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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정약용의 인생강의 - 다산은 아들을 이렇게 가르쳤다
정약용 지음, 오세진 옮김 / 홍익 / 202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오늘 만나 볼 책은 다산 정약용의 문집 중에서 자식들에게 보낸 편지, 가계(가훈)를 가지고 주제별 - 공부하는 법, 돈을 벌고 쓰는 법, 사람을 사귀는 법, 삶을 살아가는 법- 로 나누로 해설을 붙인
"아버지 정약용의 인생강의"입니다.
그동안 유사한 책들이 많이 출판 되었지만 별도로 해설이 없어 읽기 어려웠던 단점을 보완하여,
새로운 번역을 하고 역사적인 지식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붙여 다산을 좀 더 심도 있고 입체적으로 이해하도록 하는 기획의도가 담겨 있으며, 아울러 세상의 많은 아버지들이 짊어진 자녀교육의 수고를 덜어주고 자식들이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하게 돕고자 하는 옮긴이의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조선후기 대표적인 실학자로서 정조대왕의 총애를 받으며 정치적으로 성공적인 궤도를 밟았던
다산 정약용은, 40세에 반대파의 정치적인 공격에 의해 하루 아침에 죄인으로 전락하여 유배를
떠나는 상황에 놓입니다. 그때 그에게는 19세,16세, 9세의 큰아들, 둘째아들, 막내딸이 있었으며, 가문의 폐족으로 인해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살아갈 길이 막막한 상황을 그의 피붙이들에게 안기게 됩니다. 이러한 난관을 어떻세 이겨내고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지를 알려주고자는
간절함 마음에서 써내려간 편지글이 바로 이 책에 담겨 있으며, 이는 오늘을 사는 청년들은 물론이고 자녀교육을 고심하는 부모들에게도 좋은 조언이 될 것입니다.
우선 목차를 살펴보면,
1장 '집안을 일으킬 수 있는 방법은 공부뿐이다'를 통해서 자식들에게 공부에 대해서
2장 '자식들에게 경제생활을 이야기하다'를 통해서 자식들에게 돈에 대해서
3장 '남에게 도움을 주지 않았다면 바라지도 마라'를 통해서 자식들에게 친구에 대해서
4장 '제사상을 차리기보다 나의 책을 읽어다오'를 통해서 자식들에게 사회에 대해서
다산 정약용이 아버지로서 알려주고 싶었던 내용을 풀어내고 있습니다.
부모의 한사람으로서 개인적으로 아이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조언의 일부를 본문을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사람에겐 공부 욕심이 필요하다'입니다. 다산은 유배지에서 나라의 제도와 법에 대해 관심을 갖고 연구하기 시작하면서 많은 역작들을 탄생시킵니다. 아울러 공부와 저술에 몰두함으로써 힘든 시기를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공부 욕심'이란 꼭 학문이 아닐지라도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욕심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욕심이 있어야지만 하는 일을 제대로 알고 또 그것을 바탕으로 한단계 발전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생활의 달인'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되어지는 달인들의 자신의 일에 대한 태도와 자세가 바로 다산이 이야기하는 공부 욕심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항상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해야 한다'입니다. 주인의식의 중요성은 말하지 않아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다산은 둘째아들의 심리를 예로 들어 자신의 소유가 아닐거라는 생각에 건성으로 일하다가는 정작 자신의 소유가 된다 해도 성공적으로 일을 해내기 어려운, 즉 주인의식의 결여가 가져오는 결과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그렇다면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하는 비결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그 일을 즐거워서 하는 것으로, 무슨 일이든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기 때문입니다. 내 소유가 아니라서, 혹은 열심히 해도 보상을 받는게 아니라서 대충 하게 되면 결국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고 시간만 낭비하게 되므로, 다산은 자식들이 어떤 일에도 진심을 다해서 해내고 또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워 나가기를 바랐던 것입니다.
무언가 결실과 보상을 바라고 하는 일은 그것을 얻지 못하게 되는 순간 시간낭비만 초래하게 될 것이기에, 무슨 일이든 내가 하는 일에서 하나라도 얻는 의미있는 시간이 되도록 만드는 자세가 바로 주인의식을 가지게 되는 시작이 아닐까 싶습니다.
'부모도 잘못하면 비판해야 한다'입니다. 효는 인을 행하는 근본이라고 누차 말했던 유교 덕목의 수호자인 유학자 다산이지만, 그는 자식이 부모를 원망해도 되느냐는 질문에 된다고 흔쾌하게 응답했습니다. 다산은 부모에 대한 자식의 무조건적인 복종은 오히려 부모에 대한 사랑이 없는 냉정한 사람으로 평가하며, 자식으로서 부모가 도덕적적으로 결함을 가지고 있을때 절대 모른체 해서는 안된다고 이야기 합니다. 부모의 불합리한 요구나 행동에 웃는 얼굴로 따르기 보다는 잘못하는 부모를 비판하고 원망하는 것이 오히려 효에 가까운 것이라는 겁니다.
이를 뒤집어 생각해 보면 결국 이런 도덕적이고 합리적인 결정을 자식이 할 수 있으려면 그런 사람으로 키워낸 부모가 도덕적인 결함을 가진 사람이기는 힘들것입니다. 결국 바른 사람으로 자식을 키워내고 싶다면 부모가 먼저 그 모범이 되어야함을 이야기하고자 함이 아닐까 싶습니다.
단순히 책속의 글로만 느껴져 온 성현의 말씀이 아니라, 아버지로서의 다산의 인간적인 당부의
말로 다가온 책입니다. 오늘날 우리 아이들에게도 여전히 전하고 싶은 말들이기에, 쉽게 읽혔지만 또 무겁게 다시 한번 깨닫고 어떻게 전해야 할지에 대해서 고민하는 시간을 갖게 합니다.