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사람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서술하는 소설이라, 천명관 작가의 '고래'와 비슷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저자가 철학과 인문학에 능통하기에, 유머러스함보다는 이런 인문학적 바탕이 소설 속에 많이 녹아있다. 여러 고유명사들을 보며, 내 무지함 때문에 내가 인지하지 못하고 소설을 깊이 있게 보지 못할까라는 걱정이 들기도 했다. 인문학적 지식이 깊고, 평소에 관심이 있던 독자라면 내 식견보다 더 풍부하게 소설을 읽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아, 군인, 통치자, 부랑아 사람의 삶을 하나의 이름으로 정의하기는 힘들것이다. 소마와 몰락을 함께 맞게 되는 눈먼 아이가 바라보는 세상처럼, 사람은 그저 빛이나 어둠과 같은 평면이 아니라, 귀로 듣고, 코로 들이 마쉬고, 혀로 느끼는 것들, 그것마저도 그저 인상에 그치지 않는 것들일 것이다. 죽음 이후 다시 만나게 된 아버지에게, 살아오면서 화살도 찾지 못하고, 어른이 되지 못하고, 늑대처럼 빠르지도 못했다는 말뿐,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묻는 삶의 질문들에 소마는 시원하게 대답하지 못한다. 처음 마을 사람들의 살을 뜯던 코요테는 어느새 다시 소마의 살을 물어 뜯는다. 돌고 도는 이야기속에서 소마는 다시 한마리의 늑대가 되지 않았을까라는 여운으로 소설은 막을 내린다.
소마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그저 소설 속 가상의 인물이지만 그 인물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그의 삶을 보게 된다. 단순히 소설 속 주인공에 대한 감정이입뿐만 아니라, 역사의 인물들, 내 주변의 가족, 동료들, 그리고 나의 삶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확실한 빛, 어둠이라고 답할수 없는 삶이지만 희미한 인상이라도 그것이 우리네 삶이기에 사랑하게 될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