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 이제는 살아갈 날보다, 산 날의 더 길어지는 순간이 분명 올 것이고, 두뇌의 명석함과 신체의 힘 또한 젊은 날 보다 떨어지는 순간이 올 것이다. 그런 순간을 맞이하고 늙어감을 인식하는 것이 유쾌하지 만은 않은데, 저물어가는 삶의 순간이 비록 허망할지도, 우리의 실상에서 마주하는 신비로운 순간을 목격하고, 생경한 순간들에 대한 기억들이 우리가 간직해야할 것이라고 작가는 강조한다.
단편속 주인공들은 하나 같이 잘못된 신념이나 잘못된 생활 습관에 빠지는 것처럼 인생의 수렁에 빠진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작가의 시선을 그들을 그저 단편적인 실패자라고만 치부하지 않는다. 그 무엇도 건드리지 말고 있는 그대로 두었으면 한다는 작가가 원고에 붙인 쪽지처럼, 비록 투박하고 미완성이라도 하나의 삶으로서 가지는 그 가치를 작가는 소설속 인물들에게서도 찾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