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 살기를 권합니다 - ‘열심히’의 저주를 끝내는 ‘적당히’의 지혜
리나 놈스 지음, 김미란 옮김 / 한문화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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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수년을 갓생으로 살고있는 나에게 <대충 살기를 권합니다>는 '적당히'의 지혜라는 문구가 와닿았다. 성격이 계획형인데 완벽을 추구하는 성향이 있어서 뭔가를 시작하면 끝을 봐야하고 다른 사람의 시선도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라 알게모르게 스트레스를 잘 받기도 한다. <대충 살기를 권합니다>은 삶의 질을 높이면서 삶에서 힘을 좀 빼는 기술을 알려주는 책이다.


'좋은 사람'이나 '성실한 사람'이라는 정체성에 혼란을 느낄때조차 대충하기는 그 무거운 정체성을 잠시 내려놓게 한다. 자기혐오는 잠시 얼려두고 '존재하는 사람'이 아니라 '행동하는 사람'이 돼볼 수 있게 한다. 이것은 '나는 누구인가?'를 고민하는 문제가 아니다. 당신은 지금, 명사가 아니라 동사다. 그러니 '나 자신을 바꿀 수 있을까?같은 생각은 하지말자. 그건 너무나 큰 과제이며, 어쩌면 꼭 해야할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보다는 지금 내가 가진 자원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계획을 작게 세워보는 편이 훨씬 부담이 없다. '대충하자'고 나에게 허락하면 충족시켜야 할 기준도 낮아진다.

p20


개인적으로 한 번 시작하면 끝을 보는 성격임을 알기에 처음 시작하기가 쉽지 않다. 많은 고민과 망설임이 많아서 하나를 결정하는게 오래걸린다. <대충 살기를 권합니다>에서 얘기하는 '대충 하자'는 부담감을 덜어준다. 그냥 안되도 행동하는 사람이 되는게 중요하다. <대충 살기를 권합니다>은 읽을수록 나에게 필요한건 힘을 빼는 법을 자주 경험하는게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여러 다양한 면에서 생각의 힘을 빼는 방법들을 연상하게 해주는 책이다 늘 일상에 힘이 들어가는 사람에게 유익하다.


나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 무엇이든 꼭 남들에게 이해받을 필요는 없다. 중요한 건 그 동력이 내 마음의 연료가 되어 아침마다 침대에서 힘차게 일어나게 해주고, 하루가 끝날 무렵 귀갓길에 '오늘도 괜찮았어'라고 느끼게 해준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물론 그렇다고 당신의 일이 싫어하는 것들로 채워져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그 일을 꼭 사랑해야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그럭저럭 괜찮다는 마음은 들어야 한다.

p70


<대충 살기를 권합니다>에서 알려주는 여러 사례와 방식들은 하나가 아니다. 다양한 방식을 통해서 나에게 맞는 방식을 찾아가는데 도움이 된다. 사람마다 성격이 다르고 추구하는 인생관도 다른데 딱 하나도 이게 맞다고 할 수는 없는데 <대충 살기를 권합니다>의 구성이 그런면에서 좋았다. 또한 대충살기, 일상에 힘빼는 방법들을 유쾌하게 다루고 있다. 표지디자인에서는 다소 가볍게 읽기 좋은 책이겠거니 생각했고 부담없이 읽기 좋은 책이라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다. 넘 열심히, 빡빡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적당히라는 조언이 가볍지만은 않게, 그리고 여러 근거들을 들어서 논리적으로 설명해주며 다양한 경우를 들어서 생각을 하게 한다. 책을 읽다보며 비건에 관한 주제를 다룬건 의외였다. 비건을 생각해본 적은 없었으나 갈수록 식습관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는 시기라 더 그랬다. 덕분에 비건에 관한 생각을 하게 되고 비건흉내내는 방법들도 알아간다. 이처럼 <대충 살기를 권합니다>은 주제가 다양하다. 폭넓게는 인생전반적인 면을 다루지만 그 세세히 들어가서는 스타일링, 경력, 비건식, 집, 몸, 희망등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있다. 그 과정에서 내가 좋아하고 관심있는 분야를 느끼게 되고 조금이나마 시작할 용기를 얻는다.


