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
웬디 코프 지음, 오웅석 옮김, 유수연 감수 / 윌마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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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시라는 것을 보통 어렵게 느끼기 마련이다. 의미를 함축적으로 상징적으로 담아내다 보니, 일상에서 쓰이지 않는 난해한 단어들을 공들여 해석하지 않으면 뜻모를 단어들의 나열로 끝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일상적인 언어로 우리가 느끼는 감정을 간결하게 표현한 시도 있다. 웬디 코프의 ‘오렌지’라는 시집은 이렇게 사소하고 일상적인 것 까지 시로 담아낼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들게 하면서도, 더 나아가 시 하나를 읽어갈수록 마음을 울리는 찡함이 남아서, 어떤 장편 소설보다 더 큰 울림을 주기도 하였다.


별것 아닌 오렌지 하나 까먹는 것 마저, 즐거운 한순간으로 남는 것, 새삼스럽게 일상의 모든 것에 감사하고, 입밖으로 꺼내기 낯부끄러운 이야기일지 모르겠지만, 살아있어서 참 좋다라고 진솔한 표현을 할수 있는 시인의 일상의 감정들이 읽는 나에게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나도 모르게 미소 짓게 한다. 헤어진 연인과 함께 사라진 코르크마개라던가, 새벽 3시의 적막함, 글씨 자석으로 전하는 유머있는 메시지까지, 시 한편을 그저 겉멋부리지 않고 충실한 감정과 일상의 위트가 뒤섞여있다.



시는 원어인 영어버전이 2부에 그대로 실려있는데, 아무래도 한글로 번역하면서 영어만이 가지는 라임이나 말맛이 사라지기도 해서 그 아쉬움에 담아내지 않았나 싶다. 유창한 영어는 아니지만 영어버전 시와 번역된 시를 번갈아 보면서 사라져버린 말맛을 찾아보는 것도 두가지 언저 버전 모두 실은 책의 묘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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