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홍자성 지음, 도광순 옮김 / 문예출판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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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 고전에서 배우는 지혜로운 삶

 

 

학창시절에 국어 선생님이 가끔 들려주시던 <채근담> 이야기는

호감을 넘어선 경이로움이었다.

 

바닷속같이 알 수 없는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보고

상황에 맞는 적절한 마음가짐과 행동 지침을 그토록 간결한 문체로 남길 수 있다는 거!

나도 나이를 먹으면 그렇게 멋진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채근담>의 저자는 도대체 어떻게 생겼을까?

참으로 동경스러운 채근담이었다.

 

국어 시간에 간헐적으로 듣는 <채근담>은 나에게 갈증을 더해주어서

서점에 가기에 이르렀는데

내가 읽기에 만만한 <채근담>이 없어 실망감만 안겨주었던 기억이 있다.

 

몇 십 년이 흐른 지금 본격적으로 읽게 된 <채근담!>

책 표지를 보는 순간부터 설레었다.

 

 

고전에서 배우는 지혜로운 삶의 자세

<채근담>

 

 

 

 

채근담을 쓴 저자 '홍자성'은 중국 명나라 말의 학자로 호는 환초도인이다.

생존 연대나 경력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인생에 대한 깊은 성찰과 지혜가 담긴 저술

"채근담"을 남겨 오늘날까지 전해온다.

그의 사상은 유교를 근본으로 하되, 노장의 도교와 불교의 사상도 포섭·융화하여

인생의 참뜻과 지혜로운 삶의 방식을 잘 보여준다.

(책 소개에서 인용)

 

 

인생에 대한 깊은 성찰과 삶의 지혜가 담긴 불후의 명저 채근담!

공감가는 <채근담> 소개이다.


 

속세에 살면서 인생을 달관하고 자연을 즐길 수 있도록 무한한 지혜를 보여주는 <채근담>은

두 가지 종류가 있으나 홍자성이 지은 이 <채근담>은 전집 225장, 후집 134장 전 359장으로 되어 있다.

 

<채근담>은 한자로 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 일반 사람들은 읽고 해석하기 어려우므로

한자로 된 원문 전에 직역을 해준다음 또 다시 나중에 자세히 뜻 풀이를 해주어

<채근담>을 이해하기 쉽게 도와준다.

 

덕분에... 자칫, 읽기 까다롭거나 어려워 싫증 낼 수 있는 고전이었지만

시간 나는 틈틈이 <채근담>을 읽고 또 읽었다.

 

"속세를 떠나서 한가하게 낚시질을 즐기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그 속에는 고기를 죽이고 살리는 권력이 있으며,

바둑 장기는 맑은 놀음이기는 하나

그 속에는 쟁탈과 승부를 겨루는 전쟁하는 마음이 움직이고 있다.

이러한 사실로 미루어 생각하건대,

일을 좋아하기보다는 되도록 일을 줄여서 한가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낫고,

다재다능하여 다방면으로 활동하느니 보다는

차라리 무재무능하여 자기가 타고난 본승을 조금도 손상시키지 않고 온전히 유지해 나가는 것이 나음을 알 수 있다."

<채근담 후집 2>

 

<채근담>을 읽으면서 정말 마음에 와 닿는 글, 가슴이 울리도록 느껴지는 글들이 많이 있지만

<채근담> 후집 2번의 글은 요즘 내 마음을 읽기나 하듯...

나에게 보내는 메세지 같은 느낌이 드는 글이어서 지금도 가끔씩 펼쳐 보곤 한다.




 

 

 

"남의 나쁜 점을 꾸짖되 너무 엄하게 하지 마라.

그가 받아서 견뎌낼 수 있을까를 생각해야 한다."

<채근담 전집 23>

자녀가 기죽는다며 꾸짖기를 거부하는 부모들이 많아 요즘 아이들이 예전보다 버릇없다고들 하지만

반대로 나의 경우에는 아이를 너무 호되게 꾸짖는 경우가 많았었는데...

위 글은 내 마음을 아프게 한다. 돌이켜 보면 정말 그럴 필요까지 없었는데

큰 아이이다 보니 더 엄격하지 않았나 싶다.

 

"만약 한번 나쁜 사람과 접촉하게 되면 이것은 곧 깨끗한 밭에 더러운 씨앗을 뿌리는 것이 되어,

평생토록 좋은 곡식 심기가 어려울 것이다."

<채근담 전집 39>

 

우리 아이들에게 꼭 해줘야 하는 명언이다.

우리 아이가 이렇게 훌쩍 커 버리기 전에 <채근담>을 읽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채근담>에서는 더 자세한 설명이 필요한 단어나 문장에는 주석을 달아 부연 설명해주니

따로 사전을 들춰 볼 필요 없이 <채근담>을 주욱 죽 읽어 나가기에 좋았다.

 


 

"맑으면서도 잘 용납하며, 어질면서도 잘 결단하며, 밝으면서도 남의 결함을 들추어내지 아니하며,

곧으면서도 지나치게 따지지 아니하면, 그것은 마치 꿀로 만든 음식이 달지 아니하고,

해물의 맛이 짜지 않은 것과 같은 것이니, 그것이야말로 아름다운 덕이다."

<채근담 전집 83>

신의 경지?에 이르는 완벽한 사람이 아닐런지...

그래도 닮고 싶다. 따로 적어놓고 자주 보며 익히고 행동하도록 노력하고 싶은 명언이다.

 

 

"고요한 가운데 고요함을 유지하는 것은 참된 고요함이 아니니,

움직이는 곳에서 고요함을 얻을 수 있어야만 비로소 천성天性의 참된 경지에 이르게 될 것이다.

즐거운 곳에서 즐거움을 누리는 것은 참된 즐거움이 아니니, 괴로움 속에서 즐거움을 얻을 수 있어야만

비로소 마음의 참된 기미機微를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내가 왜 이렇게 힘들어야 하는지... 매번 왜 나에게만 이러한 고통을 주는지...

불만이 있을 즈음에 <채근담>의 전집前集 88번은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어

나를 다스리고, 지금보다 앞으로의 안위를 위해 행동할 수 있게 해 주었던 글이다.

 

채근담...

책 이름이 그러하듯이 나물 뿌리를 씹는 맛과 같은 담담한 매력을 그 속에 간직하고 있어서

언제 어디서 읽든 독자가 한 번 읽으면 세 번 탄식하고,

읽으면 읽을수록 새로운 의미와 맛을 발견하게 해주는 책이다.(머리말에서)

 

<채근담>은 짧은 구절을 묶음으로 만들어 글이 아름다우면서도

비교, 대구, 직유, 은유법 등을 활용하여 짧지만 내 마음속 깊이 와닿는 명언, 격언이 되었다.

 

그러면서... 나도 이런 멋진 말들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야무진 생각도 드는 <채근담>이다.

 

 

== 위 <채근담>은 무료로 제공받아 성실하게 읽고 쓴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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