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모습은 기업측의 설명(PR)보다 공표된 결산서를 읽는 것이 정확하다고 합니다. 결산서를 통해 회사의 겉모습이 아닌 기업의 진짜 모습인 '뒷모습'을 알고자 하는 것입니다. 즉 '수수께끼' 숫자의 답을 찾아가고, 아울러 경영자의 철학이나 대담한 사업전환 또는 실패를 살펴보는 것이라고 저자는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전문 경영인이 아닐지라도 주식이나 회사채로의 투자, 노사 협상, 취업 선택 등등 기업의 경영 성과와 경영 가치를 파악하는 일이 중요해졌습니다. 손익계산서, 대차대조표, 케시플로계산서 등 결산서의 숫자에는 앞서 저자가 이야기 한 '기업의 뒷모습'이 담겨져 있고,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기업의 결산서를 읽어내는 방법과 그 숫자 속 의미를 파악하는 능력을 소니, 오쓰카 가구, 닛산, 키엔스, 스카이마크, 도시바 등의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구체적으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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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 적자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법인세를 내고 있었던 소니는 정말 수익이 없었던
것일까?
오쓰카 가구 : '부녀 싸움'이라고 보도된 아버지와 딸의 분쟁 배경에는 경영합리화에 대해 정면으
로 대립하는 두사람이 있었고, 그 본질은 재고수량, 연평균급여, 종업원수 추이
닛산 : 같은 구조조정 후 침체에 빠진 코지마와 달리 최고의 이익을 기록한 닛산에는, 기업비용
절감에 있어서 절대 줄여서는 안되는 숫자가 있다.
키엔스 : 제조업이면서 공장이 없는 그러면서도 놓은 이익률을 나타내는 이 기업은 대체 무엇을
만들고 무엇을 팔고 있는 것일까?
스카이마크 : 좋은 실적을 내고도 도산한 기업의 경영난의 수수께끼를 제3의 결산서에서 물어낸다.
도시바 : 회계감사의 구멍을 노린 과거의 결산서에는 역대 분식기업의 패턴이 반복되고 있었다.
이 책은 6가지 실제 기업의 사례를 기업 결산서를 가지고 기본 개념부터 친절하게 설명해줄 뿐만 아니라, 실제 데이터를 한눈에 살펴보도록 도표화함으로써 내용을 명확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회계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저자의 이야기하듯 풀어내는 내용을 따라가다 보면, 숫자도 그리고 그 숫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제1장 '소니'의 사례를 통해 잠시 살펴보면,
소니의 2014년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최종손익은 1,259억 엔 적자입니다.
'손익계산서'란 일년동안 회사가 얼마나 수익을 올렸고, 또 얼마큼 비용을 사용했는지를 나타내는 결산서로, 이들 중 수익이 크면 그 기업은 흑자, 비용이 크면 적자가 됩니다.
그런데 소니와 같이 큰 기업들은 100퍼센트라고 해도 좋을만큼 다양한 사업을 하는 많은 자회사가 있습니다. 소니의 경우 플레이스테이션 등의 게임사업을 하는 '소니 컴퓨터엔터테인먼트', 디바이스 사업은 '소니 컨덕터', 금융사업은 '소니 파이넨셜 홀딩스' 를 비롯하여 1000여개의 자회사가 존재하고 있기에, 단순히 소니그룹의 결산서가 아닌 이들 자회사를 포함한 '연결손익계산서'를 살펴봐야만 합니다.
연결손익계산서에 따르면, 소니가 전체적으로 얼마를 벌었는가를 나타내는 세금공제전 이익은 397억엔의 흑자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익액을 큰폭으로 웃도는 법인세 887억엔이 이상합니다. 당시 법인세율은 36퍼센트였으므로 이론적으론 143억엔의 법인세가 정상적이기 때문입니다. 또 공제-비지배지분에 귀속된 당기순이익이 769억엔 적자라는 것도 이상합니다.
소니의 손익계산서는 본업과 사이드비지니스를 포함한 기업 전체의 수입을 나타낸 세금공제 전 이익까지는 별문제 없이 흑자를 나타내다가 마지막 두 항목에 의해 순식간에 적자 결산으로 바뀌었습니다. 그 원인은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유가증권 보고서를 들여다보니 이상한 결산보고서의 비밀이 풀렸습니다. 모회사의 지분비율에 따라 호조를 보였던 자회사의 흑자분 이익이 공제되었기 때문인데요, 지주비율 100퍼센트 미만으로 큰 훅자를 내고 있는 곳은 바로 금융사업을 운영하는 '소니 파이낸셜 홀딩스'와 그 자회사인 소니은행, 소니생명, 소니손보입니다. 겉으로 보기엔 적자이지만, 그 안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적자가 아닌 흑자이며, 가전 분야를 축소하는 대신 금융 분야를 점차 확대하고 있었습니다.
어렵게만 여겨지던 회계숫자들을 스토리텔링을 따라 들여다보니 쉽게 이해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기업을 이해하는데 있어 무엇을 봐야하는지에 대해서도 각 사례를 통해 배워볼 수 있었습니다.
조금은 넓고 깊은 시각으로 기업을 들여다보고, 그 기업이 현재 무엇을 하고 있고 향후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지도 숫자를 통해서 알 수 있다는 것, 또 그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까지도 숫자가 이야기 해주고 있다는 것을 각 사례를 통해 배울 수 있어 조금은 숫자에 대한 어려움이나 두려움을 떨치고 또 조금은 쉽게 숫자에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기업을 이해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입문서로서 추천할만한 책이 아닌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