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걷고 생각하고 씁니다 - 워킹 에세이
정선원 지음 / 이은북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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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365일 중에 운동을 안하는 날은 손가락에 꼽는다. 어쩔수 없는 상황이 아니면 매일 운동을 한다. 그 시작은 벌써 25년전이다. 당시에 큰아이를 낳고 아이가 6개월이 되는 시점부터 운동을 시작했는데 가장 많이 했던 운동이 걷기이다. 큰아이가 잠투정이 심했던터라 아이가 낮잠 잘 시간쯤에 유모차에 태워서 계속 걸었다. 한시간쯤 걷다가 아이가 잠이 들면 돌아와 방에 눕히곤 했다. 그렇게 시작된 운동은 지금은 등산, 수영, 러닝으로 확장되었다. 다양한 운동을 하고 있지만 그 기본은 늘 걷기이다. 한달전에 다쳐서 운동을 못했을때도 아주 심한시기가 지나자마자 시작한게 걷기였다. 다른 운동은 못했지만 걷기는 아주 천천히 걸으면 가능했기에 했다. 걷기는 나에겐 다른 운동을 하면서도 가장 근본이 되는 애정운동이다. 그렇게 걷기를 자주 하면서 늘 이런 저런 생각도 많이하고 음악도 듣고 강연이나 강좌를 듣기도한다. 그래서 <나는 걷고 생각하고 씁니다> 를 봤을때 작가님은 걸으면서 어떤 생각을 하실까? 궁금했다. 나 또한 걸을면서 수없이 많은 생각과 영감을 떠올리긴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했었다.


오늘의 '우연한 걷기'는 사물을 보고 감정을 느끼는 소중한 시간을 선물해주었다. 이 생각을 마음에만 오래 간직할까했지만, 계속해서 쌓아가는 게 더 낫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예상하지 못하고 계획하지 않은 '날것이 주는 행복'. 그래서 나는 오늘부터 걷고, 생각하고, 글을 쓰기로 했다.

p23


'우연한 걷기'

나도 우연히 한 경험이 큰 감동으로 다가올때가 있었다. 그럴때 그날의 감정을 일기를 쓰긴하지만 작가님의 글을 읽어가면서 내가 쓰는 일기보다 훨씬 섬세하게 그날의 생각을 남기는 모습에 훗날 펼쳐봤을때 고스란히 당시에 느낌을 느낄수있을거같았다.


<나는 걷고 생각하고 씁니다>은 저자가 서울과 근교를 걸으면서 1년간 2500km를 걸으면서 남긴 워킹에세이다. <나는 걷고 생각하고 씁니다>를 읽고 있으면 마치 저자가 걸은 길과 보이는 모든것을 보고있는듯한 착각이 든다. 아주 상세하게 표현되어있고 그때그때의 마음들도 다 들어있다. 작가의 시선에서 때론 과거로 가기도 하고 때론 현재의 길을 걷는다. 글 표현들은 사실적이면서 감성적이다.


가족이고, 함께하는 인생인데 꼭 그럴 필요가 있었을까? 마음은 그렇지 않았지만 '사랑한다'는 말만큼이나 '죄송하다'는 말도 못 했던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엄마한테도 '사랑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그리웁다. 그말. 엄마도 그리웠을까? 나이가 들어가면서 아들은 아들대로, 엄마는 엄마대로 서로 가깝고도 먼 간극을 유지한 채 평생을 살아온 것 같다. 그 삶이 참 애틋하다.

그리웁다, 그 말. 엄마도 그리웠을까?

p124


문득 책을 읽어가다. 나는 걸으면서 이렇게 깊이있는 감성에 젖어본적이 있었나? 생각했다. 나는 보통 걸을때 지금 현재 나의 상황과 미래를 많이 생각하는 편이다. 과거의 생각은 짧게 스치고 지난다. 풍성한 추억이 없어서일까? <나는 걷고 생각하고 씁니다>에선 걷는 동네마다의 풍경이 담겨있고 저자의 추억이 담겨있다. 아주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는 정돈된 글들은 책을 읽어가면서 사색이 되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걷는건 달리는것보다는 정적인 느낌인데 <나는 걷고 생각하고 씁니다>은 왠지 저자의 성향이 느껴지는 책이었다. 저자는 섬세하고 정적인걸 즐기며 혼자의 사색을 즐기는 편일거같다. 그렇다고 매일이 밋밋하게 사는 분이 아닌 매일이 활동적이다.


책을 읽으면서 걷고 난후에 기록을 꼼꼼하게 남기는 저자의 글을 읽으며 나도 조금씩 메모를 시작했다. 짧지만 꼼꼼하게 걸으면서 느껴지는 감정과 기억나는 모든것들중 메모할때 기억나는걸 남겨본다. 그냥 걸을때보다 훨씬 걷고난후 마음이 풍성하고 좋다다. 이런 기분을 많은 분들께서도 느껴보시면 좋겠다.


*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아 직접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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