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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단편소설 40 - 중고생이 꼭 읽어야 할, ‘인물 관계도’ 수록, 개정증보판 ㅣ 수능.논술.내신을 위한 필독서
김동인 외 지음, 박찬영 외 엮음 / 리베르 / 2018년 7월
평점 :
요즘 아이들은 수학이나 영어 선행뿐만 아니라 독서도 그 자체로 즐기지 못하고 논술학원에서 사용하는 교재로 맞닥뜨려야 한다. 뇌에 과부하에 걸리는 많은 양의 공부로 학원 스케줄을 감당하느라 안타깝게도 책 읽는 즐거움 자체를 경험할 시간도 부족하다. 이 책도 현시대의 교육 트렌드를 반영하듯 '수능 ,논술, 내신을 위한 필독서'라는 카피를 달고 나왔다.
'중고생이 꼭 읽어야 할 한국단편소설 40'은 중고생들이 국어 과목 시험에서 짧게나마 접할 법한 문학성 있는 한국 문학 작품들을 선별해 실었다. 나 역시 갑자기 변화된 교육제도 때문에 교과서에서 접해보지도 못한 수능시험을 준비하며 부리나케 이런 교재를 읽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지금 다시 읽어보니 많은 작품들이 낯설고 새롭게 다가오기도 한다.
시험을 앞두고 공부를 위해 '중고생이 꼭 읽어야' 한다고 접근하기 보다는 한국 역사의 시대적 흐름을 반영한 문학작품들을 통해 세상을 보는 눈을 키울 수 있도록 모름지기 한국의 '중고생이라면 꼭 읽어야'하는 책으로 만나면 더욱 좋을 듯 하다.
이 책에는 김동인의 배따라기, 감자, 붉은 산 , 현진건의 술 권하는 사회, 운수 좋은날, B사감과 러브레터, 나도향의 벙어리 삼룡이, 물레방아, 전영택의 화수분, 계용묵의 백치 아다다 등 총 40편의 작품이 수록돼 있다. 또한, 일부 주요 작품의 줄거리와 해설은 출판사 블로그(http://blog.naver.com/liber_book)에서 mp3로 내려받을 수 있어 듣는 즐거움을 추가했다.
국어 시험에서 결국 중고생들의 시험 문제로 자주 출제되는 '시대별 작품'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도록 192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작품별 각각의 시기별 국내 여건과 상황, 이를 반영한 문학작품들의 의미를 소개해 각각의 작품을 즐긴 이후에 작품을 기억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리고 각각의 작품에 대해 작가와 작품 소개, 작품의 갈래와 배경, 구성과 줄거리 등을 소개하며,작품 속에 상징하고 있는 의미에 대한 문답 등 다양한 정보를 할애하고 있다. 교재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
작품 이해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해 그림으로 ‘인물 관계도’를 게재해 한눈에 이해하기 쉽도록 돕고 있는 점도 유익하다. 하지만, 이 정보 부분은 작품을 일단 편견없이 읽은 후에 읽어보는 편이 작품을 각자의 방식으로 이해하고 의미하는 바와 비교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어 더 좋을 듯싶다.
또한, 낯선 어휘들에 어려움을 느껴 작품 읽기를 포기하지 않도록 어려운 어휘는 괄호 안에 친절하게 주석을 달았다.
무엇보다 한 권에 여러 작품을 실었다고 해도 작품을 간추리거나 요약하는 방식이 아니라 작품전문을 수록해 온전히 한 작품으로서 감상을 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같은 출판사에서 별도로 '한국단편소설 70'이 추가로 출간돼 있으므로 읽고 싶은 작품이 어느 쪽에 있는지 먼저 살펴보고 선택하는 것도 좋겠고, 작품이 두 책에 겹치지 않으니 두 권 모두 소장해도 좋을 법하다. 이런 종류의 책들이 시리즈가 너무 세분화돼 여러 권으로 출간돼 있는 것에 반해 2권 만으로 문학서적 의의가 있다고 인정받는 한국 주요 문학작품을 만날 수 있다는 점도 편리한 측면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