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방학
연소민 지음 / 열림원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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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컬처블룸으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따분한 교과서에서만 볼 것 같은 역할갈등이라는 용어에 대해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아버지로서, 아들로서, 회사의 직원으로서, 가게의 손님으로서 상황에 따라 여러 중복적인 역할을 가지고 있지만 때로는 한가지 역할에만 집중하여 한 사람을 평가해버리기도 한다. 자녀의 입장에서 부모님은 그렇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양육의 환경과 막대한 영향력을 가지는 부모이기에, 자녀는 어렸을때부터 바라봐온 부모를 하나의 인간이라기 보다는 엄마, 아빠라는 하나의 역할에 더 치우져 바라보게 된다.


이젠 끝난 무더위에, 뜨거운 한때를 지나고 나서인지 기운은 한풀 꺾였지만 여름이 가지지 못한 고즈넉함을 가진 가을의 짧은 방학은 현실에 존재할까 싶어 더 아련하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여름과 가을이 교차하는 가운데의 가을처럼, 자녀의 성장과 부모의 노쇠가 서로 지나쳐 가는 한순간은 여러모로 역할에 대한 고민을 하게 한다. 솔미와 어머니의 역할의 전이는 나이가 들어가고, 세상의 새로운 낯선 것이 점차 두려워지며 늙어가는 아버지와 나의 모습을 어느정도 닮아 있는 듯이 보인다.


 

그렇지만 단순한 역할의 전이에 대해서 다루는 것을 넘어서, 역할이라는 이름에 귀속되어 미처 바라보지 못했던 진정한 한 사람을 바라보는 것에 대한 이야기는 시대와 유전자를 공유하는 사람들간의 과거, 현재 미래를 중첩적으로 곱씹게하면서, 단순한 휴먼드라마를 넘어서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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