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일상이 되어버린 폭염과 폭우에서, 디스토피아적인 세상을 떠올리게 된다. 벌써부터 태평양의 높은 수온이 올해 여름의 폭염을 예고하는데, 인터스텔라의 행성 이야기처럼, 멋드러진 장래희망 대신 옥수수 농부가 얼마없는 선택지의 직업이 되지 않을까라는 불안과 관련된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한다. 지구온난화나 세상에 대한 엄청난 고민을 품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일상의 조그만, 또는 소시민적인 고민으로 숙면을 이루지 못하는 나처럼 비관적이고 삐뚤어지게만 바라보는 나와는 달리 가뭄 속에서, 할아버지와 눈먼 개, 여린 옥수수 새싹의 이야기를 옌렌커의 ‘연월일’은 나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으로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