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어 키건의 소설 '맡겨진 소녀'는 아이가 많은 집안에서 태어나 한 아이가 여름, 친척집 칸셀라의 댁에 맡겨지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사실 모든 가족이 화목하고 아름다운 가정을 이루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가장 가까운 존재인 가족이기에, 부정적인 모습과 음슴함, 가장 밑바닥의 모습을 보일수 밖에 없는 것 또한 가족의 이면일 것이다. 삶의 팍팍함은 결국 나의 가장 가까운 밥그릇 경쟁자인 가족은 오히려 하나의 라이벌처럼 적대적으로 느껴질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가족에서 새로운 칸셀라 가족으로 옮겨간 소녀는 사뭇 다른 가족의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한다. 마땅히 사랑받아야 할 아이라는 존재이지만, 그런 따스함을 받아보지 못한 소녀에게 따스함은 포근함이 아닌 다름아닌 낯섬이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