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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나의 봄입니다
윤세영 지음, 김수진 그림 / 이답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내 생애, 이토록 따뜻한 이야기를 만난 적이 없다!' 는 출판사의 표지문구가 정말 어울리는 책이다.
소설같은 긴장감, 호기심은 없어도, 공부하는 부담감(?)으로 읽게되는 육아서와는 달리
수필은 무덤덤하지만 읽을수록 살짝 미소짓게 만드는 매력이있는것 같다.
오랜만에 읽은 수필집이 표지 문구처럼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었다.
동아일보 기자출신인 작가 윤세영씨의 인연들의 이야기, 여러가지 에피소드들이 담겨있는데
아이 엄마이다보니 자녀교육과 관련된 부분들의 이야기에 많은 공감을 했다.
p.64 '나를 위해 쓰는 자기소개서'(국영수와 예체능)에 보면 이런 부분이 나온다.
'국영수가 앞날을 보장하는 유일한 밑천이었던 가난한 시대로부터 반세기가 흐르는 동안 우리 사회는
놀랍게 변모했고, 경제수준은 기적에 가깝게 발전했다지만 참 신기하다. 우리 교육은 아직도 국영수에 매달려 있으니 말이다'
p.212 '보름 아녔던 그믐달 없고 그믐없었던 보름달 없지'(어머니학교)
'요즘 젊은이들은 일류 명문대학을 나오고 해외 유학까지 마쳤지만 반듯한 어머니학교를 다니지못했기 때문에
사람이 되지 못하고 그저 지식인에 불과한 것이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공주나 왕자처럼 어려움을 모르게 키우고
엄마가 아이대신 학교문제, 군대문제, 결혼문제, 직장문제까지 쫓아다니며 극성을 부리는 세상이다.
그런데도 왜 요즘 아이들은 외롭고 피곤하고 사랑과 감사를 모르는 걸까? 혹시 어머니 학교가 부재하기 때문은 아닐까?'
육아서 못지 않게 자녀교육에 대한 숙제(?)를 주는 구절인것 같다.
대학을 나온다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요즘 상황만 봐도 알수가 있고, 공부를 잘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걸
주변의 숱한 케이스들을 보며 깨닫지만 여전히 학원에 끌려다니는 아이들이 많고,
자녀들에게 공부잘하기를 강요하는 부모들이 많은 것을보며 그때(학부모)가 되면 다들 저런 함정에 빠져버리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또 재미있는 부분은
p.223 '어느 구름에 비 내릴지 모르니'(내일의 날씨)
'내일의 날씨를 챙겨보던 유치원 꼬마가 훗날 의류회사 직원이 될 줄은 짐작도 못 했듯이
만약 나의 아이가 유난히 좋아하는 것이 있다면 지금 엄마의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존중해주고 지원해주는건 어떨까.
혹시 그것이 아이의미래에 결정적 단서가 될 지 모른다. 북돋워주고 기다려주자. 내일의 날씨는 예보가 가능하지만
어느 구름에 비내릴지 모르는게 우리 아이들의 미래 아닌가'
저자의 딸은 어릴때부터 옷에 관심이 많아 매일매일 일기예보를 챙겨볼정도로 옷을 좋아했었다고 한다.
저자도 그것으로나마 기를 살려주고자 옷과 소품들을 열심히 사주었는데
예습은 안해도 내일의 의상은 꼭 챙겨야 했던 딸은 그저그런 대학을 나왔고 화려한 스펙도 없었지만 옷가게 아르바이트로 시작하여
그 옷가게의 본사인 우리나라 굴지의 의류회사로 출근하게 되었다는 이야기.
이 부분을 읽고서는 '내 아들의 관심사는 무엇인가' 조금 더 주의깊게 살피게 되었다.
그리고 자녀의 개성(조금 엉뚱하더라도)을 "넌 왜그러니!" 라고 무시하는것이 아니라 충분히 지원해줘야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70편가량 되는 이야기 하나하나 편안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내용들이었는데, 자녀교육과 관련된
부분들이 마음에 쏙쏙 들어오는 것을 보면 엄마가 맞긴 한가보다.
책에서 읽은 것처럼 자녀의 사생활과 관심사를 존중해주고, 세상의 기준에 절은 나의 시각을 강요하지않는 그런 부모가 되고싶다는
다짐과 함께 나의 마음에도 '봄' 처럼 따뜻한 휴식을 주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