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할 수밖에 네오픽션 ON시리즈 5
최도담 지음 / 네오픽션 / 2022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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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소설은 초반부터 흡입력이 있어 빠져듭니다.

라경은 이기섭을 죽이기 위해 연을 찾습니다.

그리고 그에게 청부살인을 부탁하지요.

순간, 이 의뢰의 의미가 의식의 표면 위로 떠올랐다. 이것이 내 미래의 시간을 바꿔놓을 만한 사건이 된다는 것을, 그로 인해 예상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 수도 있다는 것을 감지하는 순간이었다. 지금보다 더 엉망이 되거나 나빠질 수도 있다. 그러나 비가 올지도 모른다는 이유로 배를 띄우지 않는다면 절실하지 않은 것이다.

p20

라경은 어떤 이유로 이기섭을 그토록 죽이고싶었을까? 어떤 원한이 있을까? 라는 궁금증이 풀어지기도 전에.. 그렇게 이기섭은 죽습니다.

라경은 홀가분합니다.

본인이 의뢰한 청부살인이 성공했다고..

하지만 연에게서 편지 한장이 도착합니다.

의뢰의 대상인 이기섭이 교통사고로 죽었기때문에 의뢰가 실패한것으로 라경에게 받은 수수료 일부를 돌려준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편지는 라경을 맥빠지게 하지요.

본인이 죽이지 못한 아쉬움이었을까요?

어쨌든 그 인간이 죽었다면 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은 위로가 되지 않았다. 놈이 살아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처럼 미완의 복수는 나를 실망시켰다. 놈은 복수의 칼날을 비껴가는 운이 깃든 최후를 맞은 것이다.

p43

라경은 본인에 의해 이기섭이 죽은게 아니라는 사실이 아쉬운가봅니다. 점점 더 그토록 증오하는 이유가 궁금해져서 책을 놓지 못합니다.

그렇게 이기섭을 증오하는 이유가 서서히 드러나고 소설은 이기섭의 죽음의 원인을 찾기 위한 시선이 따라갑니다.

그 시선을 따라가다보면

반전이 나오고...

반전이 사라질때쯤..

또 반전이 나옵니다.

누군가를 안다고 생각하는 건 흔한 실수다. 인간을 안다는 건 숲을 헤매는 일과 비슷하다. 내가 헤매면서 본 것, 그것이 숲의 전부라고 믿는다. 숲은 언제나 더 깊고 비밀스럽다. 이해하려는 노력은 할 수 있지만, 그것은 이해하는것과는 다르다.

p144

2021년 네오픽션 공모전 우수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소설은 단숨에 몇시간을 앉아 읽게합니다.

워낙 추리소설을 즐기기도해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최도담 작가는 단순한 청부살인과 범인을 찾기 위한 전개가 아닌 인간의 심리를 처음부터 끝까지 섬세하게 드러내줍니다.

그 심리는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마음입니다.

뒤늦은 깨달음은 언제나 아프다. 조금 더 빨리 깨닫지 못한것 때문에 인생은 슬퍼진다. 그러나 별이 빛나는 밤을 보면, 푸른 밤 안에 빛나는 것이 무엇인지 나는 볼 수 있게 되었다.

p192

라경의 마음을 따라가다보면

그 주변인물들의 마음도 따라가게 됩니다.

사람마다 다른 상처가 있고

그걸 서서히.. 본인도 모르게 치유되고 있어보입니다. 그 치유의 과정엔 사랑이 있습니다.

작가 - 최도담


최도담 작가는 2021년 단편 <책 도둑>으로 공직문학상 금상을 수상하며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같은해에 <그렇게 할 수밖에>로 자음과 모음 네오픽션상 우수상을 수상했으며, 공무원작가입니다.

그녀의 필체에는 군더더기가 없었습니다.

주인공의 심리를 따라가는 과정에서도 그랬습니다. 아니면 작품의 특성상 그렇게 덤덤하게 표현하셨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책 뒤편 작가의 말을 읽으면서 작품에 대한 이해가 더 와닿았습니다.

사랑하고 이해하는 것과 견줄만한 기적이 또 있을까. 이 소설은 악을 제거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사랑하고 이해하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다.

p202

새해에 사랑과 이해.. 그리고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물음과 여운이 남는 <그렇게 할 수 밖에>와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써내려간 솔직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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