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하는 삶 - 여성의 몸, 욕망, 쾌락, 그리고 주체적으로 사랑하는 방식에 관하여
에이미 조 고다드 지음, 이유진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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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몸, 욕망, 쾌락, 그리고 주체적으로 사랑하는 방식에 관하여


여성에게 터부시되는 성에 대한 여러 정보와 담론을 제시하는 에이미 조 고다드의 '섹스하는 삶'.


에이미 조 고다드는 뉴욕대에서 성교육학 석사학위를 받았고, 섹슈얼리티 분야에서 20년 이상 활동한 교육자라고 한다. 보통 성, 특히 여성의 성에 대한 이야기는 터부시 되기 마련인데 당당하게 성에 대한 담론을 제시하며 성에 관련한 문제를 겪고 있는 여성들에게 진정으로 자신의 몸을 알고 자신의 쾌감을 마주하고 다룰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런 식의 책은 처음 접하는 것이라 약간 당혹스럽기도, 호기심이 들기도 했다. 책은 성을 대하는 여성의 정신적인 부분에 대한 담론부터 각 기관 명칭과 그 부분들을 대할 수 있는 방법 등에 대한 이야기까지 꽤 상세하게 적혀 있다. 성을 주제로 한다고 하면 약간 낯부끄럽거나 엉큼한 방향의 이야기들이 상상되어서 거부감이 들 수도 있지만 정말 말 그대로 학술적인 느낌으로 쓰여져 있기 때문에 진지하게 읽을 수 있는 편이다. 


개인적으로는 성에 대해서 좀 폐쇄적이고 이성에 대한 관심이나 성욕 자체도 거의 없는 편이라 딱히 흥미롭게 읽혀지지는 않았다. 친구들하고 이야기해봐도 확실히 그 어느 연령대의 여성보다도 성에 대해 시큰둥한 편인 듯 ㅠㅠ; 노답이네....ㅠㅠㅠ 아무튼 그래도 한 명의 여성으로서 자신의 몸이나 욕망에 관심을 가지고, 주체적으로 자신의 욕망을 표현하고 추구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그러한 담론을 풀어나간다는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는 와닿았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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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시간술 - 적게 일하고 제대로 쉬는 기술
가바사와 시온 지음, 정지영 옮김 / 리더스북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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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정신과 의사이자 작가. 대학 시절부터 한 달에 20권 이상의 독서를 30년 이상 하고 있는 독서가이면서 해마다 3권 이상의 서적 출판, 매일 sns 업로드, 일주일에 4, 5회 이상 운동, 두 편 이상 영화 감상, 한달에 15회 이상 회식, 모임 등 참여 등의 '신내린 듯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무지막지한 인간이기도 하다. 작가 주변의 사람들이 모두 작가가 대역을 쓰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의문을 가질 정도로 작가의 시간 분배를 신기해 하고 궁금해 할 정도라고 한다. 나는 항상 시간에 쫓긴다고 느끼면서 사는 편이다. 퇴근을 6시, 집에 도착하면 7시, 저녁 먹으면 8시, 헬스하면 9시, 사우나 하면 10시가 되고 집에 와서 운동복을 대충 빨고 정리하면 11시, 그때부터 책을 보는데 그러다 보면 12시도 금방이고 넷플릭스라도 좀 볼라치면 1시가 금방 된다. 주말도 비슷하다. 평일에 못 잔 잠을 보충할 겸 12시, 1시 경에 일어나서 점심, 운동 2시간, 사우나 2시간을 하면 금방 저녁 식사 시간이 되고, 저녁 먹고 책을 좀 보고 넷플릭스를 보면 또 금방 12시가 넘는다. 그래서 항상 내 시간은 대체 어디로 가는건지 의문이 심했었다. 하는거라고는 운동, 독서, 넷플릭스 달랑 세개 뿐인데 뭔가 잠만 자면 또 출근하고 너무 시간이 없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신의 시간술을 보면서 받은 느낌은 대체적으로 이동 시간 같은 짜투리 시간을 잘 활용한다는 느낌이었고, 특히 2장 아침 시간을 이용한 골든 타임 기술 파트를 보면서 나는 그냥 무의미하게 날려 버리는 아침 시간을 굉장히 효율적으로 이용한다는 느낌이었다. 기상 후 몇 시간 동안은 가장 집중력이 높아지고 효율성이 높은 시간이라고 한다. 그 시간을 유용하게 사용하면 가장 업무 효율이 높아진다는 이야기를 보고 이 팁은 실생활에 적용하기 좋겠다고 느껴졌다. 그런데 나 같은 직장 생활과 취미 생활을 가진 사람이 아침에 운동이나 사람을 만나기는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할 수 있는건 독서 정도이고 독서를 아침에 해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이건 또 독서를 하려면 더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소리라...ㅠㅠ 수면 시간 6-7시간은 채워야 한다고 되어 있는데 작가처럼 월에 6회 정도만 출근을 하는게 아닌 이상은 좀 실제 적용하기는 까다롭겠는데 하는 느낌. 출퇴근을 하면서 책을 읽는 방법밖에 없는데 버스를 두번 갈아타는 노선이라 제대로 집중이 될지는 모르겠다. 책에서도 집중이 15분 내에 깨져버리면 다시 집중하는데 배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었는데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ㅠㅠㅠㅠ 아무튼 시간을 활용하려면 양보다는 질과 집중력이 중요함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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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함께 있을게 웅진 세계그림책 120
볼프 에를브루흐 글 그림, 김경연 옮김 / 웅진주니어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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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는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로 유명한 독일 작가 볼프 에를브루흐의 죽음을 다룬 동화 '내가 함께 있을게'. 1980년대부터 어린이책 작가로 활동하여 독일 아동문학상, 라가치 상, 국제안데르센상 등을 수상한 유명한 그림책 작가이다.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죽음'이라는 철학적 소재를 어린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눈높이와 관점에서 풀어낸 이 책은 성인인 나에게도 큰 충격과 새로운 시선을 일깨워준 책이기도 하다. 처음 볼 때만 해도 그냥 가늘고 길쭉하고 세련된 유럽풍의 삽화만 보고 책을 뽑았다가 이 몇 장 안되는 동화책이 제시하는 철학적인 담론에 충격을 먹고 한동안 멍했었달까. 그게 벌써 10여년이 되어 가는 것 같은데 지금 다시 읽어도 참 인상적인 명작이다.

