듯하다.
<고교 독서평설 2022년 5월 호>중 인공지능과 사법의 미래를 주제로 한 이야기는 최근 검찰개혁 이슈가 쟁점인 상황에서 흥미로웠다. AI판사나 변호사가 등장하는 것을 그들은 반가워하지 않을 수 있겠지만 실제 판례 정리나 계약서 독소조항 분석 등 여러 업무를 대신 맡기는 사례가 있기도 했고 어찌보면 사익에 흔들릴 수도 있는 인간의 판결대신 객관적일 수도 있어 긍정적인 측면도 있고 소송비용 인하를 가져올 수 있어 보인다.
최근 광주 화정 아이파크 아파트 붕괴 사고로 노동자와 또 무고한 시민이 생명을 잃고 드러난 건설사 부실시공과 불법하도급 등으로 인한 참사와 5.18 민주화운동의 기억을 안고 있으며 재개발을 진행중이었던 광주광천시민아파트의 이야기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존재하는 상처들을 인식하게 해 마음을 무겁게 했다.
아동노동력착취기업의 오명을 썼다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으로 하청 기업 조건을 개선한 나이키와 우리나라 하청노동자 인력들이 안타깝게 생명을 잃은 사건들을 재조명한 이야기도 아프게 읽힌다.
물론 먼저 눈길을 끈 이런 이야기 외에도 박완서 작가의 작품, 장 폴 사르트르의 실존철학, 영화 '스펜서'나 넷플릭스 드라마 '파친코'에 대한 비판적 눈으로 작품 다시 보기, 윤석열 인수위-문재인 정부의 갈등 등 여러 읽을 꺼리가 채워져있다.
그 밖에 수험생들이 보다 직접적으로 도움을 얻을만한 입시에 성공한 선배의 자기소개서와 입시전략, 진학 필독서 추천 그리고 수능비문학 대비를 할 수 있는 '스키마점프'에서는 다다이즘과 레디메이드, 비눗방울 속 빛의 파동성에 대한 심도있는 공부도 할 수 있겠다. 어떤 이슈에 대해 양쪽 시각을 고려하면서 논리를 펼치는 논술대비에도 도움이 될만한 글쓰기에도 도움이 될 듯하다.
오랜만에 다시 만난 고교 독서평설은 좀더 어른스럽고 의젓해진 친구를 만난 기분이 들었다. 잘 자라고 있어서 다행이고 고맙다는 기분이 들었다. 고등 대상 월간지이지만 부모도 아이와 함께 읽고 함께 이야기 나눠도 좋을 듯하다.
* 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