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역사라는 것이 되돌아 보면 허무해보이기도 한다. 많은 사람과 인물들이 만들어낸 장대한 역사가 기록으로 남겨진 역사에는 짧은 몇줄로 요약되어 남겨지기 때문이다. 어떤 제도의 시행, 전쟁의 승리, 사건의 발생은 그저 무미건조한 문어체의 단어 몇개로 짧게 정리되곤 해버린다. 그마저도 글로 남겨지지 못한 역사는 사람의 입에서 입으로 신화로 전해진다.
흔히 아킬레우스라는 이름보다는 트로이 목마로 우리에게 알려진 신화 또한 트로이 목마를 이용한 잠입과 전쟁 승리의 통쾌한 이야기로만 우리는 생각하기 마련이다. '침묵은 여자가 되나니' 소설에서는 영웅 아킬레우스의 이야기가 아닌 아킬레에수의 노예가 된 왕비, 브리세이스의 시점을 따라 전쟁의 숨은 뒷이야기, 여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쩌면 남성들은 소설속의 이야기처럼 자신의 평화로움을 지키기 위해 그녀들의 이야기를 보지 못한척 한것일지도 모르겠다.
인터넷 게시판에서만 열렬하게 싸울것만 같던 남여간의 갈등이 한편으로는 선거에서 세대간이 아닌 남여간의 투표 경향을 분석하는 것까지 드러나는것을 보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요즘이다. 기존 주류를 점했던 남성의 이야기에서, 점차 신장하는 여권, 그리고 역차별에 대해서 말하는 것까지 많은 세태의 변화가 있어왔다.
흔히 전쟁과 승리, 지배자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남성성을 바탕으로 기록되었던 신화와 역사의 이야기에서 우리는 자칫 넘겨짚고 흔히 잊어버리기 쉬운 여성들의 뒷이야기에 조명하는 소설이다. 전쟁이후 그저 승리의 트로피의 욕정의 물질로 전락해버린 여자의 삶과 그 안에서도 자신의 소중함을 지키기위해 고군분투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소설속의 대사처럼 이들의 삶은 결국 영웅이라 불리는 아킬레우스의 이야기의 부속품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새롭게 시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