어느날 오리 앞에 해골 모습을 한 '죽음'이 나타난다. 오리는 처음에는 '죽음'을 두려워하지만, '죽음'과 함께 대화를 나누고 어울려 다니며 즐거움을 나누다 어느 순간 죽음을 맞는다. 죽음과 늘 함께 어울려 다니는 오리의 모습은 우리의 삶과 비슷하다. 인간의 삶도 늘 죽음과 함께 있지만, 그럼에도 죽음을 두려워하기보다 인생을 살아가며 행복을 느끼고 있으니까. 그리고 결국 삶을 마친 오리의 곁을 지켜주고 결국 떠나보내주는 '죽음'의 모습을 보며 죽음이 두렵기만 한 존재가 아니라 늘 삶을 함께 하며 마지막까지 우리의 곁을 지켜주는 동반자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 친구들이 과연 이 책을 이해할까 싶기도 하면서도, 어린이의 눈높이에는 가장 적절하고 어른의 눈높이에는 파문을 던지는 죽음에 대한 담담하고 서정적인 책이라는 느낌. 처음 볼때도 너무 좋았고, 지금 보니 더더욱 좋은 그림책이다. 특히 마지막 문단이 다시 봐도 압권이다. 떠내려 가는 오리를 보면서 슬퍼하는 죽음과, 하지만 그것이 삶이라는 말.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이 짧은 그림책에 어쩌면 이렇게도 철학적인 담론을 제시할 수 있는지... 한 번이라도 이 책을 접한 사람들이라면 두번 다시 잊을 수 없는 그림책이 될 것 같다. 삽화도 너무나 세련되고 예뻐. 여러모로 너무나 사랑하는 책. 소장본을 갖게 되어서 정말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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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 이제는 콘텐츠다 - ‘장사의 神’ 김유진의
김유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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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전 김유진 아카데미의 대표이자 장사의 신 김유진의 장사 잘하는 법, '장사, 이제는 콘텐츠다'. 주로 음식 등의 요식업을 골자로 하여, 너무나도 요식업의 기본이 되는 맛, 청결 등을 제외한 주변 콘텐츠들이 어떻게 장사의 흥망성쇠를 좌지우지하고 있는지 조언을 하고 있는 책이다.


