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집과 꿀
폴 윤 지음, 서제인 옮김 / 엘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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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컬처블룸으로 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미나리에서 파칭코까지 이민자들의 삶을 다룬 미디어들이 요사이에 많이 늘어 났다. 한국적인 감성이 느껴지지만, 한편으로는 이질감이 느껴지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여다 보면, 한국인이라는 민족에 대해서 낯설게 거리를 두고 바라볼수 있는 한편, 인간이라는 존재가 가지는 필수적인 공통점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한다. ‘벌집과 꿀’은 이주민 가정에서 성장한 작가가 쓴 단편소설 모음집이다. 미국, 일본 등 그래도 심리적으로 가깝게 느껴지는 외국을 넘어서, 다소 낯설게 느껴지는 고려인의 이야기를 다룬다는 점에서, 한국인의 이야기이지만, 알지 못하던 역사의 뒷면을 바라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러시아 영토이지만, 한국인이 더 많이 거주하던 러시아의 마을, 정찰 및 감찰을 이유로 파견된 러시아인은 오히려 마을의 외지인이다. 외지인 마주한 마을의 첫날은 충격스럽다. 자신의 남편을 죽인 아내, 그리고 그 아내를 죽인 시숙과 그를 소리없이 바라보고 있는 부부의 딸, 다사다난한 밤, 물속에서 시체를 건져내어, 그와 딸과 함꼐 부부의 시체를 묻는다. 이야기는 예측할수 없게도, 죽은 아내가 유령을 목격한 마을 사람들로 이어진다. 그렇지만 왜인지 유령을 목격하지 못한 두사람은 오로지 그와 딸뿐이다. 마을 사람들은 외지인인 그에 대한 적개심과, 우리 방식대로 모순적인 평화를 유지하게 해달라는 말을 전할 뿐이다. 소녀와의 관계를 의심한 마을 사람들은 그의 집터를 불지르고 쫒아내겠다고 윽박을 지르지만, 소녀와 그는 그저 찻잔에 남은 꿀을 먹고, 벌집으로 돌아가는 벌을 쫓아 벌집으로 조금씩 다가갈 뿐이다.


 

이제는 낯선 역사의 터전인 러시아, 연해주의 이주민의 이야기는 척박한 그들의 삶 속에서, 어쩌면 척박한 러시아의 삶보다 더 거칠었을 역사의 시련들을 간접적으로 느끼게 하고, 다소 무관심했던 우리의 이야기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는 계기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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