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편집장의 글을 잘 쓰는 법 - 자신의 글을 써보기로 마음먹은 사람들에게
트리시 홀 지음, 신솔잎 옮김 / 더퀘스트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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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잘 쓰는 법이라는 게 있어 마법처럼 단번에 글을 잘 쓸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게 쉽게 글을 잘 쓸 수 있다면 이렇게 글쓰기에 대한 책이 계속 출판되지도 않을 것이고 세상에 글을 못 쓰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긴 글을 쓰는 것 자체를 어려워하는 이도 있지만 글자로 적힌 글이 모두 읽을만한 글이라는 보장도 없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하지만 혹시라도 내가 미처 알고 있지 못한 어떤 비밀이 있는 건 아닐까.

 

 

<뉴욕타임스 편집장의 글을 잘 쓰는 법>은 20년간 뉴욕타임스에서 Op-Ed(Opposite editorial) 라는 논평, 칼럼 기사면의 에디터로 일한 저자가 매주 다양한 사람들에게 받은 기고를 독자들에게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신문에 실릴만한 글로 다듬고 고쳐 쓰면서 터득한 설득하는 글쓰기 노하우를 조언한 책이다. 원제는 <writing to persuade : how to bring people over to your side >한글로 해석하면 대충 '설득을 위한 글쓰기: 사람들을 당신편으로 이끄는 방법' 정도가 될 것이다.

 

 

책의 첫 챕터는 어릴 적 글쓰기를 동경했던 소녀가 버클리대학 교내신문사, 소규모 신문사, 잡지사를 전전하며 기자로 일하고 월스트리트 저널을 거쳐 뉴욕타임스의 에디터이자 관리자가 되기까지 부딪히며 성장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자기자리를 찾기까지 성희롱이나 연봉 차별 등 여성 기자로서의 불합리함을 이겨내고 소설을 써볼까 고민도 하다 에디터라는 천직을 찾기까지의 과정은 글쓰기에 대한 그녀의 진심을 느끼게 한다.

 

 

신문에 실린 기고나 칼럼은 기고자 혼자 쓴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많은 투고 가운데 어떤 칼럼을 실을 것인지 선정부터 글의 관점과 방향, 어조를 조정하고 문단과 문장 하나 하나까지 에디터들이 검토하고 고쳐쓴다는 사실을 알고나니 새삼 신문의 기고란이 다시 보인다. 그리고 특정 분야의 전문가나 노벨문학상 작가들조차 신문 기고란에 완벽한 글을 쓰는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도 새삼 깨닫게 했다. 그 제한된 공간에 효과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신문사 에디터만 아는 노하우가 있었다.

 

 

저자는 에디터로서 독자를 대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를 효과적으로 드러내는 글을 쓰기 위해, 또 기고자에게 원하는 방향의 글을 쓰게하고 수정하도록 독려하기 위해, 기자로서 현장에서 원하는 바를 인터뷰하기 위해 설득의 노하우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또, 글쓰기에서 뿐만 아니라 사람들과 소통하는 모든 일에서 설득의 힘이 어떻게 작용했으며 어떤 변화와 성장을 이끌어냈는지 설명한다.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생각을 변화시키게 한 그동안의 경험과 사례를 예로 들며 남을 설득하기 위한 인터뷰 노하우, 글쓰기 노하우를 소개하는데 어찌보면 데일리카네기의 '인간관계론'처럼 읽히기도 한다.

 

 

저자는 자신만 쓸 수 있는 사적인 경험을 털어놓고 보편적인 주제에 접근할 것, 인터뷰 할 상대에게 관심을 가지고 파악하려 애쓰며 상대방과의 공통점을 찾아 마음을 열게 할 것을 조언한다.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메시지에 반응하는 인간의 편향성을 염두해 두고 감정을 움직이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상대방을 통제하려 하기보다 공감을 통해 목적을 달성할 수 있으며, 타인을 존중하는 말투와 과학적인 데이타가 무의미한 논쟁을 피할 수 있다고 말한다.

 

 

명확하고 진정성있는 스토리의 힘, 분명한 출처를 가진 놀라운 팩트 자체 또 팩트 체크의 중요성, 쉽고 간결하며 전문용어가 없는 이해하기 쉬운 글의 힘에 대해 이야기한다. 항상 세상에 귀를 열어두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찾고 깊이 파고 들려 노력하며, 쉽게 확증편향에 빠지고 자신의 신념을 고수하려는 인간의 성향을 이해하고, 상대의 정치성향에 따라 다른 도덕적 가치관을 염두해 두고 전달방법을 달리할 것을 조언한다.

 

 

저자는 글쓰기로든 타인과의 소통을 통해서든 세상과 관계를 맺으려는 열린 마음으로 서로를 이해하려 애쓴다면 변화하고 더 진보하는 세상을 이뤄낼 수 있다 말한다. 양극화로 인한 문제가 갈수록 심각한 세상에서 서로의 세계와 입장을 이해하기 위해 설득의 힘은 더 중요할 것이다.

 

 

글을 잘 쓰게 하기 위한 처음 보는 비밀 노하우는 없지만 저자가 현장에서 겪은 사례와 이전 원고와 함께 실은 고쳐쓴 원고는 구체적이라 와닿는다. 언론사 취업을 희망하는 이들뿐만 아니라 논설문이나 칼럼 쓰기 노하우를 배우고 싶은 이, 넓게는 타인을 더 잘 이해하고 원할하게 의사소통하며 일하기 희망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듯하다.

 

 

# 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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