한 해 동안 수많은 요식업체들이 개업하지만 그 중에 폐업하는 곳이 대다수라고 한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보면서도 느낀거지만 책을 보면서 음식만 맛있으면 되지, 친절하면 되지 하는 가벼운 생각들이 얼마나 안일한 생각이었는지 느껴졌달까. 요식업을 하면서 맛 자체 외에도 메뉴 사진, 메뉴 이름, 구성, 조그만 미끼상품이나 서비스 상품 등을 통해 지나가던 고객을 멈춰 세우고, 별 기대 없이 방문한 고객을 단골로 만들고, 단골 고객을 충성 고객으로 만들고, 심지어 충성 고객이 자발적으로 내 가게를 홍보해주기까지 할 수 있는 노하우를 전수한다.


장사를 하고 있지는 않지만 앞으로 장사를 할 수 있을 수도 있는 입장이기 때문에 한 번쯤 읽어볼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컬러로 삽입된 삽화와 술술 넘어가는 멘트들이 꼭 장사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쉽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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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왜 완벽하려고 애쓸까 - 완벽의 덫에 걸린 여성들을 위한 용기 수업
레시마 소자니 지음, 이미정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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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계 이민자 2세이자 법조계, 금융계에서 최고의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의회 진출까지 시도했던 저자 레시마 소자니는 의회 진출 실패 후 오히려 여태까지 느껴 보지 못한 용기와 성취감을 느끼고 '걸스 후 코드'라는 여성 단체를 설립하였다. 그 후 여러 강연과 단체 관련 활동을 하면서 느꼈던 점들과 담론, 노하우를 정리하여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책은 다양한 연령대와 경력의 여성들이 왜 그들의 한계를 스스로 규정지어 도전을 하지 못하고, 포기하고, 성취하지 못하는지에 대해 상당히 객관적이면서도 정확하게 팩트를 꼬집고 있다. 여성들에게 부족한 건 바로 용기이며, 용기가 부족하게 된 근본적인 이유는 유전자의 차이나 성별의 특성이 아니다. 그 용기가 자라지 못하도록 사회화 시키는 사회의 시스템과 부모 및 주변인들의 양육태도가 문제이다.


우리나라도 그렇고 우리 부모님도 그랬지만, 딸들에게는 늘 예쁘게, 착하게, 똑똑하고 얌전하며, 더불어 인격적으로도 더 올곧고 완벽하기를 기대한다. 학창 시절을 생각해봐도 남자 아이가 사고를 치면 남자아이들은 원래 그래, 거칠어서 원래 그래, 아이구, 망나니녀석!(화는 내지만 뭔가 어쩔 수 없다) 이런 반응이었지만 딸이 사고를 치면 여자애가 왜 이렇게 유별나니? 상머슴같니? (화를 내고 어째서 여자 아이가 이러는지 이해 자체를 하지 못하는 반응) 하고 혼을 내는걸 많이 봤던 기억도 난다. 부모는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각종 주변 지인들이나 학교, 대중매체 등 여러가지 자라면서 접하는 모든 것들에서 펼쳐지는 차이가 여자들을 저절로 완벽주의, 할 수 있는 것에만 도전하게 만들고 조금이라도 어려워 보이는 것은 지레 포기하게 만드는 소심한 안전주의를 지향하게 한달까...


언뜻 보면 게으름의 핑계 같지만 사실 완벽주의는 도전 자체를 망설이게 만든다. 완벽과 우수함은 다르다. 완벽은 100%가 아니면 0%지만 우수함은 노력을 할수록 조금 더 좋아지는 상태다. 그럼에도 우수함이 아니라 완벽을 요구함으로 인해 여성들이 포기해야 하는 것들과 받는 고통에 대해서 저자는 상세하게 서술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몇 번이나 공감하고 마음이 아팠는지...


저자는 그러한 완벽주의에서 벗어나 용기를 가지고 도전할 수 있는 계기를 제시해주며, 용기로 인해서 얻을 수 있는 것들과 달라질 삶의 모든 것들에대해서 유쾌하게 서술했다.


최근 몇 년간 이런 류의 책이 유난히 인기라 흔한 느낌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지금 현대 사회의 여성들에게 필요로 하는 주제인 것이 분명한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새로운 도전에 대한 용기와, 내가 최근 들어 바꿔간 삶에 대한 태도와 지향점에 대해 안도감이 들었달까... 늘 뭔가 열심히 하는데도 뭔가 부족한 것 같고 길이 안 보이는 것 같던 모든 여성들, 그리고 딸을 기르는 부모들에게도 꼭 한 번 읽어보라고 추천해 보고 싶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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