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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의 나라
손원평 지음 / 다즐링 / 2025년 8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만물의 영장이라고, 지혜롭다고 사피엔스를 두 번이라 붙이곤 하지만, 인간은 당장의 일이 아니라면 이제 곧 들이닥칠 미래에 대하여 안이하게 생각하곤 한다. 집단지성을 통해 어떻게든 지혜롭게 문제를 해결해낼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때로는, 모두가 방관자가 되어, 적극적인 문제해결을 꺼리기도 한다. 누군가는 로봇과 인공지능이라는 첨단 기술로, 변화하는 사회 구조로 가장 빠르게 늙어간다는 한국의 인구구조에 대하여 희망을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고령화는 피할수 없는 미래가 되어버린 것은 사실이다.
드라마나 여타의 소설에서 멋진 직장을 가지는 주인공과는 달리, 인공지능에 대체되고, 노인 복지 기업에 취업한 유나라와 그를 둘러싼 가족과 사회를 다루고 있는 이야기를 담은 ‘젋음의 나라’는, 나이들어가는 한국의 풍경을 담고 있다. 한국을 찾은 이민자의 이야기, 이제는 주류가 되어버린 노소에 따른 계층 갈등은, 머지않아 현실의 쟁점이 될 이야기이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계층간 갈등이라고는 하지만, 사람은 시간이 갈수록 나이가 들어가고, 자신을 양육한 부모가 늙어가는 것은 다른 어떠한 편가르기 논쟁보다 그 선을 긋기가 쉬운 것은 아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갈등이 잦아지는 부모 자식간의 갈등은 나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기억은 선택적 가장 강렬한 기억을 반복해서 되새긴다.”라는 소설속 이야기처럼, 나 또한 일상적인 기억보다는, 집안 환경의 결핍과 갈등에 집중하는 것이 인간의 당연한 면일 것이다. 결국 아무도 상대가 하는 말을 듣지 않은채, 자신의 짜증과 화라는 감정을 분출하며 끝이나던 싸움에서, ‘세상일 맘대로 되는게 아니니 받아들이고 살야되 되는 것 아니냐?‘라는 나의 말은 내가 했기에 내 마음속에 더 박힌다. 정작 나는 세상을 탓하지 않고, 순응하며 살아냈는가라는 자문으로..
시간이 흐르면서 많은 것이 변하지만 결코 변하지 않는 인류공통의 가치가 있다. 인간의 생존과 번식을 위해 유전정보를 전달하는 유전자 깊은 곳에 박힌 기본 프로토콜일까. 관계, 사랑,지지 같은 여러 키워드들이 당연하게 떠오르기도 한다. 작가 자신이 성장하고 살아갈 미래를 다룬 소실인 ’젊음의 나라‘라는 이미 엎어진 물같은 사회문제에 대해서, 단순 인간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온정주의로 임시방편같은 해답을 내놓는게 아닌가라는 삐딱한 생각도 들게하지만, 한편으로는 어떻게 하겠는가. 세상사 맘대로 되는게 아니고, 인간의 유전자 깊이 박힌 사랑이라는 것 또한 미래에도 가치가 있을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