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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괜찮은 죽음 - 어떻게 받아들이고 준비할 것인가
헨리 마시 지음, 김미선 옮김 / 더퀘스트 / 201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참 괜찮은 죽음
“괜찮은 죽음의 조건은 무엇일까?”
이 책은 죽음에 관한 유쾌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절망스러운 이야기도 하니다. 책에 등장하는 25가지의 이야기들은 하나같이 죽음을 다루지만 인간다운 죽음이 무엇인지 알려준다. 이 책은 환자들이나 죽음을 앞둔 사람들도 보아야 하지만 무엇보다 의사들이 보아야 할 책이다.
환자에 대한 생명을 연장하고 치료하는 데 집중하지만 결코 그것만이 능사가 아님을 이 책에서 확인하게 될 것이다. 책은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이야기하며 죽음을 말해준다. 어쨌든 사람은 죽는다. 이것을 인정해야 한다. 우리는 생명존중이라는 윤리만을 앞세워 무조건 환자를 살려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자유로워질 필요가 있지 않을까? 의료 시스템과 의료 자원의 할당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진정 사람다운 죽음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과연 나는 어떤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
태어나는 건 순서가 있지만 죽음에는 순서가 없다. 비수처럼 밤에 찾아오는 죽음! 그래서 더욱 피할 수 없는 죽음을 준비해야만 하는 이유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인공호흡기와 심폐소생술, 심박조율기 등 무의미한 연명 치료로 수많은 기계에 둘러싸여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과연 행복한지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예전에 김할머니 사건을 우리는 기억한다. 그 때는 아직 우리나라가 윤리적인 면에만 국한하여 죽음의 품격을 논하지 못했는데 지금은 많이 상황이 바뀌고 있다. 잠언에 보면 지혜로운 사람은 장례식에 간다는 구절이 있다. 이 말의 의미는 인간은 언젠가 죽게 되는데 죽음앞에서 사람은 비로소 존재로서의 존재로 살아갈 수 있다는 뜻이 담겨져 있지 않을까,
그런데 저자는 신경세포가 의식이 있는 영혼의 상태는 없다고 말한다. 그야말로 무시하는듯한 어조로 설명한다. 나는 임사체험 사례들을 알고 있기에 아무리 신경조직이 1000억개가 되어도 영혼은 설명할 수 없는 다른 차원의 발견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현재 아무리 뛰어난 의사와 과학자가 있더라도 영혼의 실재와 존재를 섣불리 말할 수는 없다. 물론 자신의 의견을 제시할 순 있지만 저자처럼 영혼은 없다는 식의 발언들은 조금은 아쉬운 부분이다.
하지만 신경세포에 대한 저자의 논리는 확신에 차 있다. 그 만큼 우리가 생각하는 영혼의 증거도 저자가 설명하는 방향으로 죽음에 대한 해석을 하여도 무리가 없다는 것임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은 또 카이스트 뇌 과학자 김대식 교수가 의미있게 읽고 추천한 책이라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지고 독서를 하고 있는 책이다. 우리나라는 고통의 역사가 있어 죽음에 대해 거부하는 인상이 큰데 그래도 요 몇 년간 죽음에 대한 책들이 나오면서 많은 사람들이 죽음에 대한 관점들이 바뀌는 것 같아 개인적으로 반갑다.
나는 이러한 죽음을 비롯한 철학, 종교, 인문학에 관심이 있어 독서를 하였기에 이 책도 매우 의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어떻게 사는 것도 중요한 만큼 어떻게 죽는것도 매우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과연 나는 어떤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 사람다운 죽음을 맞이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이 책은 그것을 말해준다. 그래야 죽음을 더 이상 미신이나 두려운 그 무엇이 아닌 자연으로 돌아가는 숭고한 삶의 흐름임을 깨닫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