맡겨진 소녀
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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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크리스마스에도 악마는 태어난다는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의 제제 이야기를 듣다가,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린적이 있다. 사고 뭉치 같던 제제와 밍기뉴, 포르투가와의 만남과 교감, 그리고 헤어짐에서, 정서적으로 의지할 구석이 없던 제제의 버팀목 하나가 사라지고 홀로서기 하는 모습에 대한 연민에서였을 것이다.



클레어 키건의 소설 '맡겨진 소녀'는 아이가 많은 집안에서 태어나 한 아이가 여름, 친척집 칸셀라의 댁에 맡겨지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사실 모든 가족이 화목하고 아름다운 가정을 이루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가장 가까운 존재인 가족이기에, 부정적인 모습과 음슴함, 가장 밑바닥의 모습을 보일수 밖에 없는 것 또한 가족의 이면일 것이다. 삶의 팍팍함은 결국 나의 가장 가까운 밥그릇 경쟁자인 가족은 오히려 하나의 라이벌처럼 적대적으로 느껴질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가족에서 새로운 칸셀라 가족으로 옮겨간 소녀는 사뭇 다른 가족의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한다. 마땅히 사랑받아야 할 아이라는 존재이지만, 그런 따스함을 받아보지 못한 소녀에게 따스함은 포근함이 아닌 다름아닌 낯섬이었던 것이다.



 


떠돌이 강아지를 구조하여 함께 살게된 유튜브 채널을 본적이 있다. 길거리 생활을 하던 강아지는 조그만 소리에도 놀라고, 사람에게 곁을 주지 않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어쩌면 무관심 한듯, 어쩌면 지극한 관심으로 개와 인간은 어느새 새로운 가족이 되었다. 모든 생명의 근본적인 공통점이 바로 사랑과 지지에 대한 갈구가 아닐까. 어려운 환경속에서 그 욕구가 잠시 모습을 감추기도 하지만, 끝내 사랑은 사람 누구나 가지고 있는 마음의 근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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