'당신이 어떤 사람이고, 지금 무엇을 가졌는지' 구체적으로 써보는 벤 다이어그램을 그려보라고 제안한다. <요약>

당신은 어떤 일을 잘하는가?(나와 가까운 건 뭘까?)

지금 세상에 필요한 일은 무엇일까?(무엇이 사람들을 가로막고 있는가?)

무엇이 당신을 즐겁게 하는가?(오랫동안 포기하지 않고 계속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p256~p262


<대충 살기를 권합니다>는 제목처럼 대충살아라는 뜻은 아니다.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일을 잘 하는지... 어떤일을 할때 즐겁고 세상에 필요한 일은 뭔가를 심도있게 생각하게 한다. 다른 사람을 의식하고 눈치보기보다는 다른 사람에게 대충산다는 말을 듣더라도 개의치않고 나의 길을 갈 수 있는길에 도움이 준다. 어쩌면 매번 완벽주의를 꿈꾸었던것은 아닌지 생각했다. 다른 사람에게 오래 꾸준히 하는걸 칭찬듣고 싶어서 하는건가? 내가 하고 싶은 마음은 있으나 시작을 망설이는 건 뭔가를 생각한다.


나는 이제서야 깨달았다. 무언가를 끝까지 해내지 못했다고 해서 실패는 아니란 것을. 일을 시작하는 것 자체가 내 과정의 일부였다는 것을. 그것은 수많은 아이디어를 다듬고 솎아내는 방식이었다. 하나하나에 살짝씩 숨을 불어넣어보고, 가능성을 시험해 보는 일, 어떤 아이디어는 밤새도록 시들어버리는 걸 지켜보는 과정이었다. <중략>세상은 얼마나 많은 계획을 실행에 옮겼는지를 기준으로 자신을 평가하게 만든다. 머릿속에 떠오른 아이디어를 줄줄이 실행에 옮기는 사람은 흔희 '진취적'이라고 찬사받는다. 하지만 나는 이제 그렇게 믿지 않는다. 실행한 것보다 떠올린 아이디어의 수가 많을수록, 결국 실행하게 되는 선택의 '질'은 더 높아진다는 믿음이 생겼다. 우리는 가능한 모든 선택지를 상상해보고, 선택하지 않는 것들에 대해서는 마음을 정리한다. 그 후에 실행에 옮기는 일은 그 모든 과정을 거친 후에도 여전히 남은, 가장 단단한 선택이다. 결론은 이 연습에 푹 빠질수 있도록, 여러번 해보라. 마음껏 추측하고, 실수도 하고, 쓸모없어 보이는 생각들로 노트를 잔뜩 채워보라. 계획을 세웠다가 대충 엎어버리는 것도 괜찮다. 답은 구겨진 종이 더미가 발목까지 차야 비로소 찾게 될 수도 있으니까.

p265


저자의 마지막 멘트가 독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짧게 표현한 말이 아닌가 한다. 떠오른 아이디어를 다 실행하진 못하더라도 그런 행동들도 다 나에게 남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다 행동으로 옮기고 설사 마무리를 못하거나 내가 생각한게 아니라서 멈출때도 다른 사람들 신경쓰지 않을 용기를 내어본다. <대충 살기를 권합니다>을 읽으면서 작지만 작지않을 계획들을 또 생각한다. 완벽하기보다는 괜찮았다에 더 의미를 넣는것부터 시작하면 좋을거같다. 책을 읽는 동안 '적당히' 쉬어가며 '적당히' 차려먹고 '적당히' 움직였다. 나름 괜찮은 요즘을 